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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하면 타인을 더 신뢰한다?

매거진
2015. 10월호
Defend Your Research

 

실망하면

타인을 더 신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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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내용:노바대 루이스 마르티네즈Luis F. Martinez와 틸버그대 마르셀 질렌버그Marcel Zeelenberg는 사람들이 둘씩 짝을 지어 돈을 주고받는 전형적인 경제게임을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때 주고받는 액수는 서로 신뢰하는 정도를 보여준다. 게임을 하기 전에 첫 번째 그룹과 두 번째 그룹에 속한 실험 참가자들에게 각각 후회와 실망의 감정을 갖도록 유도했다. 이 실험에서 통제집단 역할을 부여받은 세 번째 그룹에게는 아무런 감정도 유발하지 않았다. 세 차례 실험을 거치는 동안 후회를 한 참가자들이 상대에게 건넨 액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두 그룹의 참가자들에 비해 상대방을 덜 신뢰했다는 얘기다. 실망을 느낀 참가자들은 훨씬 더 강한 믿음을 드러내면서 가장 큰 액수를 건넸다.

 

논의점:실망을 하면 정말로 타인을 대해 더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는 걸까? 실망이라는 감정은 협력을 성공으로 이끄는 비결인 것일까? 마르티네즈 교수의 얘기를 들어보자. 
 

마르티네즈:연구에 착수하면서 우리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때때로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가져오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상당히 확실한 결과를 얻었지요. 실망감이 돈을 건네는 사람의 타인을 향한 신뢰를 증가시키고 이는 결국 그 돈을 받는 사람도 상대방을 좀 더 신뢰하게 만듭니다. 후회의 경우에는 그 반대였습니다. 양측에서 모두 신뢰가 감소했죠.

 

HBR:신뢰를 어떻게 측정했습니까?

 

두 명이 참여하는 협력 게임을 이용했습니다. 첫 번째 사람이 일정한 금액의 돈을 건네받은 채 게임을 시작합니다. 20유로라고 치면 그중 일부를 무작위로 선택된 상대에게 줍니다. 이 돈을 받은 두 번째 참가자는 자신이 갖고 있는 돈 중 얼마를 돌려줄지 결정하죠. 첫 시도에서 상대방이 화답하리라고 믿은 사람들은 더 큰 금액을 건넸습니다. 두 번째 사람이 돈을 돌려줄 때 그 액수의 크기가 자신이 보이고 싶어 하는 신용의 수준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지요.

 

어떤 방법으로 참가자들에게 후회와 실망감을 갖도록 유도했나요?

 

처음 진행된 두 번의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는 후회나 실망을 연상시키는 단어가 포함된 문장을 읽게 했습니다. 예를 들어실수’ ‘자책’ ‘좋지 못한 선택같은 단어들은 후회를 연상시키고, ‘예기치 못한’ ‘무력한’ ‘불운같은 단어들은 실망을 연상시키죠. 이는 일반적인 접근 방법으로, 참가자가 자신이 읽은 문장이 어떤 감정을 떠올리게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암시적 감정 유도implicit emotional induction라고 합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졌고, 그래서 세 번째 실험에서는 자서전적 회상autobiographical-recall접근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참가자들로 하여금 최근에 느꼈던 후회나 실망스러운 감정을 글로 표현하도록 했죠. 참가자들은 자신에게 과제로 주어진 감정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감정 연구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네요.

 

잠시만요. 후회와 실망은 꽤 비슷하지 않습니까?

 

, 비슷한 면이 좀 있죠. 둘 다 반사실적 사고counterfactual thinking[1]와 관련된 감정이에요. 실망이나 후회를 하게 됐을 때는 현실과 다른, 그러니까 어쩌면 일어날 수도 있었던 일을 생각하게 되는 겁니다.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두 감정을 하나로 묶어왔습니다. 이전에는 감정을 단지 유의성valence[2]이라는 잣대로만 평가했던, 다시 말해긍정적또는부정적으로만 나누는 연구가 많았기 때문이죠. 후회와 실망은부정적 유의성을 지닌 감정이라는 이름의 정서 상태로 묶였고, 이 감정들이 따로따로 연구된 적은 많이 없었던 거죠.

 

하지만 후회와 실망에는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감정이 인지되는 방식이 각각 다르거든요. 우리는 좋지 않은 선택을 했을 때 후회하게 됩니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개인적으로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후회한 다음에는 앞으로 실수하지 않으려고 좀 더 신중한 태도를 취하게 됩니다. 대조적으로, 실망의 경우에는 우리가 직접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많습니다. 그 상황에 대해 자신이 잘못했다는 책임감을 느끼지 않죠. 결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무력감이 이 감정의 일부입니다. 좋아하는 축구팀이 중요한 시합에서 질 경우 기대와 희망이 동시에 무너지지요. 축구팀의 패배가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속은 상하겠죠. 바로 이런 감정이 실망입니다.

 

어째서 그러한 차이가 신뢰에 있어서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건가요?

 

우리 연구팀은 후회를 둘러싸고 있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꽤 확신을 갖고 있어요. 제가 말씀드렸듯이 이전 연구를 보면 후회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위험을 더 적게 택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저희 연구에서는 후회하는 사람은 자신이 더 후회하게 되리라고 예상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더 조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결국 신뢰가 배제되는 겁니다.

 

실망에 관한 우리 연구팀의 이론은 아직 확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계속 연구하는 중이죠. 도덕적 요소가 관련돼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실망감을 느낀 사람은 자신의 무력감을 보완하려 한다는 추측도 있지요. 이를테면 이런 심리인 거예요. “일을 개선하는 데 보탬이 되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었어. 그래서 대신일에 엄청 집중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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