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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보잉과 스컹크워크스의 운명을 가른 차이

제럴드 쇼린(Gerald Schorin),마이크 윌버딩(Mike Wilberding)
디지털
2020.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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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quiddity이란 무엇일까요. 사전적 정의는 ‘어떤 존재나 사물이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질이나 모습’입니다. 하지만 필자들이 몸담고 있는 컨설팅 업계에서 바라보는 ‘본질’의 의미는 좀 더 구체적입니다. 한 조직의 설립 역사를 보여주면서 조직 내부를 단결시키고 지탱해 주는 원칙을 드러내는 유용한 개념인 동시에 매우 강력한 시장 차별화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서 뭔가를 할 때 ‘어떠한 방식으로’ 일하는지가 문화라면, 본질이란 우리가 그러한 방식으로 일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질은 문화의 안정된 토대 역할을 해가며 긍정적인 방식으로 발전해 나가기도 하지만 위험한 형태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문화가 성공의 핵심인 조직에서는 본질은 특히나 더 중요합니다.

조직이 자기 조직의 본질을 이해하고 알리며 예찬할 때, 조직에서 문화를 확산시켜 나가는 건 훨씬 쉬워집니다. 직원 채용이나 사내 교육, 브랜딩, 평판 등 조직문화가 영향을 미치는 모든 영역을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건 말할 필요도 없겠죠. 본질은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그 조직문화에 활기를 불어넣는 가치의 중추입니다. 그렇기에 본질은 조직문화의 자기 강화 루프self-reinforcing loop를 활성화시킵니다. 조직의 역사와 전통, 업적을 기억하고 기념할수록 고객과 사업 파트너, 직원과의 유대감을 더욱 효과적으로 형성하고 강화하는 식으로 말이죠.

필자들은 주로 평판 중심의 조직Reputation-Driven Organizations,RDOs, 즉 쉽게 비교할 수 있는 제품이 부족하거나, 제품을 배달한 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평가하기 어려운 제품을 취급하는 회사를 대상으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합니다. 대형 의료센터, 법률 및 회계 법인, 건축 설계 및 시공 업체 등이 여기에 해당하죠. 이러한 조직들은 평판이 시장 가치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기도 해서 평판이 나빠지거나 위태로워지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항공기 제조업과 관련된 다음의 두 사례도 이런 점을 확연히 드러내줍니다. 물론 아주 다른 방식으로요. 첫 번째 사례는 록히드마틴의 비밀 개발 조직으로 유명한 스컹크워크스Skunk Works입니다. 천재적인 항공 엔지니어인 클래런스 ‘켈리’ 존슨Clarence “Kelly” Johnson이 초기에 이 팀을 이끌었죠. 스컹크워크스는 존슨의 강인한 성격과 신념, 그리고 그가 직접 세운 ‘14가지 원칙’에 기반해 그들만의 본질을 만들어갔습니다. 최고의 엔지니어와 기술자만 고용하기, 불필요한 요식 절차와 서류 업무 줄이기, 정치적 문제나 조직 내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니저가 직접 최고경영진에 업무 보고하기,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에 전력투구하기 등과 같은 내용이 존슨이 만든 14가지 원칙의 주요 내용입니다.

존슨이 수립한 원칙을 바탕으로 형성된 문화는 직원들의 사생활에 타격을 주기도 했지만 스컹크워크스는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미국 공군 최초로 제트전투기를 선보였습니다. 또 스컹크워크스는 1976년 이래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기 흡입 방식의 유인 항공기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SR-71을 제작했고, 1988년 공개된 최초의 스텔스기 록히드 F-117, 보잉 팬텀 워크스Phantom Works와의 총격전에서 당당히 승리한 F-35 등도 개발했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목표를 명목상 정해진 예산 한도 내에서 제때 달성해 낸 스컹크워크스의 의욕적인 운영 태도는 존슨의 재임 기간 이후에도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는 기업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고 있죠.

스컹크워크스와 마찬가지로 혁신적이고 신망 있는 항공기 제작 회사인 보잉 역시 경의를 표할 만한 ‘세계 최초 제작’ 목록을 갖고 있습니다. 최초의 상용 제트 여객기(보잉 707),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보잉 737, 동체의 폭이 넓은 최초의 와이드보디widebody 제트기(보잉 747), 컴퓨터로 설계한 최초의 제트 여객기(보잉 777), 복합 재료를 광범위하게 사용한 최초의 상용 항공기(보잉 787) 등이 대표적 사례죠. 여기에 보잉은 보유하고 있는 특허만 따져도 1만3000여 건에 달합니다. 그러나 최근에 발생한 보잉 737 맥스Max 추락 사고 두 건은 문화와 본질이 단절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입니다. 평론가와 대중은 추락 사고 그 자체만을 우려한 게 아니었습니다. 사실, 경쟁사인 에어버스를 포함해 모든 항공기 제작 회사가 추락 사고를 겪으니까요. 그보다 더 문제가 된 것은 보잉이 이례적이라 할 만큼 열악한 업무 관행을 고수하며 맹목적으로 실리만 추구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물론 내부 고발자항공 전문 기자들 모두 이 같은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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