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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 운영관리

팀의 치유를 돕는 법

데이비드 케슬러(David Kessler)
매거진
2020. 7-8월호
058

어느 날 밤, 내가 로스앤젤레스의 극장에 있었을 때 지진이 일어났다. 꽤 긴 지진이었고, 여러 차례 여진이 이어졌다. 나는 극장에 있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세 그룹으로 나뉜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 어떤 사람은 공포에 질려 어떻게 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 어떤 사람은 영화 상영 전 안내방송에서 일러준 대로 침착하게 비상구를 찾아 움직였다. 어떤 사람은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흥분을 가라앉히고 영화를 마저 보자고 권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나는 그날 밤 일을 생각해왔다. 이번 위기는 지진과 분명히 다르지만 충격적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가족, 친구, 그리고 내가 컨설팅하는 어떤 기업의 직원들이 그날 극장에 있던 사람들과 비슷하게 반응하는 걸 봤다. 어떤 사람은 힘들어했다. 어떤 사람은 주어진 지침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어떤 사람은 모두 마음을 가라앉히고 평소처럼 하던 일을 계속하기를 바랐다.

기업은 평범한 일상으로 서서히 복귀하는 방법을 모색할 때, 직원들이 각기 다른 종류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은 기존의 정책 매뉴얼을 확인하거나, 틀에 박힌 기도 메시지를 ‘일괄적으로’ 보낼 때가 아니다. 지금은 개개인의 특별한 상실감을 개별적으로 보듬어야 할 때다.

상실감grief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 자체가 정상화를 돕는 데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의 상황이 급격히 악화됐던 3월 말, 나는 상실감과 팬데믹에 대해 HBR과 인터뷰했다. 우리는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집단적 불안, 삶의 방식의 급격한 변화, 앞으로 닥칠지 모를 실직이나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상상하면서 느끼는 상실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인터뷰는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고, 전 세계에 공유됐다. 의사, 간호사, 다른 필수직 노동자, 각계계층의 사람들로부터 셀 수 없이 많은 감사 메시지를 받았다. 이런 반응을 통해 새삼 되새긴 사실은, 사람들이 트라우마에 대응하려면 가장 먼저 그들이 느끼는 감정에 이름을 붙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야만 트라우마에 대한 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

우리는 상실감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기에, 대처하는 방법도 잘 안다. 상실감에는 다섯 단계가 있다. 이는 2004년 작고한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가 1960년대 발표한 ‘죽음의 다섯 단계’라는 기념비적 연구를 차용한 것이다. 죽음의 다섯 단계란, 부정→분노→협상→슬픔→수용이다. 나는 그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이를 상실감에 적용했다. 이 단계들이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각 단계는 예상 가능한 시간순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모든 단계를 다 경험할 수도 있고, 일부만 겪을 수도 있다. 이것은 상실감에 대한 지도라기보다 안내서이며, 따라서 이런 감정들을 겪을 때 참고하며 관리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직원들이 다시 직장으로 돌아오면서, 또는 위기 속에서 일터를 지키던 직원들이 복귀하는 동료들과 교류하면서, 많은 사람이 상실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동시에 같은 단계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직원, 경영진, 관리자, 조직은 이 점을 알아야 한다. 만약 직원들이 유난히 화가 난 듯 보인다면 여유를 주고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그들은 상실감을 겪고 있다. 팬데믹 통계자료를 의심하는 직원은 ‘부정’ 단계에서 상실감을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핵심은 직원들이 이런 단계들을 느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현대 생활의 독특한 점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감정을 갖는다는 사실이다. 슬픔을 느낄 때, 우리는 더 큰 고통을 겪은 다른 이들을 생각하며 슬퍼해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우리는 여러 감정에 이렇게 대응한다. 하지만 결국 이 방식은 먹히지 않는다. 상실의 모든 단계를 있는 그대로 느껴야, 감정이 우리를 통해 지나가도록 해야, 마지막 ‘수용’ 단계에 도달한다. 당연하게도 힘은 이 마지막 단계에서 나온다. 수용을 통해 우리는 조절능력을 회복하게 된다. 진실을 부정하기 위해 더 이상 애쓰지 않기 때문이다. 팬데믹이라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자, 그럼 다음은 무얼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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