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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M&A, 연관 업종끼리 할 때 가장 위험하다

그레이엄 케니(Graham Kenny)
디지털
2020.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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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이 다른 사업체를 인수하는 경우 70~90%는 실패한다고 합니다. 이런 우울한 결과에 대한 이유를 설명할 때 대체로 두 조직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적으로 맞는 지적이죠. 하지만 제 경험을 보면 조직 통합에서 나오는 문제들은 그런 문제가 생길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때 오히려 더 심각하더군요. 예컨대, 기존 사업과 관련이 있는 분야로 다각화하기 위해, 인수 대상 사업이 기존 사업과 상호 보완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이고, 인수하는 회사가 인수되는 회사의 사업을 잘 이해하고 있을 때는 그런 문제를 잘 예상하지 못하죠.

쿼드란트(가명)라는 회사의 실제 사례를 들어보죠. 약 4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인쇄업을 하는 상장 기업입니다. 전국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고, 대량의 브로슈어, 잡지, 카탈로그와 홍보자료를 인쇄해야 하는 기업과 정부 부처들이 주요 고객입니다. 이 회사의 주가는 2008년 상장 이후로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2017년 주가는 상장 당시 주가의 4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주주들의 손해가 막심했죠. 이사회는 무언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었습니다.

사업 다각화로 회사를 살려보자?

2017년 이사회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해서 주가를 반전시켜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서비스를 확대하고 매출을 늘리려고 한 거죠. 이익률도 기존 사업보다 더 높은 사업을 찾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다각화를 아무렇게나 하려는 건 아니었습니다. ‘관련’이 있는 사업을 인수하겠다고 나섰죠. 이사회는 그래픽디자인 회사를 하나 발견했습니다. 인쇄 사업과 그래픽디자인 사업이 서로를 보완하고, 각 회사의 고객사가 인쇄 서비스와 그래픽디자인 서비스를 한꺼번에 구매하길 바랐습니다. 즉, 이사회는 두 기업이 각자의 기존 고객사에 교차 판매(cross-sell)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런 관계에 대한 기대감이 이 M&A의 주요 동기였죠.

2018년까지 상황은 이사회의 희망처럼 원활하게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CEO인 마이크는 저에게 “두 기업을 통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기 위해 저에게 전략 검토를 부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인수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걸 이제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사실 인수했던 기업은 결국 다시 매각됐고, 경제신문에 실리는 수많은 M&A 실패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됐습니다.

2018년 제가 검토를 하던 당시에도 이런 결말의 조짐은 명확히 보였습니다.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 3차례의 인터뷰를 했는데요. 첫 번째 인터뷰는 이사회 이사 5명, 두 번째 인터뷰는 다른 9명의 고위 임원, 세 번째 인터뷰는 핵심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인터뷰의 목적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장애물을 파악하는 것이었습니다. 고객사 인터뷰의 경우 이 기업 결합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고객 평가를 받으려고 했죠.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통합에 대한 집착

5명의 이사회 구성원 인터뷰 결과부터 시작해볼까요? “쿼드란트의 주요 도전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5명의 이사 모두 M&A 후 조직 통합이 필수 과제라고 답했습니다. 사실 이사들 본인들의 평판도 이 M&A 건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었습니다. 이들은 통합과 관련된 과제들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양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기업 문화 만들기, 생각의 공통분모 만들기, 우수한 협력 실행, 교차 판매와 고객 공유하기, 분야별 경계를 잘 활용하기” 등의 답이 나왔죠. 이사 한 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직 통합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제까지 통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입니다.”

본사에 근무하는 고위 임원 5명도 ‘통합’을 주요 도전과제로 꼽았습니다. 본사가 아니라 다른 다양한 지역에서 근무하는 지역 관리자들에게 물었을 때는 통합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도 했지만 각 지역 특유의 어려움들도 언급됐습니다. 예를 들어, “전문성을 갖춘 직원 찾기, 심한 관료주의에 대처하기,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마진 하락에 대응하기, 직원 이직 막기”와 같은 것들이었죠.

이렇게 다양한 인터뷰를 해보니 M&A 건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새로운 조직을 정착시키는 것이 확실히 이 회사의 가장 큰 관심사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응답자의 직위가 높을수록 더 큰 마음의 부담을 가진다는 점도 명확히 나타났습니다. 인수가 잘될 것이라는 큰 희망을 모두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고경영진과 이사회는 걱정도 많이 하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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