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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케어, 규제기관과 보험과 의사까지 내 편으로 만들어라

김치원
매거진
2020. 9-10월호
Commentary on ‘23앤드미 CEO는 규제를 어떻게 극복했나’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기관과 보험과 의사까지 내 편으로 만들어라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자문활동을 하면서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이용해 헬스케어 사업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면서, 관련 법률 때문에 혹은 미국 FDA나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같은 규제기관의 규제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반만 맞고 반은 틀리다. 정확히 말하자면, 규제로 인한 어려움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겪는 어려움의 절반도 안된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의료 현장에서 사용된다는 것은 의료기기로 승인을 받고, 보험 적용을 받고, 의사가 진료실에서 처방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HBR 2020년 9월호에 실린 23앤드미 창업자 앤 워지스키의 경험담은, 새로운 유전자 검사 키트에 대한 FDA의 승인을 받기 위해 이 업체가 쏟아야 했던 시간과 노력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것을 꼭 FDA 같은 규제기관의 보수성에 대한 단순 비판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규제나 의료시스템의 보수성은 중요한 이슈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헬스케어 산업의 구조도 중요하다.

이는 결국 비즈니스 모델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란 꼭 돈과 가치가 오가는 과정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떤 과정을 거쳐, 누구를 위한 가치를 만들며, 그 가치는 어떻게 전달하고, 누가 여기에 돈을 지불하게 될 것인가 하는 비즈니스의 전 과정을 말한다. 헬스케어 비즈니스는 그 전체 과정에서 독특한 특징을 가진다.

헬스케어 산업은 제품을 쓰는 주체(소비자)와 제품 사용을 결정하는 주체(의사)와 제품에 돈 대는 주체(보험)가 모두 다르다. 이 세 주체는 모두 막강한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으며, 정부 규제를 통과했다 하더라도 이 세 주체 중 하나라도 만족하지 못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헬스케어 산업에서 자리를 잡을 수 없다. 디지털 헬스케어 비즈니스 역시 이 구조를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시장에 안착하는 과정이 힘들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과정은 앞뒤로 촘촘히 이어져 있어서 운 좋게 어느 한 단계를 쉽게 넘어갔다고 해도 그 이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즉, 규제 이슈는 이후에 만날 다른 어려움들에 대한 전초전일뿐이다.

FDA나 식약처 같은 규제기관으로부터 의료기기 승인을 받는 것은 해당 제품이 주장하는 용도가 근거가 있다는 것을 공인받았다는 뜻이다. 이것만으로도 축하할 일이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의료보험 적용을 받아야 한다. 의료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의료기기 승인을 받아야 함은 물론이고, 해당 제품과 서비스가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비용 효과성이 있는지까지도 증명해야 한다. 규제기관 승인을 받은 후에도 보험 수가를 받기까지의 과정은 녹록지 않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보험 수가를 받고 나서는 의사가 해당 제품을 환자에게 처방하도록 유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의사가 해당 제품을 사용해서 환자를 관리하는 과정에 들어가는 노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들은 흔히 기존 의료 관행에 비해서 환자에 대해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의사 입장에서 이는 부담이 된다. 과거에 보지 않았던 데이터까지 추가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을 보상하기 위한 수가가 의료보험에 책정돼 있다고 해도, 많은 의사들은 안 그래도 바쁜 삶이 더 바빠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따라서 디지털 헬스케어 비즈니스는 의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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