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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 전략

플랫폼을 내 브랜드에 맞춰 똑똑하게 이용하는 법

매거진
2021. 5-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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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ETITION


플랫폼을 내 브랜드에 맞춰 똑똑하게 이용하는 법

플랫폼의 비즈니스 상품화를 막아라



내용 요약

문제점
대규모 디지털 다면플랫폼에서 제품, 서비스 및 콘텐츠를 제공하는 판매자들은 치열한 가격 경쟁, 이윤 압착margin squeeze, 고객 관계에 대한 자율성 상실 등을 직면하고 있다.

근본 원인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전하는 사업자들이 늘어나면서 대규모 고객을 유치하고자 하는 판매자들이 이전보다 더욱 더 플랫폼에 의존하게 됐다.

해결책
플랫폼을 활용하면서도 상품화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여러 전략을 사용한다. 직접적인 채널을 개발하고 투자하는 한편 플랫폼을 쇼룸으로 이용해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플랫폼에 고도로 차별화된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해서 깊이를 추구하거나 플랫폼의 특정 기능에 대한 전문지식을 활용해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서 넓이를 추구할 수 있다. 또한 플랫폼에 대한 규제 및 조사의 강도가 높아진 상황을 이용해 홍보와 로비 운동을 벌일 수도 있다.



MSP가 유치하는 판매자가 많아질수록 판매자 간 가격 경쟁도 점점 더 치열해진다. 플랫폼들이 판매자의 의존성을 교묘하게 이용하거나 아예 드러내 놓고 악용하는 경우도 있다. 수수료를 인상하고 가격이 더욱 강조되게끔 추천 알고리즘을 변경한다. 검색 결과에 잘 노출될 수 있도록 가시성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광고를 요구하기도 한다. 판매자들의 제품을 모방해 판매자와 경쟁하거나 판매자가 다른 곳에서 상이한 가격을 설정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규칙과 디자인을 의도적으로 변경해 판매자와 고객의 관계를 약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알리바바와 아마존에 등재된 판매자,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의 개발자, 도어대시DoorDash, 그럽허브Grubhub, 우버 이츠UberEats 같은 음식배달 플랫폼의 식당,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등 호텔예약 플랫폼의 호텔, 텐센트가 개발한 중국의 국민메신저 위챗을 이용하는 소기업들, 페이스북과 구글, 트위터에 기사를 올리는 언론매체 등 광범위한 기업들이 이런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이에 전 세계 반독점 및 규제 당국들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일부 대규모 MSP 사업자들의 시장 지배력 남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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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라고 손 놓고 있을 필요는 없다. 착취와 상품화를 피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면 된다. 필자들은 이런 전략들을 네 가지 범주로 나눠봤다.

직접 채널direct channel을 개발하고 투자한다

판매자라면 주요 MSP상에서의 활동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브랜드 전용 웹사이트나 앱처럼 고객에게 직접 다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체 채널에 투자해서 MSP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게 좋다. 모든 기능을 갖춘 온라인 상점을 구축하기는 이전보다 훨씬 쉽고 저렴해졌다. 쇼피파이Shopify, 빅커머스BigCommerce, 마젠토Magento, 우커머스WooCommerce, 메일침프Mailchimp, 스퀘어Square, 애피파이Appy Pie, 윅스Wix 등 손만 뻗으면 이커머스 시스템을 바로 장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원스톱 솔루션들business-in-a-box solutions 덕분이다. 이런 소프트웨어 툴 업체를 활용할 때와 MSP에 의존할 때의 차이점은 전자의 경우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에 대한 지배력 행사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례로 쇼피파이는 브랜드의 온라인 판매를 위한 모든 디지털 툴과 인프라를 제공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당 브랜드의 온라인 상점이 이를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쇼피파이는100만 개 이상의 브랜드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쇼핑몰들이 쇼피파이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존처럼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판매자가 상품화할 우려도 없다. “아마존은 제국을 건설하려고 하지만 쇼피파이는 반란군의 무장을 돕는다.” 쇼피파이의 창업자이자 CEO인 토비아스 뤼트케Tobias Lütke의 말이다.

