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버드는 내가 직장에서 처음으로 사귄 ‘베프’였다. <프리랜스-스타>에 수습기자로 입사한 나는 곧바로 테드와 친해졌다. 같은 대학을 다녔고(10학번이나 차이가 났지만) 둘 다 아침에는 조깅을, 금요일 밤에는 와인을 즐겼다. 그보다도, 함께 일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우리는 아이디어와 조언, 골칫거리와 농담을 나눴다. 테드는 직장생활뿐 아니라 내 일상을 더 행복하게 해 주었다.
이후로도 일터에서 친해진 사람들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서 만난 레베카 나이트와는 20년째 친자매처럼 지내고 있고, 데이비드 베이커는 가족 외에 처음으로 내 아들의 초음파 사진을 본 사람이다. 작년에는 열한 살 된 아들에게 마술을 보여주기도 했다. HBR에서는 댄 맥긴, 스콧 베리나토, 에이미 갈로를 만났다. 나를, 나의 일과 삶을 속속들이 아는 친구들이다.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2020년에 나온 신간 세 권에 따르면, 직장에 친구가 있을 때 좋은 점이 많다.
먼저 예일대 교수 마리사 킹은 에서 사회적 관계가 인지기능, 회복탄력성과 몰입도의 강력한 예측변수라고 설명한다. ‘팀원들이 친할 때 성과가 더 좋다’ ‘동료에게 지지를 받는 사람은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며 스트레스를 적다’ ‘끈끈한 개인적 유대는 정보와 아이디어 공유를 촉진하고 자신감과 학습 효과를 향상시킨다’ ‘직장에 가까운 친구가 있는 사람은 업무효율과 직장만족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인용한다. 특히 동료 중 ‘절친’이 있으면 보통 사람보다 몰입도가 7배 높다는 톰 래스Tom Rath의 연구를 중요하게 다룬다.
미 연방 공중보건국장을 지낸 비벡 머시는 에서 성공적인 동료관계의 기반은 우정이라며 이렇게 덧붙인다. “인간관계는 성공에 필요한 감정적 자양분과 힘이 돼준다.” 사회학자 리디아 덴워스의 은 그런 유대관계의 ‘진화와 작용… 그리고 힘’을 다루고 있다. 인간관계를 통해 목적과 의미,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덴워스에 따르면 우리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언가에 과감하게 도전할 힘이 생긴다. 혈압과 면역세포는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에 대한 호감도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첨언하자면, 최근의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불구하고, 직장인이라면 가족이나 개인적 친구보다 직장동료와 대면이나 화상으로 함께하는 시간이 더 길 것이다.)
함께 일하며 성공을 거둔 ‘영원한 절친’의 사례도 생각해 보자.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은 회사를 세웠고,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심리학 이론을 만들었다. 르브론 제임스와 드웨인 웨이드는 스포츠계를 평정했고, 엘튼 존과 버니 토핀은 음악 창작활동을 함께하며, 오프라 윈프리와 게일 킹은 서로의 커리어를 지원해줬다.
동료와의 우정이 소중한 건 확실하지만, 누구나 회사에 친구가 있는 것은 아니다. 킹에 따르면 1985년에는 미 국민 절반이 직장에 ‘친한 친구’가 있다고 했지만, 2004년에는 이 수치가 30%에 불과했다. 직장에 친구가 필요하다는 응답비율은 베이비부머의 경우 54%지만 밀레니얼 세대는 41%로 떨어졌다. 게다가 성인이 친목으로 보내는 시간은 보통 40분으로, 10년 전보다 10% 줄었다.
물론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 때문이다. 덴워스에 따르면 “30대는 결혼, 자녀, 직업, 이직 때문에 우정이 희생되는 10년이다”. 너무 바빠져서 친구를 우선순위에 놓을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