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교과서 중개 판매 업체 직원이 지친 몸을 추스르며 주문을 처리하고 있다. 그런데 정보를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신판이 아닌 구판 경영학 도서를 중요한 고객에게 잘못 배송해 버린다. 불과 사흘 뒤 학기가 시작했다. 고객은 ‘가뜩이나 산더미 같은 과제 때문에 힘든데 교과서까지 잘못 배송되다니 이번 학기는 초장부터 망했다’며 머리를 쥐어뜯는다. 이런 경우 많은 회사는 즉시 대응에 나선다. 쇄도하는 항의 전화와 e메일에 땀을 뻘뻘 흘린다.
다행히도 아직 수습은 가능하다. 오히려 이런 위기에 제대로 대응한다면 오히려 고객에게 점수를 딸 수 있다. 이를 가리켜 ‘서비스 회복의 역설service recovery paradox’이라고 한다.
서비스 회복의 역설이란 구매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문제가 있었지만 회사가 적절히 대응해 해결한 덕에 오히려 고객의 호감이나 호평을 얻는 현상을 가리킨다. 서비스 장애를 효과적으로 만회하면 장애가 발생하지 않은 때보다 고객 만족도가 오히려 더 높아질 수 있다.
그렇다면 서비스 회복의 역설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 실수 또는 스캔들로부터 자유로운 부서는 없다. 그러니 모든 것은 사과문에 달렸다. 어떻게 적절한 사과문을 작성하고 관련 프로세스를 사내외 이해관계자를 위해 기록, 기념, 공유할지 거듭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