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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 데이터 사이언스

IoT 시대, 매출만큼 데이터에 민감한 기업이 성공한다

매거진
2015. 10월호

IoT 시대, 매출만큼
데이터에 민감한 기업이 성공한다

 

23년 전 한국에서는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열풍이 불었다. 삼성그룹은 7시에 출근해서 4시에 퇴근하는 7-4제를 도입하고, 그룹 총수는 자식과 배우자만 빼고 모두 바꾸라고 설파했다. 어떤 이는 이러한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열풍을 신자유주의적 경영혁신이라고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해석한다. 그런데 IT(정보기술)와 경영학의 관점에서 보면, 1992년의 BPR은 디지털네트워크가 회사와 조직 내에 스며들면서 나타난 업무 방식의 변화가 가져온 경영혁신 운동이었다.

 

70~80년대에도 회사의 사무직과 제조 부문, 고객응대 부문 모두 컴퓨터를 활용하고 있었다. 80년대 말과 90년대 초에 일어난 중요한 변화는 그 컴퓨터가 LAN이라는 네트워크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 전에는 회사에서 개인이 컴퓨터를 사용하긴 했지만, 그 컴퓨터가 산출하는 정보의 교환은 5.25인치 또는 3.5인치 플로피 디스크 등을 통해서였다. , 각 개인이 컴퓨터와 상호작용하긴 했지만, 그 컴퓨터를 사용하는 개인과 개인의 정보 교환은 대면 정보 교환으로 이뤄졌다. 디스크를 서로 전달하고 교환하는 과정에서 개인은 서로 얼굴을 보면서 만나야 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80년대 말까지도 기업 내 정보의 이동 속도는 여전히 물류의 이동 속도와 같았다. 문서작업은 컴퓨터로 했지만, 그 문서의 인쇄는 프린터와 유선으로 연결된 컴퓨터로 했다.

 

이런 기업 환경은 90년대 들어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업무용 컴퓨터들이 서로 LAN으로 연결됐다. 기업과 개인 고객의 컴퓨터가 서로 연결된 것은 95년 이후의 일이지만, 그 이전에도 회사 내의 컴퓨터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기업의 업무방식에 변화의 필요성이 생긴 것이다. 마이클 해머Michael Hammer HBR 1990 7~8월호에 실린 논문에서자동화하지 말고 버려라라는 화두를 던졌다. 기업의 컴퓨터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기업의 업무를 디지털화 · 정보화하는 과정이 필요해졌고, 이 과정에서 기존 업무를 자동화하는 게 아니라, 필요가 없어진 업무는 버리고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고객 중심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이 주장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그런 과정에서 더 큰 혁신의 필요성이 나타나게 됐는데, 이는 인터넷의 대중화가 초래한 것이다. 월드와이드웹의 발명과 급속한 보급은 이제 기업과 조직 내 컴퓨터의 연결뿐만 아니라 기업과 조직의 컴퓨터와 개인 고객의 컴퓨터를 연결하게 됐다. 기업 컴퓨터와 개인 고객 컴퓨터 간의 인터넷 연결은 이른바 기존 B2C사업의 혁신을 요구했고, 여러 기업 컴퓨터 간의 인터넷 연결은 기업과 기업 관계의 혁신도 요구했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실무자들과 학자들은 90년대 중후반부터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말을 업무와 연구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의 급격한 보급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한 새로운 기업들을 폭발적으로 만들어내게 된 것이다. 야후, 아마존, 이베이, 구글, 프라이스라인과 같은 새로운 인터넷 기업들이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이 가운데 구글과 아마존은 15년 이상이 지난 지금에도 수백 조 원의 기업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프라이스라인과 이베이도 50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이어가고 있다. 99년과 2000년에 불었던 소위 인터넷 버블은 거품이 아니라 실체였음이 증명된 것이다. 당시에 사람들이 비이성적으로 기대하고 흥분했던 것은 사실 동물적이면서도 합리적인 본능이었다.

 

요약하면, 90년대 초반 기업 내부 컴퓨터들 간의 새로운 연결은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 BPR이라는 경영 혁신을 요구했고, 90년대 중반 이후의 기업과 기업 외부 컴퓨터 간의 새로운 연결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라는 경영혁신을 요구하게 된 것이다.

 

2014 11 HBR에서 포터와 헤플만은 이제 제품이 스마트 커넥티드 제품으로 변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기업 간의 경쟁에 어떤 변화를 미치는가를 설명했다(Porter & Heppleman 2014). 같은 호에 실린사물인터넷, 전환인가 창조인가?”라는 논문에서 필자는 이 논문을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제품이 스마트 커넥티드 제품으로 변하는 이른바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기업이 경쟁 관점의 시각을 갖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더 넓게는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경전 2014).

 

1년이 지난 2015 10월 호에서 포터와 헤플만은 이번에는 스마트 커넥티드 제품의 등장이 기업 그 자체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논하고 있는데, 현재 제조업에서 생겨나고 있는 이 새로운 흐름은 100년 전에 발생했던 제2차 산업 혁명 이후 가장 근본적인 변화라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포터와 헤플만의 주장을 받아들여, 90년대부터 25년 동안 기업 경영에서 벌어진 변화를 디지털 네트워크 관점에서 정리해보자. 90년대 초반의 기업 내 디지털 네트워크의 확산은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변화시켰고, 90년대 중후반 기업 바깥의 디지털 네트워크의 확산은 기업에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요구했고, 2010년대 중반 사물인터넷의 확산은 다시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요구하는 동시에 이제는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변화시키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도식화하면,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혁신에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에서 다시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혁신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그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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