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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전략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닌 것 같다

매거진
2020. 5-6월호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의 로런 에스크리스-윈클러Lauren Eskreis-Winkler아옐렛 피시바흐Ayelet Fishbach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몹시 어려운 시험을 치르면서 문제마다 두 개의 보기 중 하나를 고르게 했다. 이후 참가자 절반은 정답에 대한 피드백 즉, 성공 피드백을 받았다. 나머지 절반은 오답에 대한 실패 피드백을 받았다. 모두가 정답을 다 알게 됐지만 이어진 시험에서 성공 피드백을 받은 사람은 똑 같은 문제를 제대로 푼 반면에, 실패 피드백을 받은 사람은 학습효과가 훨씬 낮았고 아예 없는 경우도 많았다. 연구진은 이렇게 결론 내렸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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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런 에스크리스-윈클러 박사의 설명을 들어보자.

에스크리스-윈클러: 우리는 흔히 실패를 통해 배운다고 말합니다. 성공한 이들은 자신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우리에게 “실패하며 나아가라”고 충고하죠. 실제로 미국의 존 로버츠John Roberts 대법원장은 최근 졸업식 연설에서, 무언가를 배우는 계기로 삼도록 학생들에게 ‘불운’을 빌었습니다. 하지만 저와 피시바흐는 실패가 종종 역효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실패는 학습을 방해하더군요.

사람들은 실패하면 두려움을 느끼고 신경을 차단해 버립니다. 놀라운 발견이었죠. 많은 부정적 경험이 사람들의 주의를 끕니다.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면 다들 사고현장을 보고 싶어 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개인의 실패와 관련된 경우 사람들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관심을 돌리고, 그 결과 배우지 못합니다. 의욕이 아주 높지 않다면 말이죠.

HBR: 실험 참가자들은 왜 높은 의욕을 보이지 않았을까요? 사람들은 실패를 무시해도 되는 경우에는 무시합니다. “부실한 고객 서비스 때문에 연간 미국 회사들이 입는 손실액이 얼마인가?” “고대 문서에 나오는 다음 글자 중에서 동물을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문제들은 답을 몰라도 별 상관이 없습니다.

반면, 실패가 너무 커서 쉽사리 무시하기 힘들면 사람들은 주의를 기울여 학습합니다. 심리학에 ‘혐오학습aversion learning’이라는 현상이 있습니다. 예컨대 독을 먹거나, 쇼크를 받거나, 다른 고통스러운 실패를 경험한 실험실 쥐들은 이 경험을 통해 뭔가를 배웁니다. 한계점을 넘은 실패에서는 사람들이 배움을 얻지만, 일상적으로 겪는 실패는 대부분 쓸모가 없습니다.

한계점은 어디인가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사지선다 시험문제를 틀리는 경우와 독을 먹는 경우 사이 어디쯤에 있겠죠. 후속연구에서 우리는 보상이 크면 사람들이 실패를 통해 배우는 데 도움이 되는지 살펴봤습니다. 질문 내용이 더 사회적일 경우 결과가 향상되는지도 테스트했고요. 사람들은 사회적 정보에 귀를 기울이는 경향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다음 두 커플 중 누가 약혼한 사이일까요?” 같은 질문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어느 쪽도 결과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습니다.

또 다른 실험에서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실험을 확대해봤습니다. 미국 내 약 300명의 텔레마케터를 모집해서 담당업무와 직접 관련된 고객서비스에 대한 까다로운 시험을 시행했죠. 하지만 결과는 역시 비슷했습니다. 정답을 맞힌 문제에 대해 성공 피드백을 받은 텔레마케터들은 학습효과를 보였고, 틀린 문제에 대해 실패 피드백을 받은 텔레마케터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론 고객서비스 평가점수를 낮게 받은 텔레마케터들의 기분은 좀 안 좋았겠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신경을 써야겠다고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았어요. 참가자들은 실패에서 뭔가를 배우기보다는 자신의 자존심을 더 지키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는 건가요? 우리의 실험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보통 실패보다 성공에서 더 많이 배웁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개인마다 상당한 차이가 있었어요. 몇몇 참가자들은 실패에 주의를 기울였고, 거기에서 많은 걸 배웠습니다. 피시바흐의 이전 연구는 전문성에 따라 학습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일러줍니다. 전문가가 초보자보다 실패에 더 잘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성공한 경험이 풍부한 사람은 한 번의 실패를 겪어도 별로 동요하지 않습니다.

아니면, 몇몇 탄력적인 참가자들이 스탠퍼드대 캐럴 드웩 교수가 얘기하는 ‘성장 마인드셋’을 지녔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에 계속 노력하게끔 동기 부여를 받는 거죠. 우리가 실험 참가자 모두에게 성장 마인드셋을 받아들이도록 가르쳤다면, 전반적으로 실패에서 배우는 모습을 봤을 겁니다.

사람들이 성장 마인드셋을 갖도록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요? 두뇌는 성장할 수 있고, 인간의 능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만 하면 됩니다.

자존심이 상할 위험을 줄이고 학습의지를 높이는 다른 방법이 있나요? 네, 인간은 다른 사람의 실수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시행한 연구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푼 시험문제의 답안을 검토하고, 다른 사람들의 성적에 대해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실패에서는 자존심에 위협을 느끼고 주의를 돌렸지만, 다른 사람들의 실패에는 주의를 기울이고 배우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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