Life’s Work
제리 사인펠드Jerry Seinfeld
코미디언
“<사인펠드>가 성공한 이유는 하나부터 열까지 제가 직접 관리했기 때문입니다.
모든 단어, 대사, 촬영, 편집, 캐스팅까지 말이죠. 이것이 제 삶의 방식입니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몇 년간 경력을 쌓은 제리 사인펠드는 자신의 이름을 딴 시트콤으로 1990년대 TV를 정복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독창적인 온라인 토크쇼로 또다시 많은 시청자의 호평을 받고 있다. 새로운 세대가 제리 사인펠드를 재발견하고 스트리밍 비디오로 <사인펠드>를 찾아보기도 한다.
인터뷰어 대니얼 맥긴Daniel McGinn
HBR: < Comedians in Cars Getting Coffee >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사인펠드:먼저 자신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건 지긋지긋해’라고 스스로 묻는 데서 혁신이 시작되죠. 전 음악이 연주되고, 누군가 데스크로 걸어 나와 “잘 지냈어요?” “좋아 보여요”라며 호스트와 악수하고 자리에 앉는 토크쇼가 지긋지긋했어요. 진부하고 지겨운 부분을 깨닫는 것은 혁신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사인펠드>가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 종영했기 때문에 여전히 인기가 있는 걸까요?
저도 그 이유가 궁금하네요. 개인적으로 균형이 모든 것의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 만들어진 TV프로그램이 굉장한 인기를 얻은 뒤, 어느 시점에서 끝나지 않으면 그 매력이 사라져 버려요. 저를 비틀스와 비교하려는 건 아니지만, 비틀스는 제가 어릴 때 9년간 활동하고 해체했죠. 그 한 자리 숫자에는 특별한 느낌이 있었어요. 시즌10은 시즌9와 한 시즌 차이지만 훨씬 길게 느껴지죠. 전 시즌9에서 프로그램을 끝냈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절정에서 끝난 프로그램이라는 인상을 남기고 싶었어요.
<사인펠드>가 끝나고 나서 커리어의 방향을 정하는 일에 어려움이 있었나요?
뭔가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 적은 없어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어 몇 년간 성공적으로 활동하면서 일생의 길을 찾았다고 생각하던 무렵 <사인펠드>를 맡았죠. 새로운 길이 열렸어요. 상대적으로 무명이었던 제가 연예계 최고의 유명세를 얻었고, 어느 정도 문화의 아이콘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으니까요. 프로그램에서 만든 ‘리기프트(regift)’나 ‘슈링키지(shrinkage)’라는 말을 사람들이 실제로 쓰기 시작했죠. 하지만 스스로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아닌 다른 길을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영화나 TV프로그램을 만드는 대형 미디어기업을 설립하려 했다면 크게 실패했을 것 같아요.
재미있는 사람이 되는 법을 가르칠 수 있나요?
없습니다. 코미디언이라는 직업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어떤 측면을 가르칠 수는 있지만, 재미있는 사람이 되는 법을 가르칠 수는 없어요. 저희 딸 덕분에 유머감각이 유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제가 가르친 것도 아닌데 그 애가 얼마나 웃긴지 몰라요. 아버지도 정말 재미있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유전적 요소가 크다는 걸 알았죠. 그냥 갖고 태어나는 거예요.
유머는 리더십의 도구로 얼마나 효과적인가요?
재미있는 사람이 되는 건 인간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궁극의 무기 중 하나입니다. 뛰어난 외모와 비견할 정도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무대에 오르는 공연자로서 어떻게 발전하나요?
새로운 무대를 준비할 때는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스스로 다독이는 법을 알아야 하지만, 동시에 스스로에게 잔인할 정도로 비판적이어야 하죠. “괜찮네, 하지만 충분히 좋지는 않으니 빼버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끔은 자아비판 때문에 우울증이 올 정도예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코미디언이라는 직업의 가장 힘든 부분입니다. 코미디언이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어땠는지 물으면 대부분은 “나 스스로가 싫어진다”고 반응할 겁니다.
번역: 석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