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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운영관리

대리인 이론(Agency Theory)에 대한 변론

김우진
매거진
2017.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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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을 이끄는 리더들의 결정적 착오 THE ERROR AT THE HEART OF CORPORATE LEADERSHIP

- CEO의 시각: 나쁜 투자자로부터 좋은 회사 지키기 THE CEO VIEW: DEFENDING A GOOD COMPANY FROM BAD INVESTORS

- 기업실체 이론(Entity Theory)에 대한 변론
- 이사회의 시각: 이사회는 모든 이해관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THE BOARD VIEW: DIRECTORS MUST BALANCE ALL INTERESTS
- 데이터: 장기성과주의가 빛을 발하는 시점 THE DATA: WHERE LONGTERMISM PAYS OFF

 

 

대리인 이론(Agency Theory)에 대한 변론

김우진

 

 

이번 호 스포트라이트인 조지프 바우어, 린 페인 교수의 글은 경영학의 가장 기본 주제 중 하나인 기업의 목표에 대해 다루고 있다. 기업의 목표에 관한 논의는 가깝게는 주주중심주의Shareholderism와 이해관계자중심주의Stakeholderism의 대립에서부터 보다 근원적으로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악설(性惡說)과 성선설(性善說)의 논쟁까지 포괄하는 철학적 문제다. 저자들은 기본적으로 이해관계자중심주의에 입각해, 주주중심주의와 이의 이론적 근거가 되는 대리인 이론agency-theory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이처럼 저자들이 대리인 이론을 비판하게 된 배경은 그동안 미국 경영학계 및 경영일선에서 주주중심주의를 과도하게 강조한 결과 그에 따라 발생한 부작용들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자 한 것이 그 기본 취지로 이해된다.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투자자 행동주의investor activism가 미국 기업들의 경영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고, 더 나아가 사업부를 분리, 매각하는 등 기업 해체에까지 관여하고 있으며, 기관투자가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단기업적주의에 치중함에 따라 R&D 등 장기투자를 포기하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최근의 미국 기업 현실에 대해 저자들은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배경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나, 그 내용은 주로 기존 미국 대기업 경영진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이론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주장을 여과 없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가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는 한국의 기업 현실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이하에서는 우선 철학적으로 쟁점이 될 수 있는 주제에 대해 양측의 입장을 소개하고 필자의 의견을 제시한다. 다음 후반부에서는 저자들의 구체적 주장에 대해 반대 논거를 제시한다

 

 

I. 총론: 철학적 쟁점

 

1. 인간의 본성

 

저자들은제대로 된 리더십은 기업이 장기간에 걸쳐 시장과 사회를 뒷받침하도록 경영할 수 있다고 한다.(With the right leadership, they(corporations) can be managed to serve markets and society over long periods of time.) 마치 플라톤의 철인(哲人)정치, 또는 경제학에서의선의의 사회계획가(benevolent social planner)’가 연상되는 대목이다.[1]심지어 시대를 앞서는 경영진이 사회발전의 원동력인 듯 서술하고 있다.(History has shown that with enlightened management and sensible regulation, companies can play a useful role in helping society adapt to constant change.) 저자들의 주장이 현실에서 성립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다면 대우조선, 현대상선을 포함한 조선/해운산업의 부실화, 포스코 경영악화 등의 사태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플라톤의 철인정치가 현실에서 가능하다면 바로 이것이 최선의 정치제도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차선으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며, 민주주의의 핵심은 다름 아닌 견제와 균형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 올바른 리더십을 보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대리인 이론이 대두되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경영학 기초 과목에서 가르치는 내용 중 인간의 본성에 관한 X-이론과 Y-이론이 있다.[2]전자는 인간의 수동성에 기인한 금전적 보상 및 엄격한 관리감독을 강조하며, 후자는 인간의 능동성에 기인한 자아실현 욕구의 충족을 강조한다. 저자들은 물론 후자의 입장으로, 리더의 성공은 보수보다는 내재적 동기, 능력, 성격 등에 더욱 좌우됨을 지적한다. 물론 저자들의 전공이 리더십이기 때문에 이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그러나 이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너무 안이한 인식이라 아니할 수 없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인간관을 비교하면, 사실 사회주의는 Y-이론 또는 성선설에 가깝고 자본주의는 X-이론 또는 성악설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사회주의의 이상은 그야말로 고매하고 숭고하다. 그러나 현실 사회주의는 처절하게 무너졌다. 인간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임을 철저히 무시했기 때문이다. 반면 자본주의는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정면으로 인정하는 대신 자기 자신의 이익 추구가 일정한 규범 하에서 이루어지도록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글의 가장 큰 문제는 대리인인 경영진의 사적 이익 추구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점이다. 이 글에서 경영진은 자신의 이익보다는 항상 기업, 더 나아가 사회 전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모범적이고 훌륭한 집단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경영진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편법을 활용한다는 사실은 수많은 학술연구에서 확인되었고, 지금도 계속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는 스톡옵션 부여 시점 선정이다.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일반적으로 부여 시점의 주가로 정해진다. 그런데, 호재 발표 후에는 주가가 상승하고, 반대로 악재 발표 후에는 하락한다. 연구 결과, 경영진은 자신이 보유할 스톡옵션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호재 발표 직전에 (즉 주가 상승 이전에), 또는 악재 발표 직후에 (즉 주가가 이미 하락한 후에) 스톡 옵션을 부여하는 경향이 발견됐다.[3] 또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회사가 CEO에게 전용항공기의 사적인 사용권을 부여했을 경우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치며, 특히 CEO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4]또는 본사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유명 골프클럽의 회원일 때 전용항공기 사용이 증가한다는 것이다.[5]

 

[1]Social planner는 후생경제학에서 사회적인 최적 조건을 구할 때 사용되는 가상적인 존재로 현실경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2]MIT 경영학 교수였던 더글러스 맥그리거(Douglas McGregor) 1960년 저서에서 소개한 이론

[3]Lie, 2005, Management Science

[4]US마스터스 대회가 열리는 미국 최고의 골프장

[5]Yermack, 2006,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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