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꼭 맞는 아티클이 이번 호에 실렸더군요. ‘부실한 승계 계획에서 발생하는 많은 비용-차기 CEO를 찾는 더 나은 방법’입니다.
새롭게 대표를 선임해야 할 때 많은 기업이 고민합니다. 외부에서 스타 경영자를 영입하는 게 좋을지, 내부에서 적임자를 찾아 맡기는 게 좋을지 하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아티클을 쓴 연구진은 “외부 채용인이 내부인보다 높은 성과를 낼 확률이 60%인 경우는 7.2%, 90%인 경우는 2.8%에 불과했다”고 설명합니다. 외부인이 과시하는 과거의 성공 경험에 현혹되기보다는 내부인의 성장 잠재력과 문화적 적합성, 리더십 역량 등을 의도적으로 발굴하고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입니다. HBR을 만드는 조직원의 하나였다가 새로 수장을 맡게 된 입장에서 상당히 마음에 드는 연구 결과입니다.
안심만 시켜주는 글은 아닙니다. 필자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리더들이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으로 감성지능(EQ)을 꼽았습니다. 사전적 의미에서의 EQ는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조절해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꾸려갈 수 있게 하는 마음의 지능지수입니다. 조직을 이끌어 가는 리더의 입장에서 EQ란, 초 단위로 달라지는 경영환경에 대한 유연한 적응력, 뜻대로 좌우할 수 없는 인과관계 앞에서 적극적으로 발휘해야 할 자제력, 조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하나의 목적을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관계관리 능력을 포괄합니다. 필자들은 미적분이나 코딩을 배우는 것보다도 어려워 보이는 일이지만 변동성이 높고 너무나 불확실한 요즘의 경영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나아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리더들이 반드시 갈고닦아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각 조직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여러 리더들에게도, HBR을 새로 맡아 이끌어 가야 할 제게도 던져주는 메시지가 명확한 아티클입니다.
이 밖에도 이번 호에는 날로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미중 관계를 본질적으로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중국 바로 알기’와 유망해 보였던 스타트업들이 실패하는 이유를 유형별로 정리한 ‘스타트업, 왜 실패하는가?’가 실렸습니다. 전례 없는 속도로 백신 개발에 나선 화이자의 지난 1년을 돌아보는 ‘화이자 CEO, 기록적으로 빠른 시간에 백신 개발에 성공한 비결’도 읽어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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