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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CEO가 이사회의장까지? 욕심이 과하네요

조셉 만다토(Joseph Mandato),윌리엄 디바인(William Devine)
디지털
2020.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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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설계 결함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려던 보잉, 대규모 연속 영업손실을 낸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 미국 대선 기간 러시아 해킹 비난을 받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페이스북. 이 세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세 기업 모두 CEO와 이사회 의장직을 1명이 겸직하고 있다는 사실!

기업의 복잡성이 심화되고 임원들의 자질을 검증하라는 압력이 최근년간 증가하면서 주주들은 기업지배구조 개선 안건으로 ‘1인 2역 겸직 모델’ 탈피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이사회 의장은 경영진에게 조언하고, 성과를 측정하고, 재무적으로 통제를 하고, 임원을 평가할 수 있도록 이사회를 이끄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CEO는 회사의 공유가치와 운영 프로세스와 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을 실행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두 직무가 각각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또 훌륭히 수행해야 합니다.

앞서 소개한 세 회사의 사례를 보면 투자자들이 1인 2역 모델의 병폐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 필자들도 여러 테크업계 CEO들과 이사회 의장들, 투자자들, 창립자들과 인터뷰를 해본 결과, 1인 2역 모델은 외부 인재를 경영진에 데려오기도 어렵게 만들고 기업의 리스크도 늘린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CEO와 의장직을 동시 수행하는 경우
앞서 소개한 사례를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보잉의 경우, 데니스 뮐렌버그(Dennis Muilenburg)가 이사회 의장CEO로 재임하다가 얼마 전 사퇴했습니다. 그의 재임 기간 중 보잉은 대표 기종의 구조를 재설계하고 결함이 있는 자동 항공 시스템을 탑재했습니다. 이 항공기가 정부의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로비활동도 벌였습니다. 시스템의 결함 가능성을 명백하게 인지하고 있음에도 기장 교육과 미 항공연방국(FAA)에 공지하는 절차도 소홀히 했습니다. 결국 2건의 비행 사고로 346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또 각국에서 이륙 금지를 명령해 보잉사의 누적 손실은 180억 달러를 초과할 전망입니다.

사무실 재임대 스타트업인 위워크의 경우, 애덤 뉴먼(Adam Neumann)이 이사회 의장 CEO직을 3년간 겸임하다가 사임했습니다. 그는 재임 기간에 채식 급식을 하는 초등학교를 설립하고 스페인 파도풀장 기기 제조사에 투자했습니다. 위워크는 1달러를 벌 때마다 2달러를 지출했습니다. 회사의 비전에 따른 의사결정들로 인해 영업손실이 40억 달러를 넘었습니다.

한편, 페이스북에서는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CEO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계속 일하고 있습니다. 미 정치권에서는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비판론자들은 이런 사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페이스북의 노력이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고객 정보 수집과 이용정책 개선을 강제하려는 입법안을 늦추려는 페이스북사의 로비 활동이 현재로선 효과가 있는 듯합니다. 페이스북의 실적은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CEO-이사회 의장을 동시에 수행할 때의 문제점
재앙에 가까운 이 세 사례는 1인 2역 모델에 내재해 있는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첫째, 최초 설립 단계의 기업에서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은 통상 창업가인데, 사실상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임명되는 셈입니다. 벤처투자자, 창업가, CEO이자 여러 헬스케어 기업의 이사회 의장을 지낸 제이 왓킨스(Jay Watkins)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창업가정신은 본인의 관점이 항상 옳을 것이란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는 역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업이 성장하면서 직원이 늘어나고, 복잡성이 증가하면 개인의 이런 능력이 회사에 부담이 됩니다. 창업가들은 크고 복잡한 조직을 경영하는 데 필요한 능력이 본인에게 없다는 사실을 종종 잊습니다. 조직이 커질수록 창업가 본인이 모든 걸 통제하기보다는 외부의 조언, 정보 그리고 피드백에 열려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창업가도 기업을 이끄는 CEO 능력과 전략적 조언 역할을 수행하는 이사회 의장의 능력을 동시에 가질 수 없습니다. 창업자와 CEO와 이사회 의장이라는 역할을 1명이 독점하면 기업은 다양한 인재의 능력, 경험, 역량을 활용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잃습니다.

둘째, 이사회는 CEO에게 비공식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1인 2역 모델은 이런 기능을 할 수 없어 기업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약해집니다. 제이 왓킨스는 이에 대해 부연 설명합니다.

“비공식 피드백 시간은 …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개별 피드백을 받기 위해 이사 한 명 한 명 모두 만납니다. … 피드백을 모은 후 저는 이사회에서 “여러분의 동의를 전제로 이 의견들을 종합해 CEO에게 제시하고 상의하겠다”고 발표합니다. … 이사회 의장과 CEO가 분리돼야만 이사회가 CEO와 동등한 지위에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CEO와 대등한 위치에 있는 이사회 의장직까지 같은 사람이 겸직할 경우 CEO를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CEO가 회사를 삼천포로 빠지게 만들어도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셈입니다.

보잉의 경우, 3년간 CEO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한 뮐렌버그는 “글로벌 항공업계 챔피언”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했습니다. 그는 수차례의 인터뷰에서 첫 화성인을 보낼 로켓을 개발하겠다며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Elon Musk)와 격론을 펼쳤습니다. 첫 번째 사고 이전에 규제당국을 가리켜 “TV를 보는 멍멍이들(dogs watching TV)”이라 비하하고 사고를 두 번 낸 신형 항공기를 두고 "엉터리(a joke)"라 비난한 내부 직원 간 이메일을 보면 뮐렌버그가 큰 결함이 있는 기업문화를 만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독립된 이사회 의장이 있었더라면 보잉의 이사회는 뮐렌버그의 고집을 꺾거나 최소한 견제할 기회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뮐렌버그와 대등한 직급의 인물이 있었다면 에티오피아 추락 사고를 미연에 방지했을지도 모릅니다. 신임 대표에게도 CEO-이사회 의장 겸직을 허용한 보잉 이사회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자가 없었는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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