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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ESG의 핵심은 ‘기업 필로티미’

디지털
2020.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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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최우선으로 여기는 가치는 그 시대의 사회상에 따라 변천해 왔습니다. 예컨대, 동인도 회사는 200년 넘게 계획적으로 인도를 수탈했고, 대부분 주주도 이렇게 수탈로 이룩한 회사의 급성장에 환호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그 대성공의 배경이 유혈 사태, 노예제, 아편 거래, 부패, 착취로 얼룩졌다는 게 오싹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오늘날 대기업들이 성공의 척도를 과거와 완전히 다르게 정의하고 있다는 점은(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주목할 만합니다.

요즘은 기업의 성공 요건을 규정하는 잣대로 재무 건전성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환경의 지속 가능성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죠. 이들 요소를 아울러 평가할 수 있는 대표적 도구가 ESG(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측정 지표입니다. 하지만 ESG 지표는 단순히 표면적 수치일 뿐입니다. 그 수치의 이면에는 더욱 본질적인 가치 체계가 숨어 있는데요. 이것이 지금부터 저희가 설명하고자 하는 ‘기업 필로티미(corporate philotimy)’라는 개념입니다.

그리스 출신 친구가 있다면 필로티모(philotimo, φιλότιμο)가 무슨 뜻인지 물어보세요. 아마 그 친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감추지 못할 겁니다. 근데 그 말을 영어로 뭐라고 하냐고 물으면 친구는 미소를 거두고 우물쭈물하며 쉽게 대답하지 못할 거예요. 사실 필로티모의 어원은 단순하지만(philos: 사랑/우정, timi: 명예) 의미는 절대 단순하지 않습니다. 품위, 존엄성, 정직, 이타심, 그 외에도 고결한 삶과 관련된 여러 깊은 뜻이 담긴 복잡 미묘한 개념들의 통합체거든요. 필로티모를 지닌 한 개인의 행동은 가족, 지역사회, 조직, 사회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단순한 개인행동의 의미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고대의 비기독교 시인들이 처음으로 필로티모란 단어를 사용했고, 이후 사도 바울이 데살로니가 성도들에게 그리스어로 쓴 편지에서 성도들의 삶을 필로티모로 채울 것을 촉구하며 이 말을 반복해서 언급했습니다. 그것은 시공을 초월하는 공공선이자, 우리 내면에서 공정성, 공감, 정의 등을 불러일으키는 윤리적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필로티모를 오늘날 기업에 적용한 기업 필로티미는 기업의 경영 방식을 좌우하는 불변의 DNA와 같습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 행동을 인도하는 등대 역할을 하며, 이를 정량화한 값이 ESG 지표입니다.

기업 필로티미가 기업 가치를 창출합니다

최근 PwC컨설팅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ESG 투자를 가리켜 ‘금세기의 성장 기회’라고 손꼽았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비재무적 요소를 중시하는 투자 전략(즉, 기업 필로티미가 굳건한 기업을 우량 종목으로 선별하는 전략)이 급격히 확산됐습니다. 게다가 이런 전략이 실제로 좋은 성과도 거두고 있습니다. 필로티미가 견고한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좋은 실적을 낸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두 눈으로 목격하고 있죠. 그 이유로는 다음 네 가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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