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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케이스 스터디: 알리바바, 구글보다 GE에 가까운 기업

디지털
2014.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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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터넷 업계의 거물인 알리바바의 지난 주 IPO는 아마도 역사상 최대의 테크 IPO가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알리바바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혹은 아마존과는 다른 형태의 기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오히려 운영 측면에서는 GE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자상거래, 결제시스템, 메시징,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엔터테인먼트 등 전반에 걸쳐알리바바는 복합 기업에 가까운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줄리 불프(Julie Wulf)교수가 쓴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케이스 스터디에 따르면, 알리바바에선 경쟁이 협력보다 중요합니다. 각 사업부에서 내리는 분산된 의사결정이 전사적인 전략보다 중요합니다.

 

큰 성공을 거둔 알리바바와 창립자 잭 마(Jack Ma)는 미국에서 오래 전에 시들해져버린 전략적 방법론의 사례를 다시 쓰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0년의 케이스 스터디는 알리바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마는 잭 웰치의 팬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가 만든 기업이 GE와 일면 닮아 있다는 사실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 웰치가 GE 전체의 방향이나 전략을 지시하지 않았듯이, 마 역시 알리바바에 한 가지 아젠다만을 설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저 각각의 자회사들이 자신들의 전략을 수립하도록 할 뿐이었습니다. 웰치가 그의 유명한 1등 아니면 2전략을 각각의 산업에서 추진했던 것처럼, 알리바바 역시 자회사들이 각자의 산업 내 리더가 되는 것을 추구했습니다. 마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각 비즈니스 유닛의 대표는 어떤 것이 각자의 비즈니스에 진정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결정할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각각의 비즈니스 유닛들이 서로 경쟁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업집단(conglomerate)형태의 대기업이 서양에는 흔하지 않는 반면, 중국 내에서의 이들의 성공은 전혀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선진국에서 기업집단은 흔히 거대한 공룡에 비유됩니다. 그러나 신흥 마켓에서는다각화된 거대 기업집단이 아직도 번창하고 있습니다.

 

방갈로르, 티루치라팔리, 그리고 캘커타에 있는 인도경영대학의 J. 라마찬드란(J. Ramachandran), K.S. 마니칸단(K.S. Manikandan), 그리고 아니르반 판트(Anirvan Pant)가 공동으로 저술한 논문에서도, 서양 기업집단의 흥망에 대한 역사가 간략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거대 기업집단들은 수십 년 동안 미국과 유럽에서 크게 유행했지만 현재는 20여개 만이 생존해 있을 뿐입니다. 1980년대 초반에 실적 약화로 인해 크게 휘청거린 이후주주가치 극대화에 있어 다각화 경영보다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방식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대세를 이루게 되었지요. 대부분의 기업집단들은 더 전문화 할 수 있도록 몸집을 줄였습니다.

현대 경영전략의 핵심은 상호 보완성입니다. 상호 보완적인 기업 활동들은 하나의 기업 내의 부서로 통합되어야 합니다. 상호보완적이지 않은 활동들을 하는 부문들은 매각해야 하고요. 그런데 거대 기업집단은 다양한 비즈니스들을 통합하고 그들로 하여금 의사결정권을 나눠 갖게 하는 구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운영한다고는 볼 수 없는 거죠. 투자자들은 이런 접근 방식을 우려합니다. 위 논문의 저자들이 밝혔듯이, 월스트리트에서는 전형적인 기업집단 할인(conglomerate discount)6%에서부터 12%까지 발생합니다. 즉 기업집단이란 이유만으로 경쟁사 대비 주가가 6%에서 12% 낮습니다.

 

알리바바의 자회사들 간에 공통점이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각각의 비즈니스가 그 밑바탕에 어떤 핵심 사항을 공유하고 있기는 합니다. 중국 내 인터넷 이용의 증가가 바로 그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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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의 사례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이들이 상호 보완성을 완전히 거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단지 대규모 기업 집단들의 전략을 반영했을 뿐입니다. 알리바바는 상명 하달식의 의사 결정 방식을 따르기보다는, 각자의 비즈니스를 알아서 운영하도록 내버려 둡니다. 내부의 경쟁에서 오는 갈등이 자회사들 간에 생기면, 알리바바는 자회사의 결정을 우선적으로 존중합니다고 케이스 스터디는 밝히고 있습니다. 마는 자회사의 리더들에게 각자의 비즈니스를 위한 의사 결정의 자유가 있음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킵니다.

 

기업집단들이 그렇듯이, 알리바바도 분리된 이사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플랫폼과 기술개발마저 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13년의 HBR 기사에서 발췌한 아래 그림에서는알리바바와 그와 비슷한 다른 기업들이 어떻게 전략을 세우는 지를 분석합니다. 하나의 그룹 센터를 둘 뿐 나머지는 각 부문이 분산된 접근법을 취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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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센터라는 것은 기업집단 내 여러 명의 임원들로 구성된 조직으로, 장기적 전략과 각 사업부문간의 협력 기회들, 그리고 기업의 정체성과 핵심 가치에 대한 것들을 주도합니다. 알리바바는 이렇게 조직되어 있다고 볼 수 있죠. 자회사로부터 온 120명의 임원진들이 이 Group Organization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매년 모여 장기 전략 수립과 상호 보완적인 방향으로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는 리더십 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그룹 센터는 전략을 기업 정체성보다 중시하고, 어떤 그룹 센터는 그 반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가장 성공한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조화시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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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전략에 대한 이런 방식의 접근에는 몇 가지 장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저자들에 따르면 이는 여러 사업부문간의 통합적인 사업기회 탐색를 가능하게 하면서 일상적인 경영활동을 위한 각 사업부문의 유연성 역시 보장하게 합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대기업은 경영 전략을 기업 구조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시키고자 합니다. 그러나 구조가 전략을 따라가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구조에 의한 제약이 현재까지는 경영 전략을 결정해 왔다고 볼 수 있는 측면이 큽니다. 주주들의 기대치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 많은 기회들을 놓쳐야 했고, 그것이 기업의 성장에 장애물이 되기도 했습니다. 보다 역동적인 그룹 센터가 대규모 기업집단을 이끌어가는 경우, 주주가치의 측면과 기업 입장에서의 전략적 측면을 모두 적절한 수준으로 추구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이것이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하여금 유기적 조직 구조를 갖출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전략은 북미 지역에서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 아직 까지는요.”

 

기업집단, 혹은 복합기업이라는 것 자체가 미국 내에서는 유행이 좀 지나긴 했지만, 이들의 상향식 경영전략이 다시 한 번 인기를 얻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조짐이 보입니다. 페이스북은 최근 서비스 세분화에 나서면서 단일하고 포괄적인 온라인 서비스 제공을 포기하고대신 여러 개로 분리된 앱 시리즈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실제로 언젠가는 이런 결정을 해야 하는 시점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분리된 각각의 사업부문으로부터 올라가는 상향식 전략을 취할 것이냐, 위로부터 내려오는 하향식 전략을 취할 것이냐에 대해 말이지요. 그리고 조직들 간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땐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는 이런 방식의 장점이 하나의 목적, 최선의 경험을 가져다 주는 다양한 경험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잭 마 역시 이 말에 완벽하게 동의하지 않을까 싶네요.

 

번역 |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 장은빈

 

월터 프릭(Walter Frick)
월터 프릭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부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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