MSP가 제국 건설에 나선 다른 시장 부문에서도 유사한 원스톱 솔루션들이 등장하고 있다. 요식업계를 예로 들어보자. 도어대시와 그럽허브, 우버이츠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음식의 주문배달을 신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 5년간 식당들이 이런 플랫폼에 더욱 의존하게 되면서 이제는 20~35 %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온라인 배달업체들이 의심스러운 관행에 연루돼 있다는 보고도 있다. 그럽허브의 경우 식당이 직접 주문을 받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이는 웹사이트를 별도로 만들었다고 한다. 한편 요즘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인 초우나우ChowNow와 올로Olo는 온라인에서 직접 음식을 판매할 수 있는 백엔드 기술을 제공하며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식당들은 소정의 가입비만 내면 웹사이트 및 모바일 앱을 구동하고 주문과 결제, 식당별 고객보상 프로그램, 마케팅과 관련된 기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 관계, 배달 및 판매 채널 선택에 있어서는 완전한 자율성을 보장받는다.

물론 이런 온라인 비즈니스 원스톱 솔루션의 단점은 고객을 사이트로 유도하는 방법을 판매자가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솔루션 업체들이 파트너십을 통해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례로 쇼피파이는 2020년 5월 페이스북과 제휴를 통해 판매자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상점을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6월에는 월마트와 제휴해 월마트 이커머스 시장에 제3자 판매자로 쉽게 등재할 수 있도록 도왔다. 다수의 MSP에 가입하는 ‘멀티 호밍multihoming’을 하면 특정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다. 불리한 조건을 강요하는 플랫폼에서 보다 쉽게 탈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전략적으로 중요한 판매자의 탈퇴 압박이 MSP를 견제하는 역할을 할 때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 참고로 필자 중 한 명인 줄리언은 페이스북에 컨설팅을 제공해 왔고 HBR은 페이스북에 콘텐츠를 게재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쇼피파이처럼 온라인 비즈니스에 필요한 인프라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Shopify for X’ 방식이 점점 더 많은 분야에 적용되고 있으며, 이제는 실로 다양한 기업들이 반군 무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 쇼핑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덤플링Dumpling을 이용하면 인스타카트Instacart와 같은 MSP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거나 탈피할 수 있다. 라이트Lyte는 장소 또는 이벤트 소유자가 티켓팅을 관리할 수 있는 기술과 툴을 제공하기 때문에 스텁허브StubHub나 티켓마스터Ticketmaster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영국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의 경우 니어스트NearSt를 이용하면 아마존에 재고를 리스팅하지 않아도 구글에서 재고 검색이 가능하다. 여담이지만 필자들 모두 니어스트의 투자자다.

MSP를 쇼룸처럼 이용한다

판매자가 엄청난 수의 구매자를 유치하고 있는 MSP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온라인 비즈니스 원스톱 솔루션을 활용하면 MSP를 주로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채널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면 고객 데이터 등 고객관계에 더욱 많은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으로 맞춤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서 비즈니스를 차별화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MSP를 쇼룸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MSP를 통해 주문을 처리하되 판매자의 자체 채널을 통해 딜이나 안내 사항을 제시하는 전술이다. 예를 들어 음식 배달 플랫폼에서 수거해가는 음식 꾸러미에 쿠폰을 함께 넣어 보내 고객을 식당의 웹사이트로 유도하고 다음 번에 식당으로 직접 주문하면 할인을 제공하는 식이다.

판매자의 직접 채널에 더욱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충성도 보상을 제시해서 MSP에 노출되는 제공물offerings을 제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마존에서도 그렇게 하는 업체들이 있다. 로스리더loss-leader, 즉 유인 상품의 최초 주문을 가능하면 아마존을 통해 받고, 주문을 처리할 때 쿠폰을 제공해서 고객들이 판매자의 자체 채널을 통해 재주문, 타 상품 구매, 회원가입을 하도록 유도한다.

물론 소비자가 직접 채널로 갈아타게 만드는 특효약은 바로 가격 할인이다. 어떤 MSP는 가격 할인을 계약으로 금지하고 있다. 일례로 부킹닷컴과 익스피디아에 등재된 호텔들은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금액보다 낮은 객실 요금을 호텔 웹사이트에 게시할 수 없다. 많은 호텔 체인들은 이에 대응하고자 고객이 호텔 고유 채널을 통해 예약하면 특정 객실을 선택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추가 혜택 및 충성도 보상을 제공한다.

