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에거스가 쓴 신간 소설에서 어느 세계적인 인터넷 플랫폼(전작에서의 ‘서클Circle’)이 거대 온라인 소매 기업을 인수해 ‘에브리Every’라는 회사를 만든다. 이 회사는 수십억 유저들의 행동을 모니터링하고 돈으로 바꾸는 기술로 완벽하게 사업화에 성공한다. 에브리의 사옥은 ‘에브리웨어Everywhere’로 불리며 그곳 사람들이 이 거대한 조직과 자산을 관리한다. 여기가 아닌 외부, 즉 ‘노웨어Nowhere’에 있는 사람들은 별생각 없이 기술에 순응하거나 또는 저항하려고 헛된 노력을 한다.
거대 테크 기업에 대한 공포가 점점 커지는 현대 사회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설정이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5대 테크 기업, 페이스북, 구글(알파벳),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가 놀랍도록 엄청난 영역까지 손을 뻗는 모습을 봐 왔다. 테크 시장에서 앞의 5대 기업은 대부분의 분야를 지배하고 있으며 모두 합하면 2020년 수익이 2000억 달러(약 236조 원)에 달하고 매출이 1조 달러(약 1180조 원)를 웃돈다. 창업자들은 어마어마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투자한 벤처캐피털과 은행 역시 엄청난 이익을 얻었다. 초창기 직원들이 받은 스톡옵션의 가치도 엄청나게 높아졌다. 현재 구성원들은(주로 사무직) 후한 보수를 받고 있다.
반면 이들 거대 테크 기업이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임금 수준은 낮다. 소기업들은 위기에 처했고, 기반시설과 교육, 건강보험 예산은 여전히 부족하다. 사이버 범죄는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의 잘못된 정보와 악의적 발언으로 사회 갈등은 점점 심해진다. 선진 시장부터 신흥 시장까지 이들 테크 기업의 외부에 있는 사람들은 기업이 창출하는 가치의 극히 일부를 누릴 수 있을 뿐이다.
디지털 시대에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문제를 정기적으로 깊이 있게 다루는 훌륭한 팟캐스트 두 개가 있는데, 테크 저널리스트 카라 스위셔Kara Swisher가 출연하는 ‘Sway’와 카라 스위셔가 뉴욕대 교수 스콧 갤러웨이Scott Galloway와 공동 진행하는 ‘Pivot’이다. 스위셔는 프라이버시, 혐오 발언, 자유 경쟁을 침해하는 관행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또 2017년 페이스북, 구글, 애플, 아마존에 대한 스토리 〈The Four〉를 출간한 갤러웨이는 노련한 메시지로 거대 테크 기업의 위험성을 강조한다.
올가을, 역시 거대 테크 기업 규제와 관련된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책들이 출간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