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ging Yourself
필요한 도움을 얻는 기술
제대로 부탁하면 도와줄 사람은 아주 많다
도와 달라고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신경과학과 심리학 연구가 보여주듯이 불확실성, 거절당할 위험, 위상이 흔들릴 가능성, 독립성에 타격을 입을 확률 같은 사회적 위협이 육체적 고통의 경우와 같은 두뇌 영역을 활성화시킨다. 보통 전문성, 숙련도, 자신감을 되도록 많이 보여줘야 하는 직장에서 이런 부탁을 하기가 특히 더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기업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없이 성과를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복합기능팀, 애자일 프로젝트 관리 기술, 수평적이거나 최소 직급만으로 짜인 구조, 점점 협업이 늘어나는 조직문화는 관리자, 동료, 부하직원의 끊임없는 협력과 지원을 요구한다. 일에 필요한 조언, 추천, 자원을 얼마나 잘 찾아내느냐에 따라 실적, 발전, 경력 개발이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동료의 도움을 받는 경우의 75~90%는 당사자가 직접 부탁했을 때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효과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않고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먼저, 부탁하기 꺼리는 마음을 극복해야 한다. 그 다음, 직관적이고 평범한 방법으로 도움을 요청해서는 타인의 도움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이 돕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자극하는 미묘한 단서Cue를 제대로 전달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비용과 편익
부탁하기 꺼리는 마음을 극복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사람들이 대부분 남을 매우 흔쾌히 돕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선도적인 심리학자 바네사 본스Vanessa Bohns코넬대 교수는 최근 동료들과 시행한 일련의 실험에서, 도와 달라는 낯선 사람의 부탁을 수락한 사람의 비율이 도움을 요청한 사람의 예상보다 평균 48%나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 분명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기꺼이 타인을 돕는다. 또한 이 연구는 우리가 돕는 사람의 노력을 과소평가한다는 사실도 일러줬다. 왜일까?
어느 정도는 부탁을 거절당하거나 건성으로 도움을 받을 때 우리가 무시하곤 하는 심리적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대부분 남을 돕는 행위에서 쉽고 효율적으로 무의식적인 감정적 편익을 얻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7년 스위스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다른 사람에게 적은 돈이라도 기부하겠다고 서약한 사람은 자기에게만 돈을 쓰겠다고 계획한 사람보다 더 행복감을 느꼈다.
성공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비결은 이런 특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상대가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결정권이 자신에게 있어서 돕는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 도와줘야 한다고 말하거나, 선택권이 없는 것처럼 들리는 지시형 표현은 삼가야 한다. 이 방법을 활용해 보자면, 일단 “부탁 좀 해도 될까요?” 같은 말로 서두를 꺼내 관심을 붙잡는다. 그런 다음 “이런 부탁을 해야 하다니, 정말 죄송하네요”처럼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미안해 하면 부탁이 덜 강압적으로 느껴진다. “당신이 도와주면 나도 도울게요” 같은 상호주의적 발언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빚을 지거나 단순히 거래관계로 엮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딱히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는 듯 “나는 원래 잘 도와 달라는 편이 아니야”라거나 “별것 아닌 부탁이야”라고 말하는 것도 효과가 떨어진다. 도움이 하찮거나 심지어 불필요하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위험을 피하는 대신 타인의 반응을 조정해서,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내가 강화요소 또는 단서cue라고 부르는 이 방법은, 어떤 부탁을 할 때 통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주위 사람이 더 큰 도움을 베풀도록 일상 대화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3가지 강화 요소
내집단in-group. 도움을 얻기 위해 잠재적 조력자에게 전해야 할 첫 번째 단서는, 당신이 그 팀에 속해 있고, 팀은 중요하다는 확신이다. 이는 자신을 지지하는 사회집단에 소속돼야만 안정을 느끼는 인간 본성을 이용한 것으로, 실행방법은 여러 가지다. 스탠퍼드대 프리얀카 카Priyanka Carr와 그레그 월턴Greg Walton의 연구를 예로 들자면, 그저 ‘함께’라는 단어를 말하기만 해도 효과가 있다. 혼자서 퍼즐을 푸는 참가자들에게 다른 방에서 비슷한 작업을 하는 사람과 나중에 팁을 교환할 수 있다고 말해 줬더니, 완전히 혼자 작업한다고 믿는 사람보다 48% 더 오래 일하고, 더 많은 문제를 풀고, 작업으로 인한 피로감도 덜하다고 대답했다.
