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T. 존스Bill T. Jones는 1982년, 인생의 파트너이자 훗날 에이즈 관련 림프종으로 사망한 아니
제인Arnie Zane과 무용단을 설립해 현대 무용에 대변혁을 일으켰다. 그 이후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인 <펠라!(Fela!) >를 포함해 120편이 넘는 작품의 안무를 담당했다. 63세의 나이로 뉴욕 라이브 아츠New York Live Arts의 예술 감독을 맡고 있는 그는 이번 시즌, 무대로 돌아와 솔로 공연을 갖는다.
인터뷰어 다나 리시Dana Lissy, 앨리슨 비어드Alison Beard
HBR: 마음 속에 있는 깊은 의구심이 ‘불처럼 일어난다’고 말했던 적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있나요.
존스:저는 우울합니다. 6년 전쯤엔 살아야 할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맥아더상과 두 개의 토니상을 수상한 후였지만 모든 것이 부질없게 느껴졌습니다. 우울증을 극복하는 한 가지 방법은 일에 매진하는 겁니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눈을 바라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요. 저 같은 경우엔 저와 결혼한 남자[1]인 뵤른 아멜란Bjorn Amelan과 조예술감독 자넷 웡Janet Wong이 그런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자넷은 제가 절망에 빠져 있을 때면 마치 “넌 도대체 왜 절망에 빠져 허덕이고 있는 거야? 우리 일해야지”라고 말하는 듯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거든요. 주위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더 큰 가치를 위해 희생하다 보면 의구심이 떨쳐집니다.
단원들의 충성심은 어떻게 이끌어 냅니까?
제 자신이 얼마나 변덕스럽고 반항적인지를 생각해 보면, 제 주위에 유능한 인재들이 이렇게 많이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운도 따랐겠지만 제가 약점을 드러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리더는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사람들은 리더가 확신에 차 있고 시니컬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 진정성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부하직원들이 “정신은 좀 나갔어도 진실된 사람이야”라고 말할 겁니다.
리더십 스타일은 어떻습니까?
유능한 리더는 상황에 맞는 적절한 질문을 하고, 사람들의 말을 주의깊게 경청하며 팀원들의 답변을 잘 정리할 줄 압니다. 저는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이 상당합니다. 제 이름을 건 제 무용단이니까요. 하지만 단원들이 없었다면 결코 오늘에 이르지 못했을 겁니다.
완고한 사람으로 알려졌는데요.
저도 때로는 좌절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드라마 없는 오바마No Drama Obama’[2]에게 배운 점이 있습니다. 백인이 주류를 이루는 곳에서 흑인은 신중해야 한다는 거죠. 인정사정없는 사람으로 치부되는 것에 신경 쓸 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어차피 세상은 나를 그렇게 만들 테니까요. 쿨해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재능이 있는 사람을 어떻게 알아봅니까?
두 배역을 정하기 위한 오디션에 450명의 댄서가 몰려들기도 합니다. 그들 중 시선을 뗄 수 없는 사람을 찾습니다. 최고의 실력을 갖춰서가 아니라 절실함과 절박함에서 비롯된 무언가를 보여주기 때문에 눈길을 사로잡는 사람 말입니다. 맑은 정신을 구하는 가라데 사부들에게 배운 방법입니다. 숙련된 사람도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때로는 그냥 입 다물고 가만히 있기를 바랐던 신참내기의 아이디어가 더 반짝일 때도 있습니다.
[1]빌 T. 존스는 동성애자로 1988년 아니 제인이 에이즈로 사망할 때까지 성 차별, 인종 차별, 동성애 공포, 종교와 공동체 형성을 포함하는 정치적 · 사회적 쟁점들을 다룬 작품들을 내놓았다 - 역주
[2]오바마는 지나칠 정도로 모든 문제를 정석대로 해결하려는 성격을 가졌다는 지적을 받는다. 절대로 깜짝쇼를 하지 않고 지루하리만치 원칙을 따른다고 해서
“드라마 없는 오바마(No Drama Obama)”라는 별명이 붙었다 - 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