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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조직 & 지속가능성

구글이 인재 다양성을 추구하는 이유

디지털
2021.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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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회사들이 오랫동안 직장 내 다양성 및 포용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업계 종사자들 간의 유사성은 비단 외견상의 문제를 넘어서 산업 전반에 만연한 더 심각하고 다양한 병폐의 근본 원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공정성과 정의라는 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고, 생산하는 제품 및 서비스의 치명적인 결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불공정한 안면 인식 기술로 인해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화된 것이나 남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남성 엔지니어가 설계한 VR 헤드셋을 여성이 사용했을 때 메스꺼움을 느낀 사례가 그 예시입니다. 다양한 배경의 인재가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품 설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이외에도 아주 많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점점 커진 지금에서야 테크 업계는 고질적인 다양성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안을 찾겠단 약속을 내놓는 실정입니다.

사실 테크 업체들이 이전에도 비슷한 약속을 한 적이 있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는 않았습니다. 이 문제를 가장 투명하게 공개한 구글을 살펴보면, 2014년에서 2018년 사이 직원 중 여성, 유색인종 등 소수자의 비율은 아주 조금밖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반면, 2016년부터 지금까지 최고다양성책임자(chief diversity officer)는 세 번이나 바뀌었죠. 올해 구글이 발행한 연간 다양성 보고서를 봤을 때 개선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직원 중 흑인이나 흑인 혼혈은 5.5%에 불과했고, 히스패닉 및 히스패닉 혼혈은 6.6%에 그쳤습니다. 여성은 32.5%였죠. 구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테크 기업의 임직원 구성 통계도 비슷하게 편향돼 있습니다. 아마존이나 애플은 상대적으로 흑인 및 히스패닉 직원의 비율이 높기는 했지만 이는 매장이나 창고에서 근무하는 흑인 및 히스패닉 직원이 많기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업무 방식이 바뀌면서 이런 현실을 바꿀 터닝 포인트가 생겼습니다. 테크 업계의 다양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걸림돌은 바로 많은 기업이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다양한 인재와 교류하고, 이들을 채용해 직장에 계속 붙잡아 둘 능력이 부족합니다. 벤처캐피털 자금의 75%는 불과 세 개 주(뉴욕,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에 쏠려 있고, 2005년에서 2017년 사이 성장한 기술 중심 혁신 기업의 90% 이상이 불과 다섯 개 도시에 집중돼 있었는데, 이 중 시애틀을 제외한 뉴욕,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산호세는 앞서 말한 세 개 주에 속해 있습니다.

이런 지역에서만 채용을 진행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을 뽑아서 회사가 있는 곳으로 이주하도록 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소수자 집단에 속하는 사람이면 더욱 어렵죠. 그들의 사회적 기반이나 인맥이 다른 지역에 있을 뿐만 아니라 보스턴이나 샌프란시스코의 베이 에어리어(Bay Area) 같은 지역에 테크 업계 종사자들이 몰리면서 물가도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샌프란시스코 지역 기업이 신규 채용 인력을 베이 에어리어로 이주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또한 최근 한 설문 조사에서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지역 테크 기업 직원의 3분의 2가 할 수만 있다면 베이 에어리어를 떠나고 싶다고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테크 업계의 다양성을 진짜로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들 스스로 지역적 쏠림에서 벗어나고 채용, 조직, 업무 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기업이 원격 근무를 도입하고 이를 영구적으로 유지할 수도 있는 현 상황에서, 테크 산업 중심지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인재를 채용하고 근속시키기 위한 전략을 구상해야 합니다. (이미 이런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면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택근무 트렌드가 테크 업계 전반에 자리 잡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재택근무를 소수 집단 출신의 직원을 채용하고 근속시켜 직장 내 다양성 부족 문제를 해결할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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