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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혁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반드시 서로가 필요할까?

로라 아미코(Laura Amico)
매거진
2020. 7-8월호
172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반드시 서로가 필요할까?
전 세계 학자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존하고 있다. 이 둘은 환경조건과 그 조건을 만드는 사람들에 의해 형태가 계속 바뀌었다. 얼마 전 퓨 리서치센터가 내놓은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27개국 응답자 가운데 51%가 민주주의 작동방식이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응답자 중 절반만이 미국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을 보면, 이들이 자본주의에 점점 냉담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63페이지 아티클 ‘민주주의를 살려야 기업이 산다’에서 레베카 헨더슨은 민주주의의 실패와 자본주의의 실패는 서로 결합돼 있으며, 강력한 자유시장을 재건하려면 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다른 관측자들도 이 주장에 동의할까?

글로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간의 복잡한 관계와 이 둘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이 나빠지는 이유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HBR은 헨더슨과 함께 민주주의를 연구하고 있고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한 나라에서 태어나거나, 살거나, 일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경제학자와 정치학자들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했다. 우리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반드시 서로가 필요할까? 그렇다면, 혹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부터 그 대답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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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 페레라스(Isabelle Ferreras)
벨기에 국립과학재단 종신 펠로. 루뱅대 교수. 하버드법학대학원 노동과 일-생활 균형 프로그램(Labor and Worklife Program) 선임 연구원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사례만 보더라도 자본주의는 자유 민주주의 체제, 공산주의 체제, 독재 체제, 그리고 이제는 반자유 민주주의 체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정치 체제와 양립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이 평등한 ‘존엄과 권리’를 누린다는 인식에 기초한 정부 시스템인만큼, 모든 사람이 평등한 정치적 권리를 갖습니다. 이런 이상은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조직체에 적용될 수 있죠.

자본주의 역시 정부 시스템이지만, 민주주의와 달리 평등에 기반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는 소유한 자본에 따라 정치적 권리를 부여합니다. 자본주의의 핵심 조직은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두 집단으로 이뤄진 기업입니다. 자본주의 기업에서는 자본가만이 기업의 법적 수단을 통해 정치적 지배권을 갖습니다. 자본주의 기업의 착취적 논리에서 중요시되는 시민은 오직 자본을 소유한 시민, 즉 주주뿐이죠. 주주는 권력을 행사하고 재정적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한편, 노동자의 권리는 박탈됩니다. 그리고 지구 자원은 고갈됩니다.

자본주의가 반드시 자유시장을 지지하는 건 아닙니다. 시장은 법적•문화적으로 생산되고 국가의 보호를 받는 교환 메커니즘입니다. 시장이 수요와 공급을 조율하는 능력이 우수하다는 사실은 이미 입증됐지만, 기업 차원에서 볼 때 시장경제가 민주주의 정부와 자본주의 정부 둘 다와 양립할 수 있다는 점은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시장이 필요하지, 서로가 필요한 게 아닙니다.

이런 혼동 때문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는 반드시 함께 한다는 착각이 나타났습니다. 실은 서로 대립하는데 말이죠. 민주적이든 아니든 오늘날 정치 지도자들은 자신이 불평등을 완화하거나 초국적 자본주의 기업에 맞서 지구를 구할 힘이 없다는 사실을 열심히 감추고 있습니다. 그 결과 나타난 현상 중 하나가 바로 민주주의의 약화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선택지는 분명합니다. 기업 내부를 민주적으로 변화시켜서, 즉 현재 자본가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기업이 노동자의 입장도 대변할 수 있게 해서 우리의 민주주의적 책임이 기업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확장하거나, 자본가들에게 우리의 민주적 권리를 내주는 것이죠. 두 번째 선택지는 특히 미국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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