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데이터는 엄청난 위력을 지닌 존재다. 각종 장비를 통해 체결되는 전자상거래나 다른 여러 출처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들은 이제 어느덧 세계 최대 기업들의 존재 기반이 됐다. 많은 소규모 업체와 스타트업도 개인들에 대한 데이터 없이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고객을 이해하고 시장을 예측하는 일부터 개인 맞춤형 디지털 서비스까지 모든 측면에서 개인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개인 데이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별다른 제재 없이 확대돼왔다. 하지만 이제는 고객의 불신과 정부의 규제, 기업 간 고객 유치 경쟁으로 인해 이러한 시대도 빠르게 끝을 맺고 있다.
여태껏 데이터 경제(data economy) 주변에는 대개 ‘디지털 장막’이 드리워져 있었다. 이 때문에 입법자들과 대중들은 업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명확히 알 수 없었다. 사실 데이터는 고객의 행동에서 비롯되는 것인데도 기업의 자산, 혹은 대외비로 간주됐다. 소비자와 정부, 시장 원리가 한데 뭉쳐서 데이터 사용을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이러한 장막이 걷히기 시작했다.
이제 세계 각국은 데이터를 개인의 자산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기업은 어디까지나 이를 맡아 두는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 아무런 제지 없이 이를 수집해 사적으로 취하는 것은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
이로써 데이터 경제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개개인이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을 때 데이터 부문의 과잉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고객 주도 혁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은 스스로가 원하는 개인화(personalization)의 유형을 표현하고, 그 가능성을 살피기 시작할 것이다. 이로 인해 ‘애드테크(광고 기술, Adtech)’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하지만 상당한 양의 고객 데이터를 획득하는 기업들이라면 변화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금융 기관과 헬스케어 기업, 공익사업, 대형 제조업체, 소매업체 등의 대형 기업들이 이 조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