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운영관리 & 전략

21세기의 정치 리스크 관리

매거진
2018. 5-6월(합본호)

FEATURE RISK MANAGEMENT

21세기의 정치 리스크 관리

오늘날의 위협은 훨씬 복잡해졌지만 해결책은 꼭 그렇지 않다

 

In Brief

문제점

과거에는 정치 리스크를 이해하기 쉬웠다. 정치 리스크라 하면 주로 기업의 자산을 압수하는 독재자와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점차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는 개인, 도시 조례를 정하는 지방공무원, 트럭 폭탄을 터뜨리는 테러리스트 등 다른 주체들로부터 정치 리스크가 비롯되고 있다.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

우선 탈냉전으로 초강대국의 경쟁구도가 무너지면서 지정학적 풍경이 훨씬 혼란스럽고 불확실해졌다. 둘째로 국제 공급망의 길이가 늘어나고 더 의존적인 형태로 변하면서, 기업이 거리상으로 멀리 떨어진 지역의 혼란에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됐다.

 

또 새 기술의 등장으로 사회운동은 더 이상 사회운동가의 전유물이 아니다. 3자들도 휴대전화로 찍은 동영상으로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 기업에 심각한 정치적 피해를 줄 수 있다.

 

해결책

리스크 관리에 뛰어난 조직은 정치 리스크의 이해, 분석, 완화, 대응이라는 네 가지 핵심역량을 갖추고 있다. 네 영역마다 관리자들은 몇 가지 질문을 통해 각 영역의 약점을 찾고 경쟁력을 높이며 위험을 완화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18_56_154_1

 

2010, 가브리엘라 코퍼스웨이트Gabriela Cowperthwaite는 그녀의 인생을 바꿀 뉴스기사를 접했다. 올랜도의 해양수족관 시월드SeaWorld에서 쇼 도중 범고래가 조련사를 공격해 죽인 사건을 다룬 기사였다. 로스앤젤레스의 영화제작자이며 쌍둥이 자녀를 데리고 샌디에이고 시월드에 자주 범고래를 보러 다녔던 코퍼스웨이트는 탐사 다큐멘터리블랙피시Blackfish’ 제작에 이후 2년을 쏟아부었다. 이 영화는 테마파크에서 범고래를 대하는 방식이 동물과 인간조련사 모두에게 얼마나 가혹한지를 폭로했다. 제작비는 단 76000달러였다. 그러나 이 영화는 대번에 입소문을 타고 유명인들과 동물보호단체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대중은 시월드에 거센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기업은 후원을 끊었고 규제기관에서는 시월드의 안전조치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으며 입법자들은 범고래 감금 사육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블랙피시가 개봉된 지 18개월 만에 시월드의 주가가 60%나 곤두박질치자 CEO 짐 애치슨Jim Atchison은 결국 사퇴를 발표했다. 2018년인 지금도 시월드의 주가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한 상태다. 이 모두가 범고래에 대한 기사를 읽은 한 여성이 저예산 영화를 제작한 탓이었다.

 

최근까지의 정치 리스크는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편이었다. 정치 리스크라 하면 주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Hugo Chavez처럼 기업의 자산을 압수하는 독재자와 관련이 있었다. 오늘날에는 강제로 자산을 빼앗는 등의 행동을 단행하는 지도자가 과거보다 훨씬 적다. 여전히 정부가 비즈니스 환경의 중요한 결정권자로 남기는 해도 국내외의 커다란 정치 리스크가 이제는 스마트폰을 손에 든 개인, 도시 조례를 정하는 지방공무원, 트럭 폭탄을 터뜨리는 테러리스트, 국제 제재를 관리하는 유엔사무관 등 다른 주체들로부터 비롯된다. 광범위한 장소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아찔한 속도로 세계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고 있다. 베트남에서 일어난 반중국 시위는 미국 의류시장의 품절 사태로 이어진다. 시리아 내전은 유럽의 난민문제와 테러리스트 공격에 대한 위기감을 높여 관광산업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북한의 독재자는 할리우드 영화제작사에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다. 우리는 새로운 정치 리스크의 세계를 살고 있는 것이다.

 

정치 리스크의 열 가지 유형

 

아래 표에서 우리는 21세기의 기업이 맞닥뜨릴 수 있는 정치 리스크의 주요 유형을 정리했다. 정치 리스크에 대한 우리의 정의는정부 공무원의 행위가 기업에 심각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라는 일반적인 정의에 비해 범위가 훨씬 넓다. 우리가 보는 정치 리스크에는 다양한 개인과 단체가 취하는 정치적 행동의 영향이 포함된다. 그러나 우리는 기후변화와 순수한 경제적 리스크는 제외하기로 했다. 기후변화는 지구가 당면한 중요한 문제지만 별개의 리스크 카테고리보다는 리스크를 가중하는 요인의 하나로 본다. 기후변화는 우리의 리스트에서 다루는 리스크인 사회적 행동, 새 규정, 내전과 국가간 분쟁 등의 정치적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대부분의 비즈니스에서는 경제적 리스크를 항상 고려하기 때문에 이 리스트에서 인플레이션, 노동시장, 성장률, 일인당 소득 등의 경제적 리스크는 제외했다.

