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한 대를 만들기 위해 2500개의 부품이 필요하다. 그중 하나만 없어도 자동차는 만들 수 없다.” 테슬라 모델 S의 공급망 전략을 총괄한 피터 하센캠프(Peter Hasenkamp)의 말이다.
완성차 업계는 “이 말에 좀 더 귀 기울여야 했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평소 아주 흔했던 작은 부품 하나 때문에 멈춰 섰다. 바로 반도체다. 2021년 완성차 업체들은 1000만 대에 이르는 자동차 생산 계획을 취소해야 했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2022년에는 700만~800만 대, 2023년에는 400만 대의 자동차 생산이 취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반도체 수요는 공급을 10퍼센트 상회한다. 반도체를 필요로 하는 업계는 완성차뿐만이 아니다. 다른 산업도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있다. 미국 정부가 블로그 '브리핑 룸(Briefing Room)'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반도체 부족 사태는 자동차 산업을 넘어 미국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으며 GDP 성장률을 약 1퍼센트 하락시킬 수 있다.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런 사태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단순한 말이지만, 공급 업체와의 상호작용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 이때 공급 업체란 이른바 '티어 1(tier 1)', 즉 1차 부품 공급 업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공급 업체의 공급 업체까지 포함한다. 반도체를 설계하고 제조하는 기업, 이런 제조기업에 실리콘 웨이퍼를 제공하는 기업, 그리고 이렇게 제조된 반도체를 포장하는 기업들까지 말이다. 공급망 내에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모든 기업이 해당되는 것이다. 또한 반도체 공급망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문제는 반도체 부족이지만 미래에는 배터리, 타이어 등 다른 핵심 부품이 부족한 상황이 문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