깊이를 추구하거나 넓이를 확장한다

MSP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경쟁우위를 구축하면서도 상품화의 위험에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첫째, 고도로 차별화된 특정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MSP의 규모 경제를 활용하는 ‘깊이’를 추구하든지, 둘째,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범위의 경제를 활용한다는 의미에서 ‘넓이’를 확장해야 한다.

깊이 추구. 일반적으로 한 가지 제품 또는 서비스에만 특화하는 방법은 경쟁우위를 달성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며 특히 MSP에서 활동하는 판매자들에게는 더더욱 중요하다. 디지털 플랫폼에서는 소비자가 다양한 제품을 손쉽게 비교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지리적 장벽이 허물어지고 대규모 사용자 기반이 축적되기 때문에 판매자들의 사업반경도 크게 넓어진다. 이런 특징들을 종합해서 판단해본다면 MSP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판매자들일수록 특정화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최고의 품질 또는 최저의 가격으로 공급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MSP에서 심층 특화deep specialization를 하면 자기 강화 사이클self-reinforcing cycle을 만들 수 있다. 제품이 소비자가 검색하는 내용과 일치할수록 순위가 높아지고,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표적고객을 해당 제품으로 유도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평가하게 되므로 제품의 우위도 덩달아 강해진다. 고도로 특화된 판매자는 이런 식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충전기, 보조배터리 등 컴퓨터 및 휴대전화 주변기기를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중국 기업 앵커Anker를 예로 들어보자. 시장 가치가 거의 730억 달러에 달하는 앵커는 아마존닷컴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제3자 판매자 중 하나다.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시하는 의견은 바로 아마존 리뷰입니다.” 설립자 스티븐 양Steven Yang의 말이다. 처음에는 아마존이 유일한 판매처였지만 이제는 베스트바이Best Buy, 타겟Target, 월마트 등의 오프라인 마트를 포함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조금 다른 맥락이지만 유튜브의 ‘5-Minute Crafts’, ‘Dude Perfect’, ‘MrBeast’ 같은 채널이나 페이스북 커뮤니티 ‘Bored Panda’, 인스타그램의 ‘9GAG’ 등 초전문화된hyperspecialized 콘텐츠 제공자들도 비슷한 사례다. 더 많은 조회수와 ‘좋아요’를 획득할수록 수익이 높아지고, 그만큼 양질의 다수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더 많이 투자할 수 있게 되므로 더욱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

넓이 확장. 다른 대안으로는 판매자가 MSP의 특정 기능들에 대한 전문지식을 구축한 다음 여러 제품 및 서비스에 적용해서 범위의 경제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의 제3자 판매자들 중에는 상품의 리스팅, 마케팅, 판매를 매우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개발해 비교적 전문지식이 부족한 소상공인의 상품을 다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전략을 가장 성공적으로 구사하고 있는 업체 중 하나가 바로 아마존의 스라시오Thrasio다. 2018년 7월에 설립된 스라시오는 불과 2년 만에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 넘어서며 유니콘 기업 지위를 획득하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웠다. 당시 40개 이상, 그리고 2020년 말까지 50개 이상의 아마존 제3자 판매자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운영 및 마케팅, 검색 전문 지식을 활용해 매출을 늘릴 수 있었다. 스라시오는 반려동물 탈취제부터 양말, 주방용품에 이르기까지 자사가 제공하는 1만 개 이상 제품의 가격책정, 광고, 제품 종류, 리스팅 디자인 등 제품 선정 및 판매 방법에 관한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그 제품들을 교차 판매해서 범위의 경제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배송 및 아마존 광고 지출에서 규모의 경제의 혜택도 받고 있다. 아마존에서 소위 이런 롤업rollup 전략을 채택한 회사로는 그 외에도 부스티드 커머스Boosted Commerce, 헤이데이Heyday, 퍼치Perch 등이 있으며 모두 상당한 벤처 자금을 조달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스냅챗, 틱톡,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MSP에 색다른 스포츠 콘텐츠를 게시하며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스타트업 웨이브닷티비Wave.tv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한다. 웨이브닷티비는 다양한 소스에서 얻은 콘텐츠나 콘텐츠 라이선스를 자사의 기술 및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벤치몹BenchMob, 헤이메이커스Haymakers, 버킷츠Buckets 등 15개 이상의 브랜드 이름으로 다시 포장repackage한다. 그리고 자사가 활동하고 있는 많은 MSP로 콘텐츠의 송출 범위를 확대한다.

