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어디에
HBR은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내는 100대 CEO 리스트를 올해로 4년 연속 발표합니다. (p. 31) 안타깝지만, 지난 3년 동안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여성 CEO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습니다.
리스트를 만드는 목적은 CEO의 장기적 성과를 측정하는 데 있습니다. 저희의 공식은 이렇습니다. 각 CEO가 전체 재임기간 중 달성한 조정된 총주주수익률과 시가총액 증가율을 조사합니다. 또 기업의 주가뿐만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 경영자를 평가할 수 있도록 환경적, 사회적, 지배구조적(ESG) 성과를 측정한 서로 독립적인 2개의 랭킹도 평가 요소로 고려합니다.
결과를 보면, 올해의 100대 CEO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여성 CEO는 벤타스의 데브라 커파로와 록히드 마틴의 마릴린 휴슨 2명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여성이 경영자로서 남성보다 못하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전 세계에서 CEO 역할을 맡고 있는 여성이 너무 적다는 사실을 반영합니다. 우리가 리스트를 만들기 위해 조사한 886개 기업 중 28개 기업(3%)만 여성 경영자가 이끌고 있었습니다.
여성 경영자가 이렇게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능력을 갖춘 여성 중 일부는 삶의 다른 부분에 집중하기 위해 일에 너무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셰릴 샌드버그의 표현처럼 여성들이 ‘린 인(lean in)’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양상은 분명 성에 대한 편견입니다. 미국 기업의 이사회는 리더십 역할을 백인 남성에게 맡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백인 남성들을 선택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현재의 상황적 인식을 따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부 HBR 독자들은 우리가 적절하지 못한 요소를 측정해 순위를 작성하기 때문에 이 CEO 리스트에 여성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게 주장할 만한 측면도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리스트는 비즈니스 세계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그 현실이 기대했던 것만큼 빨리 개선되지 못한 것입니다. 상황을 변화시키려면, 최고의 지위를 남성들만 계속 차지하게 만드는 선입견에 대해 우리 모두가 질문을 던져봐야 할 것입니다.
편집장 아디 이그네이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