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카시트, 담배꽁초, 다 쓴 콘택트렌즈. 대다수 사람들은 이런 쓰레기가 결국 매립지로 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톰 재키의 눈에는 이 모두가 재활용품이다. 재키는 테라사이클TerraCycle과 테라사이클이 새롭게 추진하는 프로젝트 루프Loop의 CEO 겸 회장이다. 테라사이클과 루프는 소비자와 기업과 폐기물 간의 간극을 연결해주는 순환경제 솔루션을 제공한다. 2001년 설립된 테라사이클은 기업, 정부와 손을 잡고 재활용하기 까다로운 품목들을 파악해 새로운 쓸모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는 민간 재활용기업이다. 2019년 중반에 정식으로 런칭한 루프는 여러 브랜드와 협업해 타이드Tide 세탁세제나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같은 일반 소비재 제품에 재사용할 수 있는 포장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쓰레기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HBR은 인간이 매일 만들어내는 방대한 쓰레기를 줄이는데 소비자, 기업, 정부가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 쓰레기 절감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톰 재키의 말을 들어봤다.
지금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독특한 지점에 위치하고 계신데요. 양측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요? 그리고 지속가능성에 덜 호의적인 쪽은 어디인가요?
최근 2년 동안 쓰레기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크게 변했습니다. 쓰레기가 미치는 악영향을 깨닫고 이 문제를 위기로 인식하기 시작했죠. 그래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편의, 성능, 가격과 같이 개인적으로 이득이 되는 소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소비 행태를 바꾸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이런 적극적인 의견 개진만으로도 아주 흥미로운 현상이 벌어집니다. 바로 브랜드들이 이런 트렌드에 눈을 뜨고 있다는 건데요. 입법자들도 이를 깨닫고 비닐봉투와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처럼 소비재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들을 통과시키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몇 년 뒤부터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손님에게 플라스틱 접시, 컵, 식기 같은 테이크아웃 용품을 제공하는 게 금지됩니다. 이런 법은 결국 소비재 소매유통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기업이 남긴 구멍을 정부가 메우고 있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소비자들이 직접 실천에 옮기도록 정부가 유도하고 있나요?
현실은 이보다 더 복잡합니다. 2년 전만 해도 플라스틱 빨대는 그리 큰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문제를 상징하는 존재가 됐죠. 대중의 거센 요구에 따라 입법자들은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들을 통과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기업들이 더 많은 법안들이 마련되기 전에 먼저 빨대 사용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니까 소비자의 압박이 입법자들을 움직였고 기업이 여기에 가세한 셈입니다. 이제 플라스틱 빨대는 사실상 사라지고 있습니다. 소비자, 정부, 기업 모두가 서로를 부추겼기 때문에 나온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