18_56_154_3

  

기업 입장에서 21세기의 정치 리스크란 근본적으로 정치적 행동이 비즈니스에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큰 영향을 주는 현상을 뜻한다. 이는정치 리스크라고 단순히 말하고 인식하는 것 그 이상을 의미하는, 근본적이고 급진적인 정의(定義). 수도, 군사 병영, 정당 당사 같은 일반적인 진원지 밖에서 리스크를 만드는 사람들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우리는정부의 행동이 아닌정치적 행동이라는 말을 선택했다. 요즘은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정치적 행동이 집안, 길거리, 클라우드, 채팅방, 기숙사,회사 중역들이 모여 있는 이사회 회의실, 동네 술집, 정상회담 중 비공식 접촉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일어나고 있다. 경쟁우위를 차지하려는 기업이라면 세계 곳곳에 존재하는 정치 행위자들의 잠재적 영향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개별적으로 따져보면 21세기의 정치 리스크들은 일어날 확률이 낮은 사건처럼 보일 수 있다. 만일 당신이 미국인이라면 외국 태생의 테러리스트에게 죽임을 당할 확률은 약 45000분의 1이다. 폭염으로 사망하거나 음식이 목에 걸려 질식사할 확률보다 훨씬 낮다. ‘블랙피시와 달리 대부분의 사회운동 다큐멘터리는 입소문을 타거나 돌풍을 일으키지 않는다. 누적적 리스크는 조금 다른 문제다. 이는 흔히 과소평가된다. 한 가지 정치 리스크가 내일 당장 특정 도시에서 어떤 회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을지 몰라도 일정 기간 안에 임의의 정치 리스크가 세상 임의의 장소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놀랄 만큼 높다. 희귀사건 여러 개를 더하면 총 발생확률은 결국 그렇게 낮지 않은 것이다.

 

다행히 정치적 리스크는 복잡해진 반면 그것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여전히 꽤 간단하다. 조직에서는 기본만 잘 지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우리는 기존 우수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의 리더십 경험과 연구결과를 활용해 리스크 관리에 뛰어난 조직의 네 가지 핵심 역량을 정리했다. 그리고 전 세계의 불안감이 증가하는 시대에 관리자가 조직의 대처능력에서 부족한 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질문들도 소개한다.

 18_56_154_2

정치적 리스크 이면의 새로운 역학

 

탈냉전 이후의 극적인 정치 변화, 공급망 혁신, 기술 혁명이라는 세 가지 메가트렌드가 정치 리스크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정치. 오늘날의 기업들은 근대역사에서 가장 복잡한 국제 정치환경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냉전시대에는 미국과 소련이라는 초강대국 사이의 경쟁구도로 적국과 동맹국을 비교적 명확하게 나눌 수 있었다. 통상 정치와 안보 역시 정확하게 선을 그을 수 있었다. 세계는 대체로 서구 자본주의 시장과 소비에트연합의 통제경제로 나뉘었다. 군비제한협정에는 소련도 관여했지만 국제통상협상에는 빠졌다. 뜨는 국가, 지는 국가, 실패한 국가, 불량 국가, 그리고 테러리스트 집단이나 사이버 범죄조직 같은 비국가 행위자들이 뒤섞인 오늘날의 환경은 훨씬 혼잡스럽고 불확실하다. 그리고 안보는 더 이상 안보 문제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국제경제 문제는 종종 안보정책, 정치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국무장관이던 시절 콘돌리자는 아랍에미리트 정부 소유의 우수한 부두관리회사 두바이포츠월드Dubai Ports World가 대중의 거센 반발에 못 이겨 미국 내 선박터미널 운영권을 미국 기업에 넘기는 과정을 절망적으로 지켜봐야 했다. 아랍에미리트는 미국의 굳건한 동맹국이었고 미국 정부의 철저한 조사로도 거래와 관련한 안보상의 우려점을 전혀 찾지 못했지만 9·11테러의 후유증에 시달리던 미국인들은아랍항구라는 단어만 듣고도 두바이포츠월드의 미국 내 운영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여겼다. 세계에서 가장 확고한 자유시장경제 국가인 미국에서 말이다.

 

공급망. 공급망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기업에 엄청난 가치를 더해 주고 있다. 이제는 작은 규모의 기업들까지도 해외의 낮은 임금, 저렴한 운송비, 효율적인 재고관리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공급망 혁명에는 어두운 면도 있다. 국제 공급망이 길어지고 더 의존적인 형태로 변하면서 기업이 먼 지역의 혼란에도 큰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기업이 이윤, 맞춤화, 속도 개선을 위해 해외 공급자의 범위를 확대하면서 소비자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과정이 정치적 행위의 방해를 받을 공산이 커졌다. 중국이 2014년에 연안 석유시추시설을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으로 옮기자 베트남에서는 반중국 시위가 터져 나왔다. 의류와 완구의 세계 최대 도매업체인 리앤펑Li & Feng의 공급자들은 꼬박 한 주 동안 베트남공장의 문을 닫아야 했고 미국으로의 제품 배송은 지체됐다. 동남아시아의 영해 분쟁으로 시작된 갈등 때문에 미국 도시의 상점 진열대가 순식간에 텅텅 비는 상황이 발생했다.

아티클을 끝까지 보시려면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세요.
첫 달은 무료입니다!

(03187)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1 동아일보사빌딩 9층 (주)동아일보사
대표자: 김재호 | 등록번호: 종로라00434 | 등록일자: 2014.01.16 | 사업자 등록번호: 102-81-03525
(03737)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29 동아일보사빌딩 8층 (주)디유넷(온라인비즈니스)
대표이사: 김승환, 김평국 | 통신판매신고번호: 제 서대문 1,096호 | 사업자 등록번호: 110-81-47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