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시립대 카스경영대학원의 바버라 카수Barbara Casu 교수와 연구진은 유럽 대형 은행의 이사회와 경영진의 다양성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정부가 이들 은행에 부과한 벌금 기록과 비교했다. 그 결과 여성 이사가 많은 은행이 위법행위를 저질러 과징금을 낸 횟수가 더 적었고, 벌금도 연평균 784만 달러 더 적게 냈다. 결론은: 여성 이사가 많은 은행이 부정을 덜 저지른다
카수:결과가 분명하고 꽤 확실했습니다. 이사회에 여성 이사가 많은 은행이 과징금 조치를 덜 받고 벌금액도 적었습니다. 우리는 전년도 과징금 건수와 금액, 이사회 규모, 이사의 임기와 나이, CEO의 임기와 나이, CEO 교체기간, 은행의 규모, 자기자본이익률, 주가수익률 변동폭 등 다른 여러 요인을 통제해서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모두 입증했습니다. 심지어 다양성 자체도 통제했습니다. 다시 말해 은행들이 더 나은 행동을 한 이유는 이사회에 여성 이사가 많아서가 아니라 다양한 연령, 국적, 상임이사와 비상임이사 모두를 대표하는 멤버로 꾸려진 이사진의 전반적인 다양성과 상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핵심은 젠더 다양성으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다른 유형의 다양성도 과징금 횟수를 줄이거나 액수를 낮추는 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HBR: 왜 미국 당국이 유럽 은행에 부과한 벌금을 살펴보셨나요?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첫째, 데이터가 정말 정말 좋습니다. 미국 달러로 이뤄진 모든 거래를 조사할 수 있고, 불법 행위가 발견되면 미국 규제기관의 처벌을 받습니다. 위반 사례를 기록한 엄청난 데이터베이스도 구축돼 있고요. 둘째, ‘규제포획regulatory capture’, 즉 유럽 은행과 각국 규제기관이 로비 활동으로 서로 밀착하면서 왜곡된 데이터를 피할 수 있습니다. 미국 규제기관이 외국 은행에 조치를 내릴 때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무슨 잘못들을 저질렀던가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금융 및 경제 제재 위반, 자금 세탁, 시세 조작, 허위나 부정 판매, 조세와 회계부정, 고용차별 등을 들 수 있죠. 우리는 미국 규제기관들이 부과한 벌금을 모두 조사해 금액, 날짜, 위반사항, 민사 또는 형사제재 여부, 제재를 내린 규제기관을 파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