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적으로는 분명 큰 사건이었다. 미국 대기업 CEO 181명으로 구성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 회원들이 "기업의 목적"을 재정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수십 년 동안 단기적인 이익과 투자자 수익률에 집착했던 이들은 고객, 직원, 공급업체, 지역사회(환경 포함), 주주 등 다섯 가지 이해관계자를 위해 봉사하기로 약속했다.
재계의 거물들이 밀턴 프리드먼의 주장이 틀렸다고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 성명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과 사회에서 비즈니스의 역할에 다시 초점을 맞춘 것으로 환영받았다.
타이밍도 좋았다. 곧 비극의 2020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기업들은 이해관계자에게 집중하게 됐고 조지 플로이드의 살해 사건은 인종 평등에 대한 새로운 약속을 이끌어냈다.
CEO들의 의견은 옳았다. 주주만을 섬기는 것은 근본적인 현실을 간과하는 것이다. 고객을 만족시키고, 인재를 유치 및 유지하며, 지역사회 및 공급업체와 협력해 가치 있는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장기적인 회복력과 비즈니스 생존은 이해관계자와 사회에 지속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달려 있다.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이 사는 손상된 지구에서 비즈니스는 번영할 수 없다.
자발적으로 BRT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이미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적 관점에 기울어진 회사들이었는지도 모르지만 그들의 노력은 효과가 있었고 진전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최근에는 특히 미국에서 기후변화나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와 같은 많은 이해관계자가 지속가능성 우선순위에 대한 열정이 주춤한 듯 보인다. 이 성명서 이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좋은 소식, 진전은 있다
집중도는 좀 떨어졌더라도 지속가능성은 이제 기업의 의제로 확고히 자리 잡았으며 그 운동은 계속되고 있다. 탈탄소화를 예로 들어보겠다. 10년 전에는 소수의 조직만 갖고 있던 공격적인 탄소 감축 목표가 BRT 성명 이후 급증해 현재는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3분의 2가 이를 약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