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미국 친환경 자동차 기업인 니콜라(Nikola)는 극적인 음악과 함께 석양을 배경으로 길게 뻗어있는 도로를 주행하는 새로운 전기 트럭의 영상을 게시했습니다. 아래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보세요! 1000마력, 제로 배출의 니콜라 원 세미 트럭이 주행하는 모습입니다."
이 영상은 자동차 업계를 완전히 뒤바꿀 만한 잠재력을 보여줬죠. 투자자들은 열광했습니다. 지난여름 한때 잠시 니콜라의 기업 가치는 매출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포드보다 높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영상은 가짜였습니다. 니콜라는 트럭을 언덕 꼭대기까지 끌어올린 후 굴러 내려가는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전기 트럭’이 아니라 ‘중력 트럭’이었던 셈이죠. 물론 중력이 가장 친환경적인 에너지가 맞긴 하지만요.
니콜라의 기업 목표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상거래의 경제적 및 환경적 영향을 혁신하는 것’입니다. 이 높은 야망에 공감하는 기업가, 비즈니스 리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를 내부에서부터 개혁하고 기업을 보다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변화시키기를 바라는 것이죠.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기업이 자본주의 개혁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컴캐스트, 코카콜라, 월마트, 웰스파고에 이르기까지 미국 주요 대기업 CEO들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usiness Roundtable)은 2019년 여름에 기업의 목적에 관한 성명서(Statement on the Purpose of a Corporation)를 발표했습니다. 자본주의가 주주뿐만 아니라 근로자, 고객, 그리고 환경을 위해 작동하기를 원하는 이러한 연대에 유명 밴드 U2의 리드 보컬인 보노,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CEO인 래리 핑크(Larry Fink) 등 다양한 이가 동참했습니다. 투자 결정 시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하는 ESG 이슈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 ‘UN책임투자원칙’에 운용 자산 100조 달러 규모의 투자자들이 서명했습니다.
우리는 베인캐피털의 사회적 영향 펀드의 출범을 도운 투자자로서 공공의 이익을 향한 비즈니스 방향 전환 약속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러나 우리는 최근의 ESG 약속에 대해 조금 회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100조 달러 자산을 가진 투자자가 책임 있는 투자를 약속하면 실제로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습니다.
지난해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UN 원칙에 서명한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의 사회적 및 환경적 성과를 개선하지 못했습니다. 연구에서는 투자자들이 “ESG에 대해 눈에 띌 만한 변화 없이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UN책임투자원칙 지위를 이용한다”고 주장합니다.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성명서에 서명한 기업들도 팬데믹 동안 일자리와 근로자 안전을 보호하는 데 다른 기업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죠.
기업이 진실되지 못한 약속을 하거나 변화를 과도하게 약속하면 다른 기업들이 기울이는 진짜 노력을 헛되게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유니레버, 또는 중고 의료 시스템을 전량 재사용하겠다는 필립스의 약속처럼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나쁜 의도의 재활용 주장으로부터 구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또한 기본임금을 국가 최저임금의 두 배 이상인 시간당 16달러로 인상하겠다는 코스트코의 발표와 같은 영구적 개선을 팬데믹 동안의 일시적 수당 지급과 구별해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형식적인 보여주기 목적의 프로그램과 자선사업식의 프로젝트는 대중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개혁 운동 자체에 대한 반발을 불러일으킵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운동이 단기 이익 극대화를 위한 반짝 유행 수단으로 전락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기업이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이며 번영하는 경제를 만들기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