이런 확장 전략은 많은 수의 제품 또는 서비스를 통합할수록 이상적이지만 중소 규모의 판매자라 할지라도 고려해 볼 수 있는 전략이다. 특정 MSP 기능을 활용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한 후 소수 제품에 적용해서 범위의 경제를 창출하면 된다.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현 판매자의 실적이 저조한 편이라면 특히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최적의 전략 선택. 심층 특화는 MSP에서 사업을 출발한 소규모 ‘플랫폼 태생’ 판매자들에게는 최고의 전략이다. 플랫폼은 사실상 이런 틈새 상품이나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해서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심층 특화는 MSP 외부에 기존 사업을 갖고 있는 소규모 혹은 대형 판매자에게도 최상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들에게는 기존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제공물을 MSP에 적응시키는 편이 수평적 활용이 가능한 특정 MSP 기능에 대한 전문지식을 구축하는 것보다 수월하다. ‘비태생’ 판매자라고 해서 후자에 비교 우위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단 MSP에서 성공하려면 혼자 외부에서 사업할 때보다 훨씬 더 심도 있는 특화가 필요할 수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한편 특화된 상품이나 서비스로 성공을 거뒀지만 해당 틈새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여지가 없는 플랫폼 태생 사업자라면 자연스레 확장 전략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이런 사업자는 MSP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면서 얻은 심층적인 전문지식을 다른 제품 또는 서비스로 수평 확장하면 된다. 확장은 점점 더 많은 판매자들이 선호하고 있는 방법이다. 스라시오도 대규모 MSP에서 발생하는 범위의 경제를 활용하기 위해 특별히 설립되고 자본화된 케이스다.

때로는 외생적인 수용력 제약exogenous capacity constraints 때문에 깊이 추구로 달성할 수 있는 규모가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 수용 가능 인원이 물리적으로 제한돼 있는 에어비엔비의 호스트나 직원수 및 시간 제약이 있는 도어대시와 그럽허브의 식당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렇다고 모든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서둘러 더 많은 아파트를 확보해야 된다거나 모든 레스토랑이 음식 배달에 최적화된 공유 주방이라고 하는, 소위 클라우드 키친을 운영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럴 때는 자원이 제한돼 있고 이미 틈새시장을 개척해 놓은 상태기 때문에 자신만의 고유가치에 보다 전념하는 편이 낫다.

홍보와 로비 운동을 펼친다

크고 작은 판매자들은 대규모 MSP들이 규제당국이나 연구자, 미디어 등의 강도 높은 조사와 비판을 받는 상황을 이용해 자신이 추구하는 명분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높이고 비즈니스 상품화 관행에 맞서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협상을 하거나,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리고, 반독점 당국 또는 법원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다른 판매자들과 협력해 특정 MSP 관행에 맞서는 등 다양한 전술을 활용할 수 있다.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의 제작사 에픽게임즈Epic Games는 현재 진행 중인 애플과의 분쟁에서 위의 모든 전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는 부분은 iOS 게임의 디지털 아이템 구매 시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결제해야 한다는 애플의 요구사항이다. 이 조항 덕분에 애플은 게임에서 발생한 매출 30%를 수수료로 떼 간다. 에픽은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한편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를 모티브로 매킨토시 PC를 소개한 애플의 1984년 레전드 광고를 패러디한 영상물을 배포해 자신의 입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뿐만 아니라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고, 스포티파이Spotify, 매치그룹Match Group 등 안드로이드 및 iOS 기반 개발자들과 함께 앱 공정성을 위한 연합the Coalition for App Fairness을 결성해 규제당국을 대상으로 로비를 전개해 나갔다. 이러한 노력들 덕분에 애플은 앱 업데이트 승인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등 일부 정책을 완화했다. 또한 2020년 11월에는 연간 매출 1백만 달러 미만인 앱 개발자의 수수료를 절반으로 인하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 밖에도 2019년 8월 인도 뉴델리의 식당 자영업자들은 조마토Zomato, 스위기Swiggy, 우버이츠Uber Eats 등 대형 음식 배달 플랫폼에 맞서 조직적인 공공캠페인을 벌였다. 트위터에 해시태그 #로그아웃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플랫폼에 압력을 행사하고,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초특가 할인 이벤트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런 할인 혜택은 식당 주머니에서 나온다. 조마토의 CEO는 결국 식당들에게 공개사과하고 일부 요구사항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판매자들이 규제 및 독점 금지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는 MSP 관행들을 미리 알아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지식이 있으면 어떤 유형의 불만이 관철될 가능성이 높은지도 판단할 수 있다. 요즘 타깃으로 삼기 쉬운 관행은 판매자의 외부활동 제한이다. 앞서 언급했듯 개발자는 반드시 앱스토어를 통해야 한다는 애플의 요구사항이나 판매자가 다른 플랫폼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독점조항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독점조항 관련 조사를 받고 있으며 그랩은 싱가포르 내 운전자들에게 독점조항을 요구할 수 없도록 금지됐다. 유리한 타깃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관행은 앞서 언급했던 이른바 가격동일성 조항price-parity clauses이나 최혜국 조항과 같은 계약상 제한이다. 호텔 예약이나 기타 가격 비교 MSP에서 널리 이용하는 조항으로 판매자들이 경쟁 채널에서 더 낮은 가격을 설정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유럽의 경우 이런 제한들 중 일부가 규제당국의 압력으로 해제됐고, 2019년 아마존은 미국 제3자 판매자와의 계약에서 최혜국 조항을 소리소문 없이 삭제했다. 유럽에서는 이미 6년 전 삭제한 조항이다.

