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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을 믿을까, 직감을 믿을까?

매거진
2018. 5-6월(합본호)

CASE STUDY

알고리즘을 믿을까, 직감을 믿을까?

어떤 후보자를 승진시킬지 고민하는 부사장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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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야 존스는 송별회 건배사가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랫동안 동료였던 앤 뱅크가 회사를 떠나게 돼 슬펐지만, 머릿속으로는 앤의 후임자 선정에 온통 정신이 팔렸다.

 

세계적인 소비재회사 베커번바움 인터내셔널(BBI)의 세일즈 및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알리야는 자기 부문의 34개 제품군을 맡아줄 유능한 마케팅 디렉터가 필요했다. HR과 함께 후보자 명단을 간추려 두 명의 최종후보를 골랐고 둘 다 내부 지원자였다. 알리야 팀 소속으로 청소용품 사업부의 브랜드 매니저인 몰리 애시워스와 화장품 사업부의 유망한 스타 에드 유가 물망에 올랐다.

 

알리야는 몰리를 좋아했고 업무도 높이 평가했다. 2년 전 몰리는 BBI의 새로운 청소용품 월 정기구매 서비스 도입을 앞장서 이끌었다. 이 서비스는 지난

2분기 동안 강력한 성장세를 보였다. 고객들은 이 서비스가 편리해서 좋아했고 R&D 부서와 마케팅, 경영진은 이를 신제품 테스트를 위한 플랫폼으로 사용할 수 있어 매우 기뻐했다. 신규 서비스를 제안하고 출시하는 동안 알리야는 멘토로서 몰리에게 조언을 해주었다. 알리야는 후배의 강점과 약점을 자세하게 파악하게 되었고 몰리가 다음 단계로 도전할 준비가 되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채용 공고가 뜨자마자 HR 담당 부사장 크리스틴 젠킨스가 에드의 이력서를 들고 왔다. 몰리와 마찬가지로 에드도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곧바로 BBI에 입사한 다음 금세 유망한 인재로 주목을 받았다. 또한 BBI에서 자신만의 성공을 거두었다. 에드는 화장품 그룹의 브랜드 매니저로서 20년 된 FreshFace 메이크업 클렌징 제품 라인을 맡아서 3년 동안 매출을 60%나 키워 부활시켰다. 에드는 HR의 새로운 인재 분석 시스템people-analytics system에서 96%의 직무 적합성을 보여 자동 추천되었다. 크리스틴은 이 시스템을 지지해 왔다(반면 몰리는 시스템상 83%의 적합도를 보였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고용과 승진, 보상에 관련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데이터 분석을 더 많이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알리야는 회사 내부에서 후보자가 두 명이나 나와 기뻤다. 본인 역시 내부 승진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둘 중에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기가 더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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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일관성 유지 및 편향성 축소, 다양한 후보자 확보, 효율성 등 여러 이유로 인사 관련 의사결정에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알고리즘의 제안은 데이터분석을 활용하지 않는 채용 매니저의 의견과 어떻게 다를까? 

 

 

어떤 방식이든 인재 분석에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직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일까? 새로 도입된 법률, 특히 EU의 개인정보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GDPR)은 고용주가 수집할 수 있는 정보와 금지된 정보 그리고 직원에게 통지해야 하는 방법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다. 

 

 

COO가 앤을 위해 건배를 제안할 때, 알리야는 에드와 몰리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떠올리며 생각에 잠겼다.

 

 

에드 유와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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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약간 당혹스러워하며 에드가 말했다. “우버 운전사가 히스로 공항에서 오는 지름길을 안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아니었어요.”

 

언제나 한결같고 침착한 몰리와 어쩔 수 없이 비교되었지만, 알리야는 마음의 문을 닫지 않으려 노력했다.

 

조사에 따르면 채용 매니저들은 일반적으로 인터뷰 시작 후 30초 안에 지원자의 성격과 역량에 대해 평가를 내린다. 

 

 

“괜찮아요. 시작해 볼까요?” 알리야가 대답했다.

“좋습니다.” 에드가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어떤 동기로 이 자리에 관심을 가졌나요?”

 

에드는 자신이 이끌었던 FreshFace 라인의 성장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한편, 새로운 도전에 나설 준비가 되었다고 지원 동기를 밝혔다. 한 가지 제품을 깊게 파고드는 일도 좋지만, 자신의 역량은 여러 프로그램을 폭넓게 아우르고 더 큰 포트폴리오를 이끄는 위치에 더 적합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날카롭고 명확한 대답이라고 알리야는 평가했다.

 

“화장품 사업부에서 배운 것 중 청소용품 사업부에 적용할 만한 게 어떤 게 있었나요?”라고 이어 물었다.

 

중요한 질문이었다. BBI의 최고경영진은 각 부문이 우수 사례best practices를 더 많이 나누고 협력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실제로 알리야의 상사는 그에게 다른 부문의 동료들과 더 긴밀하게 일하라고 주문했다.

 

에드는 현장고객 조사in-field customer research FreshFace 라인 매출 증가의 요인으로 꼽았다. 그리고 화장품 사업부에서의 활용방식을 어떻게 청소용품 사업부에 적용할 수 있을지 설명했다. 인류학자와의 협업은 알리야 팀에서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아직 시도해 보지 않은 사안이었다. 또한 에드는 최근에 나온 월 정기구매 비즈니스모델 동향 백서를 언급하며 알리야의 정기구독 프로그램에 관해 질문을 던졌다. 에드는 분명히 준비를 잘했고 똑똑하고 야심이 있었으며 BBI의 사업을 잘 알면서 더 배우려는 열망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에드의 대답은 물론 심지어 질문도 좀 경직돼 보였다. 몰리에게 볼 수 있던 역동성이나 기업가정신을 느끼기 힘들었다. 어쩌면 에드가 긴장했을 거라 생각도 들었지만 그게 본모습일지도 모른다. 알리야는 에드의 직무능력은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에드를 꼭 뽑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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