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장애가 생기면 회원들은 비회원보다 더 크게 화를 낸다. 이런 경우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고객충성도 프로그램은 도처에 널려 있다. 미국에서만 회원 수가 33억 명이 넘을 정도다. 이런 프로그램의 장점은 어마어마하다. 일단 회원들은 자신이 가입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소매업체에서 물건을 사려는 경향이 강하다. 다른 사람들보다 해당 업체의 웹사이트나 점포를 더 자주 방문하고, 관련 앱도 더 많이 내려받는다. 소셜미디어에서 해당 업체를 팔로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교류하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추천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와튼경영대학원 교수진과 고객경험 컨설팅회사 베르데그룹Verde Group이 공동으로 진행한 최근 연구는 고객충성도 프로그램의 중요한 단점을 보여준다. 고객충성도 프로그램의 회원은 배송, 반품, 품절 등 서비스 장애를 겪으면 비회원보다 더 크게 화를 낸다. 해당 브랜드 쇼핑을 더 많이 하는 회원이 비회원보다 이런 문제를 더 자주 경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팬데믹으로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서비스 장애가 더 자주 발생했고, 고객충성도 프로그램이 심각한 피해를 불러올 정도로 상황이 나빠졌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을 ‘부메랑 효과’라고 부른다.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이 되레 브랜드를 해치는 결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는 소매업체들에 정말 큰 문제입니다.” 연구보고서의 공동저자이자 와튼경영대학원 베이커 리테일링 센터Baker Retailing Center 학술소장 토머스 로버트슨Thomas Robertson은 말한다. “기업들이 부주의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고 있어요.”
연구진은 2020년 2월 5000명이 넘는 미국 소비자들을 조사하고, 팬데믹이 본격화된 5월에 2500명을 추가로 조사했다. 그 결과 고객충성도 프로그램에 가입한 회원이 다른 쇼핑객들보다 더 많은 서비스 마찰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애를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5월 조사에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비회원은 회사와 평균 2.8번 접촉하고 그 과정에 3.3일이 걸렸다. 반면 회원은 평균 4번 접촉하고 5.1일이 소요됐다.
“소중한 고객들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여러 부서를 전전하며 애를 먹고 있습니다.” 베르데그룹 CEO이자 공동저자 폴라 코트니Paula Courtney는 말한다. 문제 중 하나는 불만에 찬 회원들이 종종 전용회선으로 전화를 걸지만 고객충성도 프로그램 담당부서에서 이들을 도울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회원으로서 마땅히 좋은 처우를 받아야 한다는 기대감을 고려하면 이런 상황은 특히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회원들이 얻은 포인트나 보상이 정당하다는 걸 회원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종종 회원들이 한 번에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고 고객충성도 프로그램 담당부서나 마케팅 부서를 순회해야 한다는 뜻이다. “무슨 무균 처리를 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 대접을 받으면 회원들은 당연히 불만이 쌓입니다.” 커트니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