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기업가정신의 세계에서 성공은 확장할 기회를 잡아야 할 때와 때를 기다려야 할 때를 아는 데 달려 있다. 과연 스타트업의 성공 경쟁에서 '빠르고 맹렬하게' 또는 '느리지만 꾸준하게' 확장하는 접근 방식 중 어느 것이 우위를 차지할까?
실리콘밸리 업계에서는 사업의 빠른 확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는 데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2018년(국내에서는 2020년 출판)에 출간된 저서 <블리츠스케일링: 단숨에, 거침없이 시장을 제패한 거대 기업들의 비밀>에서 리드 호프먼Reid Hoffman과 크리스 예Chris Yeh는 오늘날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속도’라고 주장한다. 빠르게 확장해 경쟁자를 제치고 시장을 지배한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로 페이스북과 우버 같은 기업을 제시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빠르고 맹렬한 접근 방식은’ 수많은 기업을 실패로 이끌기도 했다. 예를 들어 그루폰Groupon은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거래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큰 좌절을 겪었다. 홈조이Homejoy와 바루Baroo 같은 기업은 새로운 시장에 대한 필수적인 실험을 소홀히 하고 제품을 고객의 니즈에 맞추는 중요한 과정을 간과한 결과,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다른 길은 ‘느리고 꾸준한 접근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느리게 움직이는 동안 경쟁자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인내심을 갖고 전략적으로 성장의 타이밍을 맞춰 엄청난 성공을 거둔 기업도 있다. 2013년 설립 후 2018년 아마존에 인수된 온라인 약국 스타트업 필팩PillPack을 예로 들어보자. 2013년 MIT 해킹 의학 해커톤Hacking Medicine hackathon 1 을 통해 등장한 필팩은 테크스타즈Techstars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 참가하고 제품 디자인을 위해 아이디오IDEO와 협력하는 등 광범위한 실험을 거쳤다. 뉴햄프셔에 있는 실험 매장을 통해 아이디어를 검증한 후 2016년부터 본격적인 확장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전국적으로 직원을 고용하고 파머OSPharmacyOS를 출시했으며 1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필팩의 성공은 세심한 타이밍과 체계적인 실험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처럼 상충되는 데이터 포인트를 고려할 때 확장 시기는 매우 중요한 동시에 연구나 파악이 어려운 문제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나서 필자들은 강력한 질문을 던지게 됐다. 스타트업은 언제 규모를 확장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