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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권력의 난제

매거진
2018. 5-6월(합본호)

Synthesis

기업 권력의 난제

애증의 대상,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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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타운대 케이트 월독Kate Waldock과 시카고대 루이지 징갈레스Luigi Zingales는 경제학 팟캐스트 <  Capitalisn’t  >의 첫 에피소드에서 다음과 같은 미래를 가정했다. 미국 대통령이 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독점금지법을 개정하여 페이스북이 절대 해체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미래를 말하면서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징갈레스는 불명예 퇴진한 이탈리아의 전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Silvio Berlusconi[1]의 사례를 말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자신이 소유한 주류 언론을 활용하여 총리직에 오른 사람이다. 그래서 저커버그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결국 정부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SNS를 동시에 통제하는절대 권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 대기업과 그 지도자가 가진 거대한 영향력에 대한 우려는 저커버그의 2020 대선 출마운동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한 중요 연구기관에서는 대기업이 10~20년 전에 비해 대부분의 산업분야의 시장에서 수익과 이윤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며 더 큰 힘을 행사하고 있지만 대중의 신뢰도는 낮아졌다고 밝혔다. 연구에서 미국인의 약 40%가 대기업을 전혀 또는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그러나 1985년에는 이 수치가 단 24%였다. 그리고 구글 또는 페이스북을 공공재처럼 규제하거나 심지어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우려에 근거가 있는가? 워싱턴DC에서 활동하는 혁신전문가 로버트 앳킨슨Robert Atkinson과 텍사스대 행정학과 객원교수 마이클 린드Michael Lind는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신간 <  Big Is Beautiful  >은 대기업이 소기업보다 생산적, 혁신적이며 다양성을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급여 수준이 높으며 직업훈련을 제공한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광범위한 혜택을 주며 환경오염 방지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는 구멍가게를 옹호하고 대기업을 맹비난하는 미국인들의 태도가 오판에서 비롯된다는 결론이라고 말한다.

 

언뜻 통념에 역행하는 의견같지만, 사실 이 내용의 대부분은 경제학자와 정책전문가 사이의 통설이다. 연구에 따르면 경제를 이끌어간다고 볼 수 있는 소기업은 언젠가 대기업이 되길 희망하며 급속히 성장 중인 몇 안 되는 신생 혁신기업뿐이다. 그러나 앳킨슨과 린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미 대법원 판사 루이스 브랜다이스Louis Brandeis[2] 20세기 초반에 확립한독점 금지 전통을 공격하고 몇몇 기업의 시장 지배를 옹호한다.

 

물론 대기업의 부작용도 있다. 대형 식품기업은 환경과 영양 측면에서 재앙이며, 대형 은행은 금융공황을 불러왔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소기업의 이점과 대기업의 악행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저자들이 옳다. 또한 독점 반대가 새로이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재 경제를 병들게 하는 주요 원인에 대한 대응이라고 볼 수는 없다.

 

대기업의 규모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면, 무엇이 문제인가? <  Capitalisn’t  >가 시사하듯, 경제와 정치 권력이 교차하는 지점일 것이다. 자유당의 싱크탱크 니스캐넌센터Niskanen Center의 브링크 린지Brink Lindsey와 스티븐 텔레스Steven Teles <  The Captured Economy  >에서 대기업과 소기업을 막론하고 수많은 기업들이 공공정책에 과도한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한다. 금융, 부동산, 지식재산권, 직업면허(전문직에 합류하는 사람을 위한 자격 수여 절차)의 사례 연구를 들어, 대중의 감시가 없다면 기업과 산업 조직은 아무런 제약 없이 기업에 이익이 되는 법률을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경고한다.

 

린지와 텔레스는 앳킨슨과 린드에 비해 (누구라도 그렇겠지만) 대기업에 대해 훨씬 회의적이다. 그러나 이들의 분석에는 교집합이 있다. 대기업의 문제점은 규모가 아니라, 그 규모가 만들어내는 부당한 권력이라는 점에 네 저자 모두 동의하는 듯하다. 또한 소기업 역시 정책 결정을 부패시킬 수 있다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한다.

 

린지와 텔레스는 입법자들이 기업 로비스트가 만든 보고서에 의존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독립적인 정보와 분석을 접하도록 하는 개혁을 제안한다. 그러나 앳킨슨과 린드의 대척점에 있는 독점금지론자들은 분명 이에 회의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집중된 경제권력이 정치권력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이러한 지배권력에 대항하는 힘은 신생기업이 기존기업을 파괴하고, 전체 산업군이 떠오르거나 사라지게 하는 창조적 파괴였다. <  Unscaled  >의 저자 헤먼트 타네자Hemant Taneja는 우리가 그러한 격변 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가인 저자는 기존 권력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두 가지 추세를 관찰했다고 한다. 초고도로 개인화된 상품에 대한 수요와 창업자가 클라우드로부터규모를 대여할 수 있는 능력이다.(필자는 커리어 초기 타네자가 공동 창업하고 회장을 맡은 조직에서 일했음을 밝힌다. 그가 HBR.org에 첫 기고한규모가 작아지는 경제에 대한 기사를 편집했다.)

 

타네자의 투자 대상 중 하나인 스트라이프Stripe[3]는 이러한 새로운 시장 양상의 상징과 같다. 스트라이프는 소기업에 결제서비스를 대여하여 낮은 비용으로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비즈니스의 성공비결은 기존 금융서비스 기업이 우월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제공할 수 없었던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는 대기업이 사라진 경제를 상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책에서 한 장을 할애하여 플랫폼과 AI의 힘을 빌린 독점의 위협을 논한다. 그러나 와비 파커처럼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보다 집중된 기업이 룩소티카Luxottica[4]와 같은 초대형 기업에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

 

[1] 이탈리아의 정치인. 언론사를 보유한 세계적 재력가로서 총리 3선에 성공했으나 갖가지 구설수 끝에 2011 11월 총리직을 사임했다.

[2] 최저임금법의 합헌성을 주장하고, 철도회사의 독점사업과 맞서 싸웠던 미국의 법률가.

[3] 미국의 간편결제 기업. 기업에 온라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25개국 이상에 진출해 있다.

[4] 이탈리아의 안경 및 선글라스 기업. 와비 파커가 성공하기 전까지 미국 안경시장을 독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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