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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회계 & 전략

암호화폐를 받아들여야 할까?

매거진
2021. 11-12월호
170
Case Study

암호화폐를 받아들여야 할까?


HBR의 가상 케이스 스터디는 실제 기업에서 리더가 직면할 수 있는 문제와 그에 대한 전문가의 해법을 제공합니다. 이번 사례는 찰스 C. Y. 왕, 시유 장의 하버드경영대학원 사례연구 ‘Accounting for Bitcoin at Tesla(case no. 121074-PDF-ENG)’를 토대로 했습니다. 원문은 HBR.org에서 볼 수 있습니다.


침대 옆 협탁 위에서 전화기가 드르륵 진동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단잠에 빠져있던 앙킷 자인은 그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가 미처 전화기를 집어 들기도 전에 문자메시지가 세 통 더 들어왔다. 누가 보냈는지는 안 봐도 뻔했다. 세계 최고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아이보리 타워의 CEO이자 앙킷의 상사인 토르스텐 코니그였다.

앙킷은 한숨이 나왔다. 토르스텐은 채 서른이 되기 전에 초기의 온라인 소매업 플랫폼인 데이 트레이즈를 창업하고 매각한 뛰어난 공학자였다. 아이보리 타워는 그가 만든 두 번째 벤처기업으로 역시 큰 성공을 거뒀다. 전 세계 학생에게 수준 높은 대학 및 대학원 수업을 제공하면서 고등교육계를 흔들고 있었다. 한 노벨상 수상자가 시간을 할애해 만든 경제학 입문 강의 같은 수업들은 수업료가 매우 저렴했다. 반면 패션 사업가이자 카다시안, 켄달 자매의 어머니인 크리스 제너의 퍼스널 브랜딩 수업이나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의 M&A 수업 등은 수업료가 턱없이 비쌌다. 아이보리 타워의 방침은 플랫폼 이용자 가운데 가장 부유한 이들이 가장 가난한 이들의 수업료를 보조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아이보리 타워가 설립 이후 5년 동안, 그리고 IPO 이후 13개월 동안 이룩한 성과는 놀라웠다. 하지만 ‘괴짜 천재’가 이끄는, 빠르게 변화하는 회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있는 것은 때로는 지치는 일이었다.

토르스텐은 몇 달 전부터 비즈니스에 암호화폐를 도입하는 방안을 이야기했다. 비트코인의 열렬한 지지자였고1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5%를 비트코인에 투자하기도 했다. 몇 주 전에는 앙킷에게 연락해 암호화폐를 수업료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고 아이보리 타워의 현금 보유액 일부를 코인에 투자하는 방안을 팀원들에게 검토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암호화폐와 우리의 미래’라는 표현을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그가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사들일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2 하지만 앙킷은 적어도 앞으로 몇 년 동안은 토르스텐이 아이보리 타워에 전념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토르스텐은 현재의 비즈니스와 새로운 열정을 결합하고 싶어 할 뿐이었다.

토르스텐에게는 비트코인을 수업료 결제 수단과 투자 대상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간단한 문제였다. 달러와 유로로 비즈니스를 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었고 아이보리 타워가 이미 하고 있는 일이기도 했다. 미국 회사인 아이보리 타워가 비트코인을 채택하면 달러 인플레이션의 헤지 수단이 될 수도 있었다.3

앙킷은 상황이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을 알았다. 암호화폐들이 주류 경제의 관심을 끌고있긴 했지만 비트코인처럼 이미 시장에서 자리 잡은 코인들조차 변동성이 지나치게 컸고, 그런 가치 변동성 탓에 코인들은 투기 상품처럼 보이기도 했다. 물론 수업료를 비트코인으로 받고 나중에 달러로 바꾸는 일은 가능했다. 하지만 결제 처리에 필요한 내부 역량을 키우거나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게 타당한지 따져봐야 했다. 또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 수익 처리는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앙킷은 재무보고 문제를 떠올리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렸다. 게다가 CFO로서 수탁 관련 문제도 책임져야 했다. 아이보리 타워가 암호화폐에 투자하면 지금보다 진화된 기술과 강좌를 개발하고 기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필요한 자본을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해도 주주들이 투자에 찬성할까?

안타깝게도 토르스텐은 ‘노’라는 대답을 좋아하지 않았다. 앙킷은 침대에서 빠져 나와 동료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좋은 아침! 대표님이 또 암호화폐 얘길 물어보는군요. 8시에 줌으로 회의할까요? 대표님은 8시30분에 합류할 겁니다.’

이내 그의 메시지 창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이모티콘 두 개가 잇달아 떴다. 이제는 토르스텐의 즉흥적인 회의 소집에 모두 익숙해져 있었다. 앙킷은 이 회의가 일방적인 명령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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