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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 운영관리

플랫폼의 공습

매거진
2015. 10월호
COMPETITION

 

플랫폼의 공습

 

아마존이나 애플 같은 플랫폼 기업들이 자신의 파트너사들과 경쟁하기 시작한다면?

 

마존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설립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 아마존에서 살 수 없는 상품은 거의 없다. 아마존은 원가와 판매가의 차이를 통해 이윤을 얻는 전통적인 소매업자 역할을 하는 동시에 경매 사이트 이베이처럼 제3(외부)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판매 플랫폼을 제공하기도 한다. 구매자와 판매자를 매개하는 플랫폼 사업 모델의 인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택시와 승객을 연결하는 우버, 여행자와 숙소를 이어주는 에어비앤비나 외부 소프트웨어 앱 개발자에게 생태계를 열어주는 페이스북, 애플, 트위터 등의 기술 기업이 그 사례가 될 수 있다. 벤처 투자가들은 기업이 제한된 자본으로 규모의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플랫폼 모델을 사랑한다. 예컨대 에어비앤비가 직접 호텔을 짓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했다면 지금의 중개업 모델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조교수 펑 주Feng Zhu는 이 플랫폼 모델을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 아마존의 제3자 판매자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우려의 목소리를 반복적으로 듣게 됐다. 플랫폼이 단순히 구매자와 판매자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대신 경쟁 상품을 직접 취급한다면 어떻게 될까? 3자 판매자의 입장을 들을수록 주 교수는 이것이 가상의 질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3자 판매자들은 플랫폼이 본질적으로 실험실처럼 운영된다고 생각하죠. 플랫폼 운영자는 이들이 서로 경쟁을 펼치면서 혁신을 꾀하도록 한 다음, 가장 달콤한 열매만 선별해 이득을 취합니다.” 주 교수의 설명이다.

 

어떻게 보면 이는 해묵은 문제다. 예전부터 대형마트나 드러그스토어는 다른 브랜드들 사이에 PB상품을 진열했고, 패스트푸드 기업에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상권을 다투는 직영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디지털 경제가 심화되면서 플랫폼 운영자와 판매자의 복잡한 관계는프레너미Frienemy’[1]의 영역에 들어서게 됐다. 예를 들면 트위터에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을 가능하게 하는 미어캣Meerkat앱이 2015년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 콘퍼런스SxSW[2]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자 트위터는 곧 자사가 새로 인수한 유사 앱 페리스콥Periscope을 띄우기 위해 미어캣을 플랫폼에서 밀어냈다. 날씨 앱, 잠금 앱, 손전등 앱 역시 애플이 같은 기능을 자사 운영체제에 기본적으로 포함시키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아마존에서 이 같은 역학관계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이해하기 위해 주 교수 연구진은 2013 6월 한 달 동안 아마존 플랫폼에서 제3자 판매자에 의해 독점적으로 취급되는, 즉 아마존이 직접 판매하지 않는 164000개 품목을 확인했다. 그로부터 10개월 뒤 동일 상품 카테고리를 검토한 결과, 아마존은 그중 3%인 총 5000개 품목을 직접 판매하기 시작했다. 3%라는 수치가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 교수는 그처럼 단기간에는 상당히 큰 변화를 나타내는 수치라고 지적하면서 아마존이 장기적으로는 제3자 판매자들과 경쟁 관계로 들어설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또 연구진의 분석 결과 아마존에 의해 직접적으로 판매되는 상품은 종종 검색 결과가 나타나는 최상단에 기본 옵션으로 노출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연구자들은 더 나아가 아마존이 직접 판매할 상품을 선택하는 기준을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들은 동일 카테고리의 다른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상품들이 아마존의 직접 판매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내렸다. 3자 판매자가 많은 경우(제조업체로부터 상품 공급이 원활하다는 의미), 배송비가 저렴한 경우(아마존이 자주 무료 배송을 제공하므로 특히 중요하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가 그런 범주에 포함됐다. 아마존의 주문 처리 프로그램(3자 판매자가 아마존에 비용을 지급하고 재고, 주문, 배송을 관리하도록 위탁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제3자 판매자의 상품 카테고리에 진입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론적으로는, 3자 판매자의 고객 서비스가 형편없었기 때문에 다른 어떤 기업이 해당 영역에 진입할 수도 있다. 너그러운 플랫폼 운영자들이 그저 이윤만을 추구하기보다는 고객을 지키려 한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아마존이 직접 판매하는 상품의 고객 리뷰를 분석한 연구자들은 이와 상반되는 결론을 내렸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아마존이 진입하기 전 구매한 상품에 대해 만족한 것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주 교수는아마존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실적이 좋은 상품을 추가 취급 대상으로 삼는 것이 지배적인 패턴이라고 말한다. (아마존은 주 교수의 연구에 대해 언급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주 교수가 다른 대학에서 본 연구 결과를 발표했을 때, 학계의 관심은이 현상이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쏠려 있었다. 주 교수에 따르면 아마존이 특정 상품 영역에 진입해도 대개 가격의 변화는 없으며, 아마존이 자주 무료 배송을 제공하는 덕분에 고객의 총부담 비용은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는 장기적으로 보면 아마존의 이와 같은 행위가 플랫폼에 혁신 상품을 도입하려는 판매자들의 의지를 꺾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아마존의 진입에 영향을 받은 소규모 판매자들이 아마존에서 사업을 성장시키려는 노력을 꺼리게 되는 거죠.”

 

주 교수 팀의 연구 결과는 제3자 판매자라면 경계심과 방어적 행동을 어느 정도 보이는 게 당연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아마존의 제3자 판매자는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의 위험에 자주 노출되는 중간 상인의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연구팀은 아마존이 특정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한다. 그 방안은 다음과 같다. 공급자와 배타적 계약을 맺거나 상품을 직접 제조하라. 아마존은 대중적인 인기 상품을 겨냥하는 성향을 보이므로 틈새상품을 폭넓게 다루라. “사업 모델을 만드는 첫날부터 제3자 판매자들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상품 디자인과 포지셔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 교수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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