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챔피언 결정전을 보면서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고, 말도 안 되는 선발 명단에 분노하고, 선수가 저지른 어이없는 실수에 눈 비비던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때로는 '우리 팀이 일부러 졌을 거야'라며 합리적 의심을 한 적도 있을 것이다.
그럼 팬에게 감독을 해보라고 하면 어떨까? 아마 상당수가 반색하며 덥석 지휘봉을 잡을 것이다. 결승전 선발 명단을 작성하고, 경기 도중 반드시 교체해야 하는 선수를 정하고, 경기 전략을 수정해 발표한다. 작전 지시로 결국 승리의 트로피를 거머쥔다. 상상만으로 흐뭇하지 않은가.
여기, 팬이 진짜로 감독이 되는 팬 컨트롤드 풋볼 리그(FCF, Fan Controlled Football)가 있다.
FCF 리그는 블록체인 기반의 의사결정을 활용해 정규 시즌 동안 팬이 실제 팀을 감독하도록 했다. 브랜딩부터 프런트 오피스 직원 채용, 실시간 게임 전략까지 전부 팬이 결정했다. 웹 3.0 기술의 초기 적용 사례인 이 프로젝트는 브랜드 투명성에 대한 니즈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참여 및 통제권이 결합됐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여준다. FCF는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고 의사결정력을 높이고 싶은 조직에 경종을 울린다.
연구진은 출범부터 지금까지 FCF를 연구한 결과, 몇 가지 베스트 프랙티스를 도출했다. FCF 같은 민주적 플랫폼은 e스포츠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소비자에게 더 많이 결정하도록 하고 싶다면 고객과 경영진의 관계를 재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