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비즈니스리뷰

구매자와 공급자, 두 당사자 간 거래를 이어주는 플랫폼 기업은 파트너가 플랫폼 밖에서 거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끊임없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라고 한다. 오프라인 서점이 아닌 온라인에서 책을 직접 구매하는 경우, 프리랜서 플랫폼 업워크^Upwork나 ZBJ의 프로그래머가 고객과 직접 계약을 하는 경우, 에어비앤비를 거치지 않고 호스트와 게스트가 직접 계약하거나 일부 대형 호스트들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탈하는 경우 등이다.

한때 번성했던 보더스^Borders(책), 블록버스터^Blockbuster(영화), 타워^Tower(음악) 같은 비즈니스 역시 탈중개화와 이에 대한 대응 실패로 몰락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플랫폼 기업이 왜 그토록 경쟁에서 밀려날까 봐 걱정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진정한 탈중개화가 드물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구매자와 판매자는 중개자를 완전히 배제하기보다 거래비용을 절감하거나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새로운 공급업체를 찾아 자연스럽게 갈아탄다. 독자는 직접 저자에게 책을 사는 대신 아마존에서 책을 산다. 영화 관객과 음악 청취자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나 뮤지션 대신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에서 콘텐츠를 구매한다. 간단히 말해 이 시장은 참여자들이 작은 원자로 다대다 상호작용하는 시장이 아니다. 보더스, 블록버스터, 타워 등 기존 중심지를 대신해 아마존, 넷플릭스, 스포티파이라는 새로운 중심지가 소비자와 판매자를 다시 중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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