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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파괴적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고객 불만족에서 시작된다

탈레스 S. 테이세이라(Thales S. Teixeira)
디지털
202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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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8년간 ‘파괴적 혁신(disruption)’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유명 기업을 다수 방문했습니다. 업종도 20가지로 매우 다양했죠. 갈 때마다 저는 기업의 경영진에게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이 회사의 비즈니스를 파괴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답변은 보통 다음 2가지 중 하나였습니다.

“X 기술 때문에 우리 비즈니스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Y 스타트업이 우리 비즈니스를 파괴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 연구와 분석에 따르면 이런 사고 자체에 오류가 있습니다. 이런 파괴를 이끌고 있는 건 소비자들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 경영진이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새로운 IT가 우리 비즈니스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다른 회사에서 사들일 방법을 모색하죠. GM이나 포드 같은 자동차 대기업이 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매입해서 구축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썼죠.

산업 파괴의 위협이 스타트업에서 시작된 경우에는 기존 기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할 때가 많습니다. 스타트업 매수 비용이 그리 크지 않다면 말이죠. 또는 이런 스타트업의 진출을 막고자 가격 경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제가 지켜본 대부분의 경우는 이런 대응이 의도대로 작용해 주지는 않았습니다.

야후는 이런 인수 루트를 전형적으로 보여주었죠. 야후는 검색 엔진의 선두주자였지만 구글에 1위 자리를 내어주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빙에 2위 자리도 내어주고 말았죠. 당시 CEO였던 머리사 메이어는 왕관을 재탈환하고자 기술과 스타트업을 엄청나게 사들였습니다. 2016년, 메이어가 매수한 스타트업은 총 53개에 이르렀고, 약 2조7000억~3조5000억 원의 비용을 썼으며, 야후의 최고경영진은 엄청난 시간을 M&A 실사로 보냈습니다. 이 중 33개는 나중에 문을 닫았고, 11개는 상품 생산을 중단했으며, 5개는 통합에 실패한 채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죠. 야후가 통합에 성공한 건 단 2개의 회사에 불과했습니다. 텀블러와 브라이트롤BrightRoll이죠. 2017년,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해진 야후는 48억 달러(약 6조 원)에 버라이즌에 매각됐습니다. 전성기 몸값이었던 1000억 달러(약 120조 원)에 한참 못 미치는 액수였죠. (버라이즌은 현재 텀블러 매각을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이 기업들이 망각한 것은 가장 일반적인 파괴는 고객이 주도한다는 점입니다. 신기술이나 신제품을 선택하거나 거부하는 결정의 뒤에는 소비자가 있습니다.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와 욕구에 집중하고자 한다면 대기업도 파괴적 디지털 혁신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연구와 분석을 위해 기존 기업들의 경영진을 방문해 인터뷰했고, 그런 다음 이 기업들을 위협하는 신규 도전자들과도 비슷한 인터뷰를 했습니다. 저는 <디커플링(원제: Unlocking the Customer Value Chain)>에서 아래 리스트와 같이 기존 기업과 그 파괴자를 한 쌍으로 묶었습니다. 이 기업들과의 인터뷰와 분석을 토대로 저는 고객 주도 디지털 파괴의 기본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죠.

파괴적 혁신 스타트업은 기존 기업의 고객을 빼앗으며 시장에 진입하는 게 아닙니다. 몇 가지 선별된 고객 활동을 빼앗으며 진입하는 것입니다. 파괴적 혁신 기업들이 기존 기업에서 빼앗기로 한 활동은 정확히 말하면 고객들이 만족하지 못한 활동입니다. 예를 들어, 버치박스Birchbox는 세포라에서 뷰티 상품 샘플링을 훔쳤고, 트로브Trov는 스테이트 팜State Farm에서 보험 가입 상태를 껐다 켤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져왔고요. 필팩PillPack은CVS의 처방약 조제 활동을 훔쳐 왔습니다.

대형 복합 기업이 어떤 신성장 시장에 진출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전형적인 전략은 회사의 입장에서 ‘인접성’과 ‘시너지’를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혼다는 오토바이와 잔디깎이를 생산하는데, 이 두 제품은 별로 관련성은 없어 보이죠. 하지만 혼다는 생산 측면에서의 시너지 덕분에 양쪽 시장 모두에서 실적도 좋고 비용도 낮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객이 파괴의 중심에 있게 되면 기업은 고객의 입장에서 시너지를 어떻게 만들어낼지 고민해야 합니다. 성장은 회사가 아니라 고객에게 발생하는 이익으로 결정됩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만드는 신제품을 수용하거나 구매할지를 결정하는 건 고객입니다. 이 부분이 커플링 전략이 작동하는 지점입니다. 우리 회사의 원제품과 의미 있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제품을 만든다는 콘셉트죠. 즉 소비자 입장에서 두 개의 다른 회사 제품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싸고, 더 쉽고, 더 빠르게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게 하는 겁니다. 가장 정확한 커플링 방법은 소비자가 이미 우리 회사의 제품 혹은 서비스와 관련해 수행하는 활동에 가장 인접한 (즉, 직전이나 직후에 발생하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입니다.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를 예로 들어보죠. 에어비앤비는 주거 공유(홈셰어링)를 제공하는 서비스로서 여행 산업에서 출발했습니다. 원서비스로 충분한 성장을 이룬 후, 온라인 토론 포럼과 여행 계획 툴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여행자들이 에어비앤비로 집을 예약하기 전에 주로 하는 활동들이죠. 그런 다음에는 에어비앤비로 머무르는 동안 즐길 수 있는 지역의 레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요. 에어비앤비 창립자 중 한 명인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에 따르면 이들의 목표는 고객 가치 체인(customer value chain)의 전 단계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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