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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번아웃, 원인도 솔루션도 각기 다르다

디지털
2021.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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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증후군은 개인이 아니라 조직 탓입니다. 이미 많은 연구로 증명된 사실이죠. 하지만 번아웃 예방 책임이 회사에 있다는 점은 분명해졌지만 번아웃을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는 아직도 불분명합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번아웃 치료는 외부에서 아무리 열정적으로 돕더라도 실패로 끝날 때가 빈번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회사에 직원 정신 건강을 지원해야 할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최근 필자가 연구한 결과를 보면 번아웃에 걸렸을 때 내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인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여러 연구를 통해 번아웃을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톺아봤습니다. 그리고 공통적인 트렌드 몇 가지를 찾아냈죠.

번아웃증후군에 걸리는 이유는?

첫째, 번아웃증후군은 단편적인 현상이 아니라 세 개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입니다. 이는 우리 연구뿐 아니라 선행 연구에서도 이미 확인된 부분이죠. 그 세 가지란 정신적 혹은 신체적 기력이 소진돼서 오는 탈진(exhaustion)과 회사에 더는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데서 오는 무심함과 냉소(cynical detachment), 자존감 상실에 따른 효능감 저하(a reduced sense of efficacy)입니다. 번아웃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요소 중 무엇이 부족한지 파악해 이를 보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탈진이 원인이라고 해보죠. 이때는 활력을 충전하고 자신을 돌봄으로써 번아웃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너그러워질 때, 즉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 자비(self-compassion)에 해당하는 자잘한 행위를 할 때 어떤 효과가 있는지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경영대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간고사 열흘 동안 자기 자비 행동을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중간고사 기간은 극심한 스트레스 탓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완전히 소진되는 시기니까요. 매일 아침 참가자들에게 과제가 하나씩 주어졌는데요. 어떤 때는 그날 힘들었던 일을 짚은 다음 자기 자비로 보상할 것을 주문하고, 또 다른 때는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연구 결과 10분 명상, 잘 차린 식사, 낮잠 한숨 등 자기 자비 행위와 이튿날의 번아웃 증상 감소 사이에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자기 자신을 챙기는 것과 자기 자신만 챙기는 것은 별개의 행위임을 잘 보여줍니다. 오히려 잠시 물러서서 자신의 상태에 집중하면 탈진도 번아웃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냉소가 원인일 때는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이 경우 앞서 소개한 방법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소외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하면 오히려 내면으로 침잠할 수 있으니까요. 그보다는 상냥한 태도가 도움이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다 보면 유대감과 소속감이 생기니까요. 우리의 다음 연구 과제는 다른 사람의 짐을 덜어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거나 기분 전환 삼아 점심을 하자고 제안하는 등 여러 가지를 시도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냉소의 정도가 줄어든 것을 확인했습니다. 심지어 잠깐의 다독거림이나 몇 분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조차 번아웃이 초래한 냉소가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효능감을 상실했을 때에는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을까요? 연구 결과, 자기 긍정 강화로 조사됐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는 자기 혹은 타인에 대한 자비 개념과 연관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게 핵심이죠. 동료 직원 위로하기처럼 외부와 교류할 때 자존감이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여기에 고마워하는 반응을 보이면 자존감은 수직 상승했습니다. 물론 운동이나 프로젝트 완성처럼 내면의 성취에 집중하는 활동도 자기 긍정과 관련된 만큼 마찬가지의 효과를 보였습니다.

회사, 번아웃 극복 환경으로 거듭나야

회사의 역할도 필수적입니다. 자기 삶의 통제권이 자신에게 있고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본인의 의사가 온전히 반영된다고 느낄 때 번아웃에서 효과적으로 탈출할 수 있습니다. 부하 직원이 주변과의 연대감을 잃어서 번아웃이 왔다고 한다면 상사로서 할 수 있는 조치가 몇 가지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연구 결과를 보면 실제로 적용하기가 여의치 않습니다. 효과가 신통찮은 조처들도 있고, 때에 따라서 어떤 조치는 가뜩이나 힘든 직원을 더 짓누르는 역효과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직원에게 자신의 인간관계를 재확립할 기회를 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상사가 회식을 주도하거나 팀워크 증진 프로그램에 억지로 참여시키기보다는 스스로 회복할 기회를 제공하는 편이 훨씬 결과가 좋았습니다. 직원들이 스스로 마음을 추스르고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합니다. 시간을 따로내어 동료 직원과 교류하라고 콕 집어 말해도 좋고, 장소나 예산을 제공하는 등 회사 자원을 활용해 멘토링 네트워크를 만들도록 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회사가 얼마나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을 중히 여기는지 상사가 직접 행동으로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물론 회사가 아무리 적극적으로 격려할지라도 타인에게든, 자신에게든 ‘연민’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는 사회복지사를 상대로 3년에 걸쳐 설문 조사를 진행하는 또 다른 연구도 수행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만성적 번아웃을 앓는 대표적인 직업이죠. 연구 결과, 이미 번아웃증후군을 보이는 경우 자신 혹은 타인을 돌보는 행위를 매우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일단 힘을 내 연민을 보이면 번아웃 증상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죠. 이를 통해 연민이란 근육과 같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근육이 지치듯이 연민도 지치지만 근육을 훈련하듯 연민도 훈련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연민을 목적으로 하는 명상(연민 명상) 수행을 할 때 우리 뇌 신경계가 재설계됩니다. 호흡 수련과 감사 연습, 요가, 움직임 교정도 연민 개발에 도움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누구나 자신이나 타인에게 친절해지는 법을 배울 수 있고, 사소한 친절을 베풀고 정신 수련을 함으로써 번아웃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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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은 첫째도, 둘째도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상사와 회사 양측이 직원의 에너지가 소진되는 일이 없도록 선제적으로 대책을 세우고 직원들의 정신 건강 유지를 위해 필요한 자원을 제공해야 합니다.

다만 번아웃과의 전쟁에 회사가 최선을 다하는 것과 별개로 언제나 번아웃을 앓는 직원이 있을 테고 그 원인을 밝혀 극복하는 방법을 고안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반성을 통해 번아웃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파악하고 난 뒤에는 어떤 행동을 해야 여기서 효과적으로 벗어날 수 있을지 미리 결정할 수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 효과적일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죠. 그건 자기 자비일 수도, 친절한 행동일 수도, 아니면 이 둘을 병행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원문: Your Burnout Is Unique. Your Recovery Will Be, Too.




유 체 헹은 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의 박사 과정에 있다. 그녀는 직원들의 괴로움에 집중하는 것과 연민을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삼아 직장을 더 인간적인 곳으로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키랴 샤브람은 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조교수로, 조직행동을 가르치고 있다. 그녀는 일을 통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직면하게 되는 도전 과제들을 연구하고 있다.

번역 노이재 에디팅 정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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