팀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하려는 욕구, 업계 경쟁사와의 경쟁, 슈퍼히어로 영화에 대한 애호 등 공통의 목표, 경쟁자, 특성을 언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집단’이라는 강력한 연대감을 끌어내는 최고의 방법은 공통의 경험, 인식, 사고, 감정을 강조하는 것이다. 팀에 고위관리직 여성이 둘뿐이라면 “여성은 우리 둘밖에 없네요”(특성 강조), “우리가 늘 방해받는 거 아시죠?”(경험 공유)라고 말하라.
긍정적 정체성.두 번째 단서는 잠재적 조력자가 그들의 특성이나 역할로 인해, 자신이 남을 도울 수 있는 특별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거나 그 생각을 강화하는 것이다. 즉 당신에게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마치 일과처럼 다른 사람도 도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일러주는 것이다. 한 연구결과를 예로 들면, 사람들은 자신이 ‘후한 기부자’라고 생각할 때, 단순히 ‘기부하라’는 권유를 받을 때보다 더 많이 기부한다. 또 세 살 아이도 “남을 돕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남을 도울 수 있다”라고 말할 때보다 블록 정리 같은 일을 끝내는 데 더 많은 동기 부여가 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긍정적 정체성에 똑같은 이미지를 상상하는 것은 아니다. 환경보호에 관한 연구 사례를 보면, 진보주의자는 ‘자연을 보호하자’ ‘모든 생명에 가해지는 고통을 막자’ 같은 구호를 선호한다. 보수주의자는 ‘애국심을 보이자’ ‘나와 조국에 책임감을 갖자’라는 말에 더 잘 반응한다.
감사는 돕는 사람의 긍정적 정체성을 높이는 또 하나의 강력한 방법이다. 최근 생산성 프로그램 제작기업 부메랑Boomerang이 35만 개 이메일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미리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맺음말에 대한 평균 응답률은 63~66%로, ‘안부를 전합니다’ ‘응원합니다’처럼 흔한 문구의 응답률 51~54%보다 높았다. 미리 표현한 감사인사라도 그 도움이 얼마나 나에게 이득이 되는지보다 상대의 관용과 사심 없는 마음에 더 초점을 맞추면, 사람들은 계속 관심을 갖고 당신을 돕게 된다.
효과.사람들은 자기가 도와준 결과를 보거나 알고 싶어한다. 이는 이기심이 아니다. 많은 심리학자가 자신의 행동이 의도한 결과를 냈다는 사실을 알고 그 효과를 느끼는 것이 인간에게 기본적인 동기를 부여한다고 믿는다. 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생각한다. 와튼스쿨 심리학 교수 애덤 그랜트Adam Grant가 교육 및 마케팅 소프트웨어 회사의 아웃바운드[1]콜센터에서 시행한 조사 결과를 보자. 콜센터 직원들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다른 부서를 위해 이익을 창출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지원받는 부서의 직원이 찾아와 이들의 역할이 자신과 다른 직원의 업무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한 뒤로, 콜센터 매출과 수익은 두 배로 뛰었다. 잠재적 조력자가 당신에게 자기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하려면, 필요한 내용과 예상되는 영향을 분명히 밝혀라. 동료에게 고객제안서를 검토해 달라고 부탁한다고 하면, “XYZ사에 제안서를 보내기 전에 검토 좀 해줄래? 지난번 ABC사에 보내 성공한 제안서는 네 조언이 정말 도움이 됐어”라고 말하면 된다.
또 나중에 후속 경과를 알려주겠다고 약속하고, 지켜라. 어떻게 도와줄지는 되도록 상대가 선택하게 하고, 원래 부탁했던 것과 다른 대안을 제시해도 기꺼이 받아들여라. 도와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 그들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1] 잠재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신규고객 유치 및 이벤트 초대 등의 일을 하는 텔레마케팅의 한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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