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 in Brief 문제 가족이 소유하거나 경영하는 기업들이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인재관리 능력의 부재로 말미암아 많은 가족기업들이 번성하거나 심지어 생존하지 못한다.
연구 이곤젠더와 국제가족기업네트워크는 가족기업들의 인재관리 베스트 프랙티스를 찾기 위해 전 세계 선도적인 가족기업 50곳을 선정, 경영자들을 인터뷰했고 최근에 이뤄진 리더십 전환 과정을 심층 연구했다.
해결책 이곤젠더와 국제가족기업네트워크는 연구결과 우량 가족기업들의 핵심적인 특징을 4가지로 정리했다. 좋은 지배구조를 기준으로 삼고, ‘가족 중력’을 보존하며, 오너가 안팎에서 미래 리더들을 발굴해 양성하고, 체계적인 CEO 승계 과정을 구축한다. |
지배구조와 리더십 승계가 가족기업의 약점이며 그래서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다.
몇 가지 유명한 사례를 찾아보자. 포르투갈의 2위 은행인 방코 에스피리토 산토Banco Espírito Santo•BES는 작년 회계부정이 적발돼 내홍을 겪으며 전 세계 금융시장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그 와중에 창업자의 증손자로 4세 경영자였던 CEO가 사퇴했고 그 후 포르투갈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한국의 대기업인 두산은 총수 일가의 경영권 다툼에서 빚어진 소위 ‘형제의 난’으로 동생이 당시 회장이었던 형을 밀어내고 새 회장에 취임했을 때 혼란에 휩싸였다. 이탈리아의 자동차제조업체인 피아트는 비공식적인 ‘이탈리아의 왕’으로 불리던 3세 경영자 지아니 아넬리Gianni Agnelli가 타계한 후 그의 후계자들이 경영권을 장악했던 2년 동안 무려 5명의 CEO와 3명의 회장이 거쳐간 다음에야 비로소 외부에서 전문경영자를 데려왔다. 미국 뉴잉글랜드 지방의 토종 식료품업체로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마켓 바스켓Market Basket은 창업자의 3세이자 사촌 간이었던 회장과 이사가 공개적으로 경영권 다툼을 벌였고 결과적으로 이사회를 장악한 이사가 승리했다. 그러자 새 경영진에 대항해 종업원들이 파업을 벌여 이 일로 5억8300만 달러의 매출 손실을 봤다.
물론 가족기업의 성공 스토리도 많다. 그러나 조화와 건전성, 기업 수명에 관한 한 가족기업의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다. 가족기업연구소Family Business Institute에 따르면 2대까지 생존하는 비율은 30%, 3대까지 건재하는 장수기업 비율은 12%, 4대 이상까지 살아남는 초장수기업 비율은 3%에 불과하다. 게다가 가족왕조체제로 용케 살아남은 기업조차 가끔은 경영권 다툼으로 주인이 바뀔 때면 가치가 폭락한다. 홍콩중문대(香港中文大)의 조지프 판Joseph Fan 교수가 대만, 홍콩, 싱가포르의 214개 가족기업의 시장성과를 추적한 결과를 보면 CEO 교체 전후 8년간 주가가 평균 60% 가까이 하락했다. 가족기업의 리더들도 그 문제를 잘 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보리스 그로이스버그Boris Groysberg교수와 동 대학원의 데보라 벨Deborah Bell연구원은 가족기업과 비가족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각자의 인사고과 점수를 매겨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전자의 인사고과 점수가 후자에 비해 형편없이 낮았고, 특히 인재관리 점수가 많이 인색했다. 게다가 자사가 인재를 발굴, 채용, 유지, 혹은 해고하는 인재쟁탈전에서 선전하고 있거나 직장 내 다양성을 잘 활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채 10%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가족이 소유하거나 경영하는 가족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전 세계 기업의 80%가 가족기업으로 추산될 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들은 장기적 일자리의 최대 공급원이기도 하다. 가령 미국에서는 가족기업들이 전체 노동자의 60%를 채용하고 신규 일자리의 78%를 창출한다. 게다가 그들은 구멍가게 수준도 아니다. 가족 구성원들이 상당한 지분을 소유하고 회장과 CEO 선임같이 중요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은 미국 S&P 500대 기업의 33%, 프랑스와 독일의 250대 기업의 40%,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대기업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만일 가족기업이 핵심인재 관리, 리더 양성, 승계 계획을 효과적으로 운영한다면 어떤 혜택이 있을까? 이는 ‘우등생’들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가족이 소유하거나 경영하면서도 비록 수백 년은 아닐지라도 수십 년간 번영을 누려온 대기업들 말이다.
필자들이 근무하는 이곤젠더는 런던 킹스칼리지의 사빈 라우Sabin Rau교수의 자문을 받아 국제가족기업네트워크Family Business Network International와 함께 선도적인 가족기업 50곳을 분석했다. 각 기업은 연 매출이 5억 유로가 넘었고, 전체적으로는 미 대륙과 유럽, 아시아에서 주요한 모든 산업을 대표했다. 지배구조가 표준에 미달하고 체계적인 승계 관행이 구축되지 않은 몇몇 사례는 있었지만 그들 대부분은 가족기업의 위대한 리더십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교훈을 제공한다. 필자들은 그들 기업의 가족 출신과 비가족 출신 경영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몇 가지 베스트 프랙티스를 발견했다. 가장 성공적인 가족기업들은 좋은 지배구조를 기준으로 삼고 ‘가족 중력family gravity’을 보존하며 가족 안팎에서 골고루 인재를 발굴해 육성하고 체계적인 CEO 승계 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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