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미래는 혁신에 달렸다. 중국 사람 모두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늘 그랬던 건 아니다. 지난 50년 동안 중국에서 약 7억 명을 절박한 빈곤에서 벗어나게 한 제조업 기적을 이끈 건 혁신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이른바 ‘폭력적 모방brute-force imitation’이 동인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전후 베이비붐 동안 태어난 수억 명의 야심 찬 노동자들이 무한한 듯 제공한 값싼 노동력에 기대 다른 나라의 혁신을 만드는 데 엄청난 헌신을 했다. 이런 노력으로 산업혁명을 놓친 중국이 불과 10~2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제조기술 발전을 흡수할 수 있었다. 적합하게도 중국은 ‘글로벌 카피캣’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이제 시대가 변하고 있다. 중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로 대체되고 있다. 이들은 출산율을 인구대체수준1 이하로 낮추기 위해 고안돼 1979년 공식적으로 시작된 한 자녀 정책 아래 태어났다. 정책은 효과가 있었지만 새로운 인구통계학적 현실이 창출됐다. 오늘날 중국은 소멸해가는 베이비붐 세대 노동자를 보충할 만큼 밀레니얼과 Z세대 노동자가 충분히 증가하고 있지 않다. 국가통계국은 중국의 노동인구가 2030년에는 2015년보다 8100만 명 줄어들고, 그 이후에는 해마다 평균 760만 명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명 심각한 영향이 있을 것이다. 젊은 노동자 풀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고령 인구를 부양하고자 한다면 더는 모방에 의존할 수 없다. 혁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이 혁신할 수 있을까? 수십 년 동안 혁신을 바탕으로 경제를 구축해 온 선진국들과 글로벌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을까? 많은 의구심이 든다. 최근 서구는 풍부한 혁신과 혁신가를 꾸준히 배출해 왔지만 중국이 배출한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2014년 3월 HBR은 레지나 아브라미, 윌리엄 커비, 워런 맥팔란이 쓴 ‘왜 중국은 혁신할 수 없는가?’를 실었다. 중국에 대한 전통적 시각이 담긴 아티클이었다. 당시 필자들의 주장은 탄탄하게 잘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불과 2년 뒤, 가장 짧은 기간에 10억 달러 가치에 도달한 10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중국 기업이었고, 그중 6개 기업이 아티클이 출판된 해에 설립됐다.
2020년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겨우 14위를 차지했던 국가에서 이는 놀라운 수치다. 분명 무엇인가 중국 기업들을 정상으로 이끌었지만 우리가 혁신을 평가하는 데 사용하는 지표가 이를 놓쳤다. 우리는 놀랍고, 대담하고, 역동적 사고를 가진 카리스마 넘치는 영웅처럼 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사람과 회사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지표로 보면 미국의 혁신 생태계는 탁월하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세계 강대국들 사이에 ‘혁신 냉전’이 형성되면서 중국은 미국과 어느 정도 동등한 위치에 올랐다. 그 성공의 원동력은 결코 혁신가가 아닐지도 모른다.
중국 기업의 글로벌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이제 다른 어느 나라에도 없는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바로 전례 없는 변화를 겪으며 살아온 거대한 인구, 그 결과 전 세계 어디에서도 따라올 수 없는 속도와 규모로 혁신을 채택하고 적응하는 놀라운 성향을 발전시킨 인구다.
즉 수억 명의 고도로 채택적hyper-adoptive이고 고도로 적응적hyper-adaptive인 소비자가 오늘날 중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한 중국 혁신 생태계의 특징이다. 결국 혁신은 사람들의 사용 의지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 그리고 그 방면에서 중국은 적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