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의견
크리스토퍼 A. 머피Christopher A. Murphy
는 다이렉트TV의 부사장이자 법률 대리인이다.
마크가 인생에서 배우자를 만나거나 가족을 꾸리기보다 커리어가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시기인 듯하고 이번 승진은 마크에게 중요한 기회이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역할이 사적, 공적으로 녹록하지 않겠지만 많은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다. 어쩌면 한국인더스트리의 기업 문화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분명히 말하면, 나는 사람들이 직장에서 진정한 자아를 내보여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나는 커리어의 대부분 게이라고 공개하고 살았으며, 법조계에서 성 소수자의 평등을 지지하고 증진했다고 인정받아 전미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변호사 협회에서 상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현실을 직시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어떤 법정이나 파트너 회의에서는 내 성적 취향이나 남편을 언급하는 게 목적 달성에 해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다. 오버게펠 대 호지스Obergefell vs. Hodges[2]사건이 미국 전역에 걸쳐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을 수 있지만 절반이 넘는 주에서 직원들이 게이나 레즈비언, 양성애자라는 이유로 여전히 해고당할 수 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문화적 태도를 바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다.
한국인더스트리는 옳은 일을 하려고 애쓰는 듯하다. 마크는 샌프란시스코 지사에서 큰 경험을 쌓았고, 성호는 회사의 포용 정책에 성적 성향이 포함된다고 명확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마크가 게이라는 사실이 성공이나 성장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외국으로 옮겨가는 일은 모두 적응을 요구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서울로 발령을 받으면 마크는 데이비드를 대했던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방식으로 상사에게 더욱 예의를 갖추는 방법과 효과적으로 아랍 고객사의 요구에 맞추는 방법을 터득해야 할 것이다. 자기의 성적 취향을 밝히고 이야기하는 (또는 이야기하지 않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또 하나의 과제가 될 것이다. 이것이 문제를 일으키면 안 된다.
결국 잭이 지적한 대로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자기 일부를 감추고 산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정치적 견해, 스포츠에 대한 완벽한 무관심, 잔혹한 영화 탐닉 등 다양하다. 또한 동성애적 정체성이 전보다 대세를 이루고 받아들여지므로 항상 커밍아웃 하는 게 예전만큼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나는 마크에게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don’t ask, don’t tell’[3]는 환경에서 계속 근무하라고 조언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파견 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국 근무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만약 사적, 공적으로 그곳의 사무실 문화가 너무 갑갑하게 느껴지면 그는 언제든지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 데이비드의 말처럼 한국인더스트리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도 기회는 많을 것이다.
하지만 마크가 즐기면서 일한다면
3년은 쏜살같이 지나갈 것이다. 동료들과 관계가 더욱 편안해지면 그는 커밍아웃 할 수도 있으며 그들의 태도를 바꿀 수도 있다. 단 한 명의 게이나 레즈비언 친구만 있어도 성적 취향에 대한 누군가의 편견이 바뀔 수 있다. 마크가 이 일을 잘해내면 자신뿐만 아니라 팀, 회사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2]미국의 동성결혼이 미국 수정 헌법 제14조에 따른 기본권에 속하는지에 대한 미국 연방 대법원의 판례다. 제임스 오버거펠은 미국의 모든 주에서 동성결혼을 인정해야 하며, 다른 주에서 동성결혼을 한 사람에 대해서 미국의 모든 주가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역주
[3]1993년부터 2011년까지 시행됐던 동성애자 군복무 금지 정책이다. ‘스스로 동성애자라는 성적 취향을 밝히지 말라. 상사나 동료들은 다른 사람의 성적 취향을 묻지 말라. 이를 어길 경우 군복을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 –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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