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ging Yourself
상사가 미우십니까?
나쁜 상사를 다루는 법
만프레드 F. R. 케츠 데브리스
스테이시는 첨단기술회사인 자기 직장을 정말 좋아했다. 그녀의 상사가 다른 회사로 떠나기 전까진 말이다. 새로 부임한 관리자 피터는 자신이 넘겨받은 팀 구성원 모두를 개인이나 집단의 성과 정도와 상관없이 싫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냉담했고 사소한 부분까지 참견하려 했으며 자신이 낸 아이디어가 아닌 프로젝트는 무시할 때가 많았다. 피터는 1년 동안 스테이시의 동료들을 많이 갈아치웠다.
처음에 스테이시도 새로 온 상사에게 피드백과 지시를 요청하면서 신뢰와 존중을 받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피터는 묵묵부답이었고 그녀가 최선을 다했어도 좋은 관계가 되지 못했다. 몇 달이 지나 마침내 그녀가 이 문제를 인사팀에 보고했지만 동정만 받을 뿐이었다. 회사는 피터를 징계하려고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의 팀 성과가 크게 나빠지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의 항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피터와의 관계에서 벗어나거나 변화를 꾀할 수조차 없자 스테이시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게 됐고 업무 실수는 점점 많아졌다. 자신이 좋아하는 회사를 그만두는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란 사실이 걱정스럽다.
스테이시의 상황은 드문 경우가 아니다. 가장 최근에 실시한 갤럽의 ‘글로벌 직장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미국 직장인들의 절반이 직장생활 중 자신의 상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둔 경험이 있다고 한다. 유럽이나 아시아, 중동과 아프리카의 직장인들 역시 이런 비율이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 높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선행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직원들의 몰입(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동기부여나 노력)과 상사와의 관계는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직무에 몰입한다고 답변한 직원 중 77%가 상사와의 관계를 긍정적인 단어로 설명했다.
예를 들면 “상사는 저의 강점에 주목합니다”라고 답변했다. 반면 “몰입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한 직원은 단 23%만, 그리고 “의도적으로 몰입하지 않는다”라고 답변한 직장인의 경우에는 불과 4%만이 긍정적인 답을 했다. 이런 결과는 우려할 만하다. 왜냐하면 몰입하는 직원이 기업 성공의 핵심동력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음에도 갤럽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이같이 분류될 수 있는 직원은 13%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나쁜 상사들은 대부분 선천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다. 그들은 결과를 이끌고 달성해야 하는 압박감을 느끼면 악해지는 약점을 지닌 선한 사람이다.”
‘나쁜’ 상사는 어떤 행동을 하는가? 흔히 말하길 사소한 지적을 포함해 불만이 많고, 괴롭히고, 갈등을 회피하고, 의사결정을 미루고, 다른 사람의 공을 가로챈다. 또한 책임을 전가하고, 정보를 독점해 사장시키고, 경청하지 않고 좋은 본보기가 되지 못하고, 게으르고, 직원을 육성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잘못된 행동은 어느 누구라도 언짢게 하고 비생산적으로 만들 것이다. 하지만 당신 상사가 어떤 잘못을 하더라도 그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은 당신 업무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이것을 얼마나 잘해내느냐에 따라 당신이 얼마나 효율적인 사람인지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나는 연구자, 경영컨설턴트이자 정신분석가로 일하면서 지난 수십 년간 고위 임원과 예비 임원들이 상사와의 잘못된 역학관계를 해결하도록 도왔다. 이 글에서는 같은 곤경에 빠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많은 부분이 상식적인 내용이라고 생각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나쁜 상황을 개선시킬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종종 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체계적으로 선택 방안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공감 훈련
첫 번째 단계는 당신 상사에게 가해지는 외부 압력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기억하라, 나쁜 상사들은 대부분 선천적으로 나쁜 사람은 아니다. 그들은 결과를 이끌고 달성해야 하는 압박감을 느끼면 악해지는 약점을 지닌 선한 사람이다. 따라서 상사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보다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차례 반복된 연구에 의하면 공감 훈련은 어려운 상사와 부하 사이를 단순한 상하관계 현상이 아니라 관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스티븐 코비나 대니얼 골먼 같은 전문가들은 상사와의 관계개선을 위해서는 감성지능의 핵심 요소인 공감능력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경과학 분야에서도 인간의 뇌에 존재하는 ‘거울 뉴런’은 자연스럽게 상대가 반응하게 만들기 때문에 공감이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제안한다. 정리해 보면, 당신이 상사를 공감하려고 노력하면 상사도 당신을 공감하는 기회가 생기며 이는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지도 않고, 당신이 극도로 싫어하는 상사에게 공감하기는 아마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몇 년 전 골먼이 밝힌 것처럼 공감은 학습이 가능하다. 또한 메닝거 클리닉Menninger Clinic의 전문가 및 학자들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당신이 공감을 의식적으로 훈련하면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인지하는 능력이 더 정교해진다고 말한다.
미국의 대기업 판매관리자인 조지의 사례를 살펴보자. 그는 그의 상사인 애비의 맘에 들기 위해서 특별히 애를 썼으나 소용 없었다. 조지는 한 동료가 애비의 입장을 이해해 보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그녀의 관심이나 지원을 받지 못한 것에 극도로 좌절했다. 조지는 애비의 상사가 대단한 일중독자이고 불가능한 도전 목표를 세우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것을 알았다. 조지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자 애비가 의도적으로 그를 무시하려 한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녀는 여러 가지 신규사업 계획을 한꺼번에 세워야 했기 때문에 단지 그를 지원할 시간이 없었을 뿐이다.
비록 이것이 의도적인 행동일지라도 공감을 표현하는 것은 여전히 비공식적으로 가장 좋은 전달 방법이다. 시간을 정하지 말고 대신 당신의 노력을 다른 사람이 받아주는 순간만 기다리면 된다. 조지의 경우에는 싱가포르에 있는 중요한 고객을 위한 업무 출장을 함께 가게 되면서 기회가 생겼다. 첫날 저녁식사를 하면서 그는 애비에게 새로운 중국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물어봄으로써 그녀가 느끼는 압박감을 터놓을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기회를 주었다.
알고 보니 애비는 자신의 스트레스와 좌절감을 공유하려는 준비가 돼 있었다. 그리고 결국 둘 사이의 업무 관계가 굉장히 만족스럽게 되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조지는 전에 받았던 관심이나 무관심에 대한 걱정을 덜었고 애비도 그의 문제를 들을 준비가 더 잘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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