판매자가 직접 MSP의 불공정 경쟁에 맞설 수도 있다. 일부 플랫폼에서는 제3자 판매자가 생성한 전용 데이터를 사용해 경쟁 상품을 출시했으며 아마존과 애플도 이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색 및 순위 알고리즘에서 자사의 제품을 제3자 판매자의 제품보다 더욱 유리하게 취급하는 ‘자기 편익self-preferencing’ 행위에 관여한 플랫폼도 있다. 아마존과 구글도 역시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발의된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은 규제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은 MSP 관행에 대한 추가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방금 설명한 것 외에도 판매자와 관련성이 높은 관행으로는 판매자가 MSP를 통해 유치한 사용자에게 제품을 직접 홍보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시도, MSP의 핵심 제공물과 연계된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하려는 시도, MSP를 통해 생성한 데이터에 대한 접근 및 외부로의 복사를 제한하는 행위 등이 있다.

새로운 도구와 기술의 출현으로 영세 판매자부터 대규모 판매자까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확대되고, 새로운 규정들이 생겨나면서 MSP에 발목 잡힐 위험도 줄어들고 있다. 그렇기에 판매자는 더욱 큰 자신감을 갖고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다. 아마존의 앵커나 스라시오처럼 MSP를 활용해 규모나 재무 면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판매자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오히려 판매자 쪽에서 부분적으로나마 MSP를 상품화하는 재미난 역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례로 애플은 에픽과의 법적 분쟁이 끝나면 라이벌 앱스토어와 결제 시스템을 아이폰에서 배제할 수 없게 될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일부 개발자들은 십중팔구 독자적인 전문 앱스토어를 제공할 것이다. 게임에서는 에픽 스토어, 음악에서는 스포티파이 스토어가 출시될 날도 멀지 않은 듯하다. 더 나아가 iOS나 안드로이드 플랫폼 이외에 새로운 유형의 플랫폼을 창조할 새로운 판매자의 출현도 기대된다. 오늘의 MSP 판매자가 내일의 대형 MSP를 구축하는 주인공이 될지도 모른다.




안드레이 하지우(Andrei Hagiu)는 보스턴대 퀘스트롬경영대학원 정보시스템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트위터: @theplatformguy.
줄리언 라이트(Julian Wright)는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필자들은 싱가포르 교육부 사회과학연구주제기금(Singapore Ministry of Education Social Science Research Thematic Grant)의 연구지원을 받고 있다. 이 글에 제시된 모든 의견, 연구결과, 결론이나 권고는 필자들의 것이며 싱가포르 교육부나 싱가포르 정부의 견해가 아님을 밝힌다.

번역 류아람 에디팅 장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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