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이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는 경영진이 너무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기껏 좋은 거래를 해 놓고도 거래의 최고 성장 잠재력을 실현할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마는 경우가 많다. 많은 기업이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데는 거침없으면서도 영업, 마케팅, 고객 경험 및 기타 상업적 기능을 통합하는 데는 놀라울 정도로 느리다.
예를 들어 최근 통신 업계에서 일어난 합병 사례를 생각해보자. 이들은 합병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새로운 해외시장과 산업으로 확장해 5억 달러에 달하는 성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거래가 성사된 뒤 경영진이 백오피스 구조조정과 인원 감축, IT 및 유사 서비스에 대한 조정 등의 항목에 우선순위를 두는 동안 상업적 이니셔티브는 1년 가까이 미뤄졌다. 합병 거래의 핵심 목표였던 수익 증대는 합병 후 2년이 훨씬 지나고서야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예로 소규모 틈새시장 공급업체를 연이어 인수한 보험회사도 있다. 이 회사는 인수한 기업의 고객에게 인수 회사의 여러 보험상품을 교차 판매함으로써 수익이 12%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인수 1년 후 교차 판매로 인한 수익 증가는 5% 미만에 그쳤다.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인수한 회사들마다 제각각이던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CRM 시스템의 통합으로 인해 영업팀과 고위 경영진이 어디에 기회와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 있었다.
상업적 통합이 지연되거나 비효율적인 경우 좋은 거래도 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매출 성장이 합병을 통한 가치 창출 목표 달성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간접비, 기술, 시설 등에서 중요한 비용 절감 혜택이 있겠지만 이는 구매자가 경영권을 위해 지불하는 프리미엄이나 매각 가격에 포함되는 정도에 불과하다. 결국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합병을 통한 수익 창출이 필요하다. 더 많은 고객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더 많이 팔아야 하고, 새로운 지역 또는 인접 시장으로 확대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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