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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신규 시장의 수수께끼

매거진
2020. 5-6월호
Entrepreneurship

신규 시장의 수수께끼

076

이머징 산업에선 왜 하던 대로 하면 안 되는가?

기업에 주어진 과제
경영자들은 신규 시장에 적합한 사업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신규 시장에서는 경쟁의 역학구도가 끊임 없이 변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 전략 이론에 따른 접근법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인사이트
신규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을 분석해 봤더니, 이른바 ‘평행놀이parallel play’를 하듯, 마치 아이가 세상을 탐색하고 테스트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이트의 적용
초반에는 차별화 전략을 일단 잊어라. 그 대신 다른 경쟁자가 어떻게 하는지, 경쟁자의 어떤 것을 모방할 수 있는지 살핀다. 실험도 꾸준히 하면서 가치 창출을 위한 하나의 템플릿을 만드는 데 전념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사업 모델 하나만으로 사업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사업 모델은 의도적으로 미완성인 채 남겨둬라. 신규 시장이 격동기를 지나 안정기에 들어서면, 그때 모델을 완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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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동안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이 여기저기서 싹텄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물류용 로봇, 스마트폰 등 다양한 첨단기술의 잇따른 등장으로 모든 산업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났고, 그 결과 기존의 산업 분류법은 구시대의 유물이 됐다. 드론의 상용화와 자율주행 트럭, 가상 증강현실, 식물성 재료를 활용한 대체육이 인기를 끄는 등 끊임없이 밀려들어 오는 혁신의 물결을 보면 창의력이 시장 패러다임을 지배하는 시대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관점에서 신규 시장은 지구의 시공간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SF소설 속 웜홀과 같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전략을 짤 때는 ‘어디에 판을 깔고 어떻게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새로운 시장에선 쉽게 답할 수 없는 문제다.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 대기업도 과감하게 허를 찔러오는 스타트업에 휘청거린다. 오늘의 승자라고 내일도 승자라는 법이 없다. 예를 들어, 오늘날 온라인결제 시장의 최강자는 명실상부 페이팔이지만, 초기에는 빌포인트Billpoint라는 회사였다. 개인유전체학 분야도 23앤드미23andMe라는 기업이 업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앞으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두고 볼 일이다.

흔히 신규 시장을 개척한다고 하면, 표지물이나 그럴듯한 길잡이 도구 하나 없는 낯선 미지의 영역을 정복하는 일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본 연구팀은 신규 시장의 성공과 실패 패턴을 연구하면서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지난 수년간 연구팀은 개인유전체 분석부터 증강현실과 드론, 핀테크 산업에 이르기까지 여러 업계의 신흥기업가와 사내 혁신가 200명 이상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성공한 기업들 전체를 관통하는 암묵적 규칙과 특정 행동을 밝혀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때의 규칙과 행동은 전통적인 비즈니스 전략 및 모델 수립의 원칙에서 벗어난 측면이 많았다.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전략 프레임워크나 다름없어 보였다. 신규 시장에서 혁신을 꿈꾸는 이들의 길잡이이자 장애물을 뛰어넘도록 도와주는 공식이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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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전략 이론에 대한 대안

전통적인 비즈니스 사고에서 전략의 핵심이란 경쟁기업과 차별화하는 것을 뜻한다. 성공적 전략을 도입한 기업은 경쟁자보다 우수한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한다. 경쟁우위의 동력이 무엇이 됐든, 보다 효과적으로 특정 고객군에게 제품•서비스를 선보이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더 나은 혜택을 안겨주는 데 집중한다. 전략책임자의 일이란 현재와 미래의 경쟁자를 두루 파악하고 이들을 이기는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벤처캐피털리스트로부터 ‘누구를 경쟁자라고 생각하는지’ ‘어떻게 이들과 차별화된 제품•서비스를 내놓을지’ 관련 계획을 공개하라는 요구를 받기 때문에, 차별화 전략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신규 시장에서 이런 전통적 전략 이론은 효과가 없다. 새로운 시장이나 사업군이 막 형성되기 시작하는 시기인데, 기업 입장에서 어떤 지점에서 남과 다르게 해야 고객을 사로잡을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게다가 새 시장에서의 경쟁이란, 대개 아무것도 모르는 소규모 벤처기업끼리 모여 서로를 견제하는 일이다. 전통적 전략 프레임워크가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산업구조분석으로 유명한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의 ‘파이브 포스Five Force’ 경쟁요소 분석(기존 경쟁자, 공급자와의 교섭력, 구매자의 교섭력, 대체품, 신규 진입자)도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그 다섯 요소가 유동적으로 변하고 그 일부가 갑자기 사라졌다 등장하는 일이 일상적이기 때문이다.(마이클 포터는 신규 시장에서의 이러한 어려움을 잘 알았다. 그는 “매니저는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 어떤 상품•서비스가 가장 인기있을지, 이를 제공하는 데 가장 최적화된 기술과 활동은 무엇인지 등을 판단하는 데 있어 매우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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