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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너무 가깝지 않은 관계가 더 힘이 되는 이유

질리안 샌드스트롬(Gillian Sandstrom),애슐리 윌런스(Ashley Whillans)
디지털
2020.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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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 둔 아이폰이 울렸습니다. 애슐리는 한숨을 쉬었죠. 지난 3주간 개인적인 어려움에 시달리는 동안 업무까지 과도하게 몰려서 심신이 완전히 탈진해버린 상태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폰이 울리자마자 처음 든 생각이 “또 뭐가 문제야?”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문자메시지는 화가 난 고객에게 온 메시지가 아니었습니다. 편한 지인의 메시지였죠. “애슐리, 잘 지내나요? 이번 신종 코로나19 사태에 애슐리와 남편이 잘 지내는지 궁금했어요. 둘 다 별일 없길 바라요!” 이 안부 문자에 애슐리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스스로도 알지 못했지만 애슐리에겐 근황을 묻는 바로 이런 안부 인사가 너무나 필요했던 거죠.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동료로부터 뜻밖에 연락을 받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지인으로부터 뜻밖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문득 이런 질문을 떠올랐습니다. 감정적으로 지치는 요즘 같은 때, 짧고 가벼운 안부 인사가 사회적인 관계에 목 말라 있는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이런 관계 유지를 위한 노력이 또 다른 귀찮은 감정 소모 거리가 되지 않도록 하면서 말이죠.


약한 유대관계Weak Ties의 놀라운 힘

많은 연구에 따르면 적당히 가까운 지인, 즉 사회학자들이 ‘약한 유대관계’라고 부르는 관계에는 놀라울 정도로 강한 힘이 있다고 합니다.

질리안은 매일 학교 가는 길에 지나치는 핫도그 가판대 주인이 알아봐 주거나, 동네 애견 숍 주인인 배리가 질리안 고양이의 이름을 대며 안부를 물었을 때 기분이 아주 좋아진다는 걸 깨달은 뒤, 약한 유대관계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질리안의 연구에 따르면 복도에서 동료에게 인사하고 슈퍼에서 이웃 주민과 잠깐 대화를 한 날 사람들은 더 행복을 느낀다고 합니다. 또 다른 질리안의 연구에 따르면 커피숍에서 커피를 사면서 바리스타에게 미소를 짓고, 눈을 맞추고, 진정성 있는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면서 거래를 ‘개인적인 관계로 만드는’ 사람의 경우, ‘효율적으로 커피만 사는’ 사람들보다 17% 정도 더 행복감을 느끼고 사회와 연결돼 있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물론 강한 유대관계Strong Ties에 해당하는 가족과 친구들은 우리가 우울할 때 힘이 나게 해주고 인정받는다고 느끼게 해주죠. 하지만 약한 유대관계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단골 미용사에게서 사회적인 지지를 얻는 게 영화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죠. 레스토랑 직원이 저를 보고 미소를 짓고, 제가 ‘늘 먹는 게’ 무엇인지 알면 관심을 받는다고 느낍니다. 사실 약한 유대에 해당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대체로 별문제 없고 매끄럽게 유지됩니다. 왜냐하면 잘 모르는 사람한텐 대부분 최대한 공손하고 매너 있게 행동하니까요. 약한 유대 관계의 사람과의 상호작용은 짧고, 비용이 적게 들고, 격식에 얽매일 필요가 없어 편합니다. 그럼에도 이를 통해 새로운 정보와 사회적 다양성을 얻게 되죠. 그래서 이런 순간에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약한 유대관계

보통 사람들은 하루에 11~16명의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과 교류한다고 합니다. 출근길에, 혹은 이런저런 업무를 보면서, 아니면 사무실에서 회의 사이 휴식 시간에 이런 관계를 맺죠. 그런데 사회적인 거리 두기로 인해서 한때 일반적이었던 이러한 상호작용이 사라졌고, 사람들이 사회적인 네트워크에 소속돼 있다는 점을 기억하게 만들어주던 것들도 이제는 없어졌습니다. 미국의 45개 주가 사람들에게 집에서 나오지 말라는 다양한 형태의 명령을 발표했습니다. 용기를 내어 생필품을 사거나 산책을 하러 나가도 마주치는 사람 대부분이 마스크로 얼굴의 반을 가렸고, 이들과의 대화나 접촉도 절대 허용되지 않죠. 이탈리아 같은 나라에서는 한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던 일상적인 대화를 한다는 이유로 감옥에 수감될 수도 있습니다.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과의 교류는 자연스럽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먼저 시작해야 합니다. 아직 이런 게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사실 코로나19 사태 전에도 약한 유대관계의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건 자연스럽게 되진 않았거든요. 그 이유는 다른 사람들도 대화를 하고 싶어 하는지를 알 수 없고, 이런 대화가 불편할지 모른다고 지레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는 근거 없는 걱정입니다. 잘 모르거나 약한 유대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더라도 대화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즐겁고 부드럽게 흘러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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