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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리더십

유능한 직원을 지키기 위해 맞대응해야 할까?

매거진
2020. 5-6월호
Case Study

유능한 직원을 지키기 위해 맞대응해야 할까?

HBR의 가상 케이스 스터디는 실제 기업에서 리더가 직면할 수 있는 문제와 그에 대한 해법을 제공합니다. 이번 사례는 보리스 그로이스버그, 스티브 밸로그, 제니퍼 헤임슨의 하버드경영대학원 사례연구 ‘Roller Coaster Ride: The Resignation of a Star (case no. 405031-PDF-ENG)’를 토대로 했고, 원문은 HBR.org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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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릴 말씀이 있는데 잠깐 뵐 수 있을까요?’

시카고에 본사를 둔 부티크 투자은행 폴슨&하퍼P&H의 주식자본시장ECM 팀 총괄이사인 코너 스티븐슨은 앨리샤 스타크가 사무용 메신저로 보낸 메시지를 보고 마음이 불편해졌다. 이 팀의 디렉터 중 한 명인 앨리샤는 곧 있을 마이크로베이스MicroBase 사와의 딜을 이끌어왔고,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코너는 갑작스럽게 만나자고 할 때는 대개 나쁜 소식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물론이지. 지금 볼까요?’ 그가 답장을 보냈다.

코너의 사무실로 찾아온 앨리샤는 문을 닫고 맞은편에 앉았다.

“바로 말씀드리는 게 나을 거 같아요. 저 퇴사하려고 합니다.” 앨리샤가 말문을 열었다.

코너는 가슴이 철렁했다. 회사가 앨리샤 없이 어떻게 마이크로베이스를 상대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 P&H에서 복잡한 반도체 산업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앨리샤뿐이었다.

“어디로 옮기려고?” 코너가 물었다. 그는 당혹감과 분노가 뒤섞인 감정을 느꼈지만, 차분하게 말하려 애썼다.

“랜들Randall에서 일하려고 합니다.” 앨리샤가 대답했다. 코너는 눈에 띄게 움찔했다. 랜들은 P&H의 경쟁사 중 한 곳이었다.

“그들이 제게 기본급 20%를 올려주고, 성과급 폭도 상향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앨리샤가 설명했다.

불과 2개월 전, 코너는 앨리샤가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당사자에게 물었다. 앨리샤는 코너를 안심시켰다. “당연히 우리 모두 그런 제안을 받죠. 하지만 제가 고려할 만한 제안은 없었습니다.” 코너는 앨리샤를 믿었다. 어쨌든 그녀는 최근 성과급을 후하게 받아왔고, 매니징디렉터 직급으로 승진하기 위한 궤도로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었다.

“또 누가 알고 있지?” 코너가 물었다.

“지금 당장은 제 가족만 압니다. 트렌트는 당연히 알고요.”

트렌트 터커는 앨리샤와 긴밀히 협력하는 유능한 동료였고, 두 사람이 협업할 때는 탁월한 성과를 냈다. 코너는 트렌트가 앨리샤를 따라갈지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투자은행 업계에서 그런 이동은 흔한 일이었다. 앨리샤가 현재까지 신중하게 처신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회사의 가장 뛰어난 인재 중 한 명이 랜들로 떠나려 한다는 사실이 다른 직원들에게 알려졌다면, 마이크로베이스와의 거래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둘째 치고, 직원들의 사기마저 떨어졌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은 협상할 여지가 남아 있다. 그런데 코너는 이전 회사에서 경쟁사의 구애를 받은 부사장에게 카운터오퍼를 제공하는 실수를 저질렀었다. 그래서 그 뒤 6개월 동안 나머지 직원들의 임금 인상 요구에 시달려야 했다.

코너는 카운터오퍼 정책이 없는 회사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 회사들은 ‘떠나고 싶은 사람은 떠나라’라는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P&H의 대응은 그때그때 달랐다. 리더들은 정말 붙잡고 싶은 직원의 경우에는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반면, 가치가 덜한 직원은 그냥 내보내는 쪽을 택했다.1 앨리샤는 누가 봐도 붙잡아야 하는 직원에 속했다.

“타이밍이 좋지 않은 줄은 압니다.” 앨리샤가 인정했다.

“그래, 좋지 않아.” 코너가 대꾸했다. 그들은 다음 분기에 마이크로베이스를 위해 새로운 펀드를 모집할 예정이었다. “난 마이크로베이스 건만 걱정하는 게 아니야. 자네와 자네 앞날도 염려스럽군. 우린 전국 최고의 부티크 투자은행 중 하나야. 그런데 왜 떠나려고 하지? 정말 돈 때문에 그러나?”

“그건 부분적인 이유일 뿐입니다. 저는 일에 변화를 주고 싶고, 몇 개월간 의무휴가를 보내고 나면 그럴 준비가 될 겁니다.2 이 회사에서 점점 고인 물이 돼 가는 느낌이었는데, 랜들의 문화가 제 관심을 끌었습니다.”

코너는 그 말의 속뜻을 이해하려 애썼다. 앨리샤는 P&H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을까? 흑인 여성으로서 자신이 랜들에서 더 나은 대우를 받으리라고 암시하는 것일까?3

“앨리샤, 자네가 이 회사에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고 있을 거야. 우리 모두 자네를 이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갈 리더로 보고 있어. 우리에게 자네를 붙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겠나?” 코너가 간곡히 이야기했다.

앨리샤가 고개를 저었지만, 코너는 계속 이야기했다. “우리가 어떤 제안을 내놓을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오늘 저녁까지만 시간을 줘. 이런 결정을 가볍게 내리고 싶진 않네. 그리고 자네 같은 동료를 잃으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지 이루 말할 수가 없어.” 그 말을 들은 앨리샤는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그녀는 회의실에서 저녁 때까지 기다렸다가 카운터오퍼를 고려해 보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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