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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인사조직

아웃사이더는 어떻게 게임 체인저가 되는가

디지털
2021.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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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과학, 산업, 문화를 혁명적으로 변혁하는 새로운 비전이나 방식을 제시하는 아웃사이더가 등장하곤 합니다. 불굴의 정신으로 mRNA 기술을 개척하고야만 카탈린 카리코(Katalin Karikó) 박사가 좋은 사례죠. 그 덕분에 인류는 백신 개발 역사상 최단 기간에 코로나19 백신을 손에 쥐었습니다. 동구권에서 정육점을 하던 가족의 딸로 흙벽돌집에서 수도나 냉장고도 없이 자란 카리코는 헝가리의 대학 학부생 시절부터 RNA 연구를 하기 시작했고 20대 후반 미국 이주를 택했죠. 수십 년 동안 그녀의 삶은 연구 지원 거절, 동료들의 멸시, 국외 추방 위협으로 점철되었습니다. 하지만 mRNA에 대한 카리코의 연구가 없었다면 오늘날 바이온테크/화이자 및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 역시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제 많은 연구자는 카리코를 차기 노벨상 수상자로 여기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필자들은 정성적 기법, 대용량 데이터 분석, 역사적 연구를 혼합한 10년간의 연구 끝에 카리코와 같은 아웃사이더가 거둔 성공의 비밀을 설명하는 네 가지 요인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이 요인들은 꼭 서로 병존할 필요도 없고, 없어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각각은 아웃사이더가 돌파구를 찾고 주위에 거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 확률을 올려줍니다.

1. 아웃사이더는 아웃라이어가 아닙니다

필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카리코의 성공과 같은 사례는 누군가가 아웃사이더임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아웃사이더이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인사이더가 따르는 규범과 표준에 덜 얽매여 있는 아웃사이더는 규범과 표준의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이 쉽게 흘려버리는 해결책을 인식할 수 있죠. 역설적인 점은 아웃사이더라는 사회적 위치가 공상적인 프로젝트를 추구할 수 있는 혜안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혁신을 위해
필요한 지원과 인정을 제약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카리코와 같은 아웃사이더의 혁신은 어떻게 관심과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요?

필자들이 연구에서 관찰한 혁신 패턴은 굉장히 일정했습니다. 아웃사이더는 보통 그들이 진입하는 환경에서는 새롭지만 그들이 그전에 속해 있던 상황에서는 익숙한 통찰력과 경험에 근거하여 혁신을 진행합니다. 코코 샤넬의 예를 살펴보죠. 그녀는 세탁부와 노점상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였습니다. 집안이 그녀를 포기해 그녀는 수녀원의 고아원에서 자라게 되었고 후일 시대의 아이콘이 될 그녀의 패션 디자인 대부분에 대한 영감은 바로 이러한 변변치 못한 환경에서 출발합니다. 특히 흑백에 대한 그녀의 유명한 애호는 오랫동안 고아원의 원복과 수녀복에 노출된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죠. 독특한 샤넬 로고도 고아원이 위치한 오바진(Aubazine) 수도원의 스테인드글라스의 단순한 문양에서 착안했다고 하죠.

카리코나 샤넬 같은 성공적 아웃사이더가 통계적 예외 값, 즉 아웃라이어에 불과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들의 연구는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말해줍니다. 필자들은 할리우드의 전문직 종사자 1만2000여 명을 대상으로 창의적 성공이 집중되어 있는 영역이 시스템의 중심인지 주변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들의 협업 네트워크를 분석한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죠.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가장 성공적인 인물들은 네트워크의 최외곽에 자리한 이들, 즉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을 창립한 개척가적 벤처 투자가 돈 발렌타인(Don Valentine)이 스티브 잡스를 1970년대 후반 처음 만나면서 사용한 표현을 빌리자면 “인류에서 이탈한 이들(renegades)”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업계 중심에 자리한 “네트워크의 왕들”도 아니었죠. 아웃사이더는 아웃라이어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 연구는 창의적 성공의 가능성이 중심과 외곽 중간 사이의 경계 구역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영역에 있는 사람들은 시스템에 속하면서도 변두리 영역과도 접촉합니다.

중심과의 연결은 정통성(legitimacy), 주변부에 대한 노출은 새로움(novelty)을 제공하죠. 정통성과 새로움의 조합은 강한 영향력을 창출합니다. 통계적으로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은 한 발은 할리우드에(리소스, 인적 연결, 정통성을 확보), 다른 한 발은 바깥 둘레에(낯선 사람들, 장소들, 습관들과의 조우) 걸치고 있는 이들이었습니다.

2. 스티브 잡스 뒤에는 내부 사정의 왕 마이크 마쿨라가 있었습니다.

