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인사조직 & 운영관리

미투 운동, 일터를 바꾸다

매거진
2018. 5-6월(합본호)

THE BIG IDEA

미투 운동, 일터를 바꾸다

전 세계에서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고발이 터져 나온다. 남녀 구성원들의 관계를 완전히 바꿀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단지 남성 혹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다.

18_56_172_1

 

이제 해야 할 일

 

남성들이 일터를 남학생 사교클럽이나 포르노영화 촬영장처럼 취급해도 되는 세계와 작별할 때가 왔다. 2017 10월 초 할리우드 영화 프로듀서 하비 와인스틴의 성범죄가 폭로된 이후, 100명에 가까운 거물급 인사들이 비슷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두 미디어, 기술, 호텔, 정치, 연예 등 업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다. 전체 미국인의 87%가 성희롱에 대한 불관용을 요구하는 지금, 우리는 직장 내 평등과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분기점에 서 있다.

 

이런 상황은 여성들뿐만 아니라 대다수 남성에게도 훨씬 좋은 일이다. 성희롱이 만연한 직장문화는 거기에 가담하기를 거부하는 남성에게까지 모욕감을 준다. 이런 문화에 겉도는 남성은 피해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성희롱이 일어났을 때 개입할지 말지, 경력에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어떻게 개입해야 할지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도 상당수 남성은 전에 없이 많은 남성들이 성희롱으로 자리에서 쫓겨나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힘있는 임원과 유명인사들이 성추행으로 즉시 해고되자, 어떤 남성이라도 앙심을 품은 여성에게 고발 당해 신세를 망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투 운동(#MeToo·나도 고발한다)이 시작되면서 49%의 남성이 여성에 대한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한다. 남성들은 어제의 경솔하고 어리석은 짓 때문에 오늘의 커리어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18_56_172_2

하지만 미투 운동은 남녀 대립의 문제가 아니다. 와인스틴의 성범죄를 세상에 알린 언론인 가운데에는 미아 패로와 우디 앨런 사이에서 태어난 로넌 패로도 있다. 그렇다. 자신의 오랜 여자친구가 입양한 딸과 결혼하고, 또다른 딸을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그 우디 앨런 말이다. 로넌 패로는성범죄는 내 가족과도 무관하지 않은 일이라면서, 개인적 경험이 와인스틴 사건을 보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시 말하지만 미투 운동은 남성과 여성의 싸움이 아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일터에서 맡은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훼방 놓는 일부 약탈적인 남성을 이대로 내버려둘지를 놓고 벌이는 싸움이다.

 

지난 10년 동안의 수많은 변화가 지금의 놀라운 순간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먼저 기술의 변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예전 같으면 뉴스나 정보 유출을 통제하는 게이트키퍼gatekeeper가 묻어버리고 말았을 이야기를 여성들이 직접 공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문화적 변화도 있었다.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여성을꽃뱀으로 몰아세우던 케케묵은 고정관념은, 페미니스트들이슬럿 셰이밍slut shaming’[1]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부당하게 여성을 비난하는 이들을 역으로 공격하면서 힘을 잃었다. 그 못지않게 중요한 사실은 많은 여성이 언론계, 비즈니스계, 정계, 영화계 요직에 진출하면서 더 이상 폐쇄적인 남성 집단의 뜻에 무조건 따를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이다. 이제는 여성들이 알 프랭큰 민주당 상원의원을 사퇴시키거나 하비 와인스틴 사건을 세상에 알리는 일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변화가 가져온 결과를 사회과학자들은 규범의단계적 확산norm cascade’이라고 부른다. 단계적 확산은 사회적 관습에 갑작스러운 변화를 일으키는 일련의 장기적 흐름을 뜻한다. 이런 변화는 돌이킬 수 없다. 지금의 직장 환경은 1년 전과는 매우 다르다. 간단히 말해 동료, 부하직원, 상사, 사업상 파트너를 성적으로 괴롭히는 사람은 밥줄이 위태로워질 것이다.

 

미투 운동이 일터를 어떻게 바꾸고 있나

 

가해자 해고가 보편화된 듯 보이지만, 이제 겨우 성희롱 문화가 안고 있는 문제의 표면만 건드렸을 뿐이다. 이 글을 함께 쓴 조앤 C. 윌리엄스가 이끄는 워크라이프 법률센터Center for WorkLife Law, 얼마 전 미국변호사협회의 의뢰를 받아 변호사들을 대상으로보이지 않으면 바꿀 수 없다: 법조계의 인종과 젠더 편견에 관하여(You Can’t Change What You Can’t See: Interrupting Racial & Gender Bias in the Legal Profession)’라는 제목의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업계에 성추행이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 연구에서 여성의 82%, 남성의 74%가 일터에서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여성의 28%, 남성의 8%가 일터에서 원하지 않는 성적이거나 연애적 관심 또는 신체 접촉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여성의 7%, 남성의 1% 미만이 직장에서 성적인 행위에 협조하면 특혜를 주겠다는 회유나, 협조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거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여성의 14%, 남성의 5%가 성희롱 때문에 일터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답했다. 부당한 대우는 승진 지연, 중요한 업무를 맡거나 지원받을 기회 감소, 자녀를 둔 직원에 대한 편견, 높은 이직 성향과 관련돼 있었다. 성차별적 발언을 제외하고 가장 심각한 3가지 유형의 성희롱은 소득 감소, 좌천, 고객과 사무실 자리 상실, 주요 보직에서의 자격 박탈과 관련돼 있었다.

 

이런 패턴은 비단 법조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얼마 전 오클라호마주립대, 미네소타대, 메인대가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성희롱을 당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이직할 확률이 6.5배 더 높았다. 연구대상으로 참여한 한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새 직장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끝이라고, 더 이상 여기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밥도 굶고 공과금을 못 내게 되더라도 나가야만 했어요.”

 

[1] 옷차림이나 행동거지, 연애 같은 사생활을 빌미로 여성을 비난해서 수치심을 안겨주는 행위

 

아티클을 끝까지 보시려면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세요.
첫 달은 무료입니다!

(03187)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1 동아일보사빌딩 9층 (주)동아일보사
대표자: 김재호 | 등록번호: 종로라00434 | 등록일자: 2014.01.16 | 사업자 등록번호: 102-81-03525
(03737)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29 동아일보사빌딩 8층 (주)디유넷(온라인비즈니스)
대표이사: 김승환, 김평국 | 통신판매신고번호: 제 서대문 1,096호 | 사업자 등록번호: 110-81-47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