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인플레이션을 싫어한다. 무언가 구매하기에 월급이 턱없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업계는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지속되길 바란다. 현재 투자가 창출할 미래 이익이 인플레이션 덕분에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정부도 낮은 수준의 꾸준한 인플레이션을 반긴다. 정부의 장기차입금(long-term borrowing)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실제보다 상환할 때 낮아진다. 고용률이 높게 유지되고 근로자 생산성이 임금 상승을 추월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국가의 실질 국민 소득(real national income)도 계속 증가한다. 부동산 자산 가격도 계속 상승하며 많은 투자자를 끌어들인다. 경제가 계속 성장하며 모두가 이익을 본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소비자, 재계, 정부, 투자자 모두는 최근 인플레이션을 왜 우려하는 걸까? 이번엔 무엇이 다른 걸까?
다음으로 살펴볼 이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이 때문에 서방이 러시아 상품과 대(對)러시아 무역에 제재를 가해 위 문제들이 악화됐다는 것이다. 이는 연료 가격 인플레이션에 직간접적인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 공장들에 중요한 원유, 천연가스, 석탄 공급 국가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모두 곡물과 가축 사료, 농업 비료의 최대 수출국이다. 이들 국가로부터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경우, 국제 공급망 시스템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또한 당장 내일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제재와 무역 금지 조치는 금방 해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관련 사태 해결에 몇십 년까지는 아니더라도 여러 해가 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