아웃사이더처럼 생각하는 것은 여러 이점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아웃사이더의 방식을 실제로 실천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입니다. 아웃사이더는 이방인과도 같죠. 엘리트적 위치를 점하지도 않고, 한정적 리소스를 지니며 인적 연결을 더 잘 구축한 사람들로부터 얻는 신임도 부족하죠. 그리고 바로 이들의 이론이나 관습에 아웃사이더는 도전장을 내밀어야 합니다. 그 때문에 아웃사이더가 바깥에 갇혀버리곤 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필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자신의 아이디어나 역량을 입증하고자 하는 아웃사이더는 최소한 한 명의 인사이더를 필요로 합니다. 필자들은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사회학 교수 폴 앨리슨(Paul Allison)과 공동으로, 앞서 언급한 할리우드의 네트워크를 다시 대상으로 삼아 해당 업계에서 지극히 중요한 두 관객층, 즉 비평가와 업계 동료들이 수여한 상에 대한 수천 건의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통계적 분석 결과 비평가들은 인사이더보다 주변부에 위치한 사람들을 더 높이 평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반대로 업계 동료들은 자신의 동료 인사이더의 손을 들어줄 확률이 높았죠. 아웃사이더의 관점에서 이는 관심과 호응을 얻기 위한 효과적 전략으로서 관객을 파악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관객은 각각의 개개인일 수도, 사람들의 집단일 수도 있으며, 아웃사이더 혹은 아웃사이더의 생각에 인식적, 감정적 친밀감을 지니는 대상이며 아웃사이더에게 흔히 부족한 신임도 더 많이 확보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좋은 예입니다. 벤처캐피털 업계는 그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지원을 반복적으로 거절했지만 잡스는 자신의 생각을 받아들일 관객을 계속 찾았습니다. 마침내 그는 벤처캐피털 기관들이 장애물로만 생각한 것에서 잠재력을 알아본 부유한 젊은 엔지니어 마이크 마쿨라를 만나게 되었죠. 그는 애플컴퓨터에 처음 투자를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왜 마쿨라는 잡스를 지지했을까요? 기술에 대한 마쿨라의 열정과 비교적 어린 그의 나이로 인하여 그는 실리콘밸리 투자 커뮤니티의 구성원 대다수에 비해 잡스와 파트너 워즈니악에 대해 더 강한 친밀감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마쿨라의 지원을 등에 업은 잡스는 그가 필요로 한 신뢰를 확보하며 더 많은 인재와 돈을 끌어들일 수 있었죠.

3. 아웃사이더는 “균열발생점”을 통해 들어올 수 있습니다.

아웃사이더가 내부로 침투하는 세 번째 방법은 우리가 “균열발생점(fracture point)”이라고 부르는 것을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균열발생점은 시스템에 강한 긴장을 초래하는 사건을 말하죠. 특히 필자들이 연구해 온 유형의 균열발생점은 막스 플랑크의 유명한 농담을 연상하게 하죠. “중요한 과학적 혁신이 끈덕진 설득과 반대론자들의 의견 전향을 통해 모습을 빛내는 일은 좀처럼 없습니다. 사울(Saul)이 바울(Paul)이 되는 일은 거의 없잖아요. 사실은 반대론자들이 천천히 죽어 나가는 것일 뿐이에요.” 그만큼 단순한 일입니다. 문지기가 죽으면 새로운 자를 위한 입구가 마련되는 것이죠.

음악계를 한 예로 들면 이러한 일은 유명 작곡가의 사후에 일어납니다. 런던시티대학교의 시몬 산토니와 함께 진행한 연구에서 필자들은 음악가, 노래, 음악상은 물론 마이클 잭슨이나 프린스와 같은 슈퍼스타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한 세계 최대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성했습니다. 시스템에서 균열발생점이 발생하면 수년 안에 주변부 음악가가 그래미상을 수상하는 확률은 거의 40퍼센트나 증가하고 중심부 음악가의 수상 확률은 24퍼센트 내려갔는데 이는 장르와는 무관했습니다. 수상 음악가의 작품 역시 스타일 면에서 평범한 해에 비해 더 이례적인 경향을 나타냈죠.

4. 파괴(적 혁신이)란 극복할 수 있는 마케팅적 과제입니다.

학계의 모든 주요 저널이 게재를 거절한 뒤, 카리코는 마침내 2005년 돌파구를 마련할 연구를 발표하게 됩니다. 하지만 반응은 미적지근했죠. “우리는 제약회사와 벤처투자자들과 얘기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더군요”라고 그녀의 연구 파트너 드루 와이즈만(Drew Weissman)은 회상했습니다.

대부분의 기성 조직과 업계는 현재 힘을 지닌 기존 권력과 특권 구조를 따라 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이는 아웃사이더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전하고 그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입니다. 하지만 필자들의 연구는 아웃사이더들이 기죽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죠. 예술, 과학, 사업적으로 비상한 창조적 성취를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에는 기존 지배적 직업 구조 및 전문적 범주 속에서 아웃사이더에게 불이익을 주는 바로 그 요소들이 필요하니까요.

비범한 아웃사이더들은 파괴적(disruptive) 영향력을 미치며, 그렇기에 그들의 일차적 문제는 흔히 그들의 아이디어 자체가 아니라 그 아이디어를 납득시키는 방법입니다. 1997년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이 자신의 저서 <혁신기업의 딜레마(The Innovator’s Dilemma)>에서 말한 것처럼 “파괴적 ‘기술’은 사실 기술이 아니라 마케팅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과제”인 것입니다.”

원문: How Outsiders Become Game Changers




지노 카타니는 뉴욕대학교 레오너드 N. 스턴 경영대학의 교수로서 전략 및 조직 이론을 맡고 있다.
시몬 페리아니는 볼로냐대학교와 런던시티대학교의 교수로서 기업가정신 및 혁신을 가르치며 케임브리지대학교 클레어 홀 칼리지(Clare Hall College)의 종신 회원이기도 하다.

번역 박준석 에